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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 과 동양의학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5-01 00:00

몇 년전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SARS)로 온 세계가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더니, 그 후 조류독감을 거쳐 다시 돼지독감으로 현재 전세계가 긴장으로 빠지고 있다. 이번 주말이 전세계로 확산이 될 것인지 또는 수그러들 것인지 판별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한다. 어쨌든 많은 주의를 기울일 시기이다. 이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75도의 온도로 5분간 가열하면 사멸된다고 하니 돼지고기는 반드시 철저히 익혀서 먹도록 해야겠다.

또한 자주 손을 씻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철저한 위생 생활에 주의를 기하여야겠다. 또 하나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을 하여야겠다. 현재 유행하는 돼지독감이 인간에게 발생하던 독감바이러스와 돼지에게 발생하던 바이러스의 혼합형 변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면 저절로 낫겠지 하고는 별 주의를 하지 않는데 실제 돼지독감을 별도로 하더라도 감기는 동서양의학 모두 만병의 근원으로 보고 있으니 요즈음 같은 시기에는 더욱 초기에 적극적이고 철저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를 그렇게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사스보다도 훨씬 무서웠던 독감이 1918년 유럽에서 발생하여 지구의 북반구 전역으로 퍼졌던 스페인 독감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리던 해로 전세계적으로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확실하지는 않으나 적게는 3000만명 많게든 7000만명이 사망하였다고 추계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게 된 것도 양쪽 모두 이 스페인 독감으로 수도 없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정도이니, 그 무서움이 어느 정도였는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스페인 독감으로 명명된 이 독감에는 서양의학적으로 몇가지 미스터리가 있고 아직도 서양의학에서는 풀지를 못하고 있다. 그 하나가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는 노약자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는 것이다. 그 대부분이 폐렴으로 죽어갔다. 또 하나는 이렇게 엄청난 사망자를 낸 폭발적인 위력으로 북반구 전체를 휩쓸었던 전염병이 남반부에서는 단 한 명도 발병하지를 않았다는 것이다.

동양의학의 큰 이론체계를 살피면 인체의 생리, 병리의 모든 패러다임과 모든 치료원칙을 담고 있는 동양의학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확립한 《황제내경》과 약물이론을 다룬 《신농본초경》, 그리고 이에 기초한 임상을 다룬《상한론》,《금궤요략》을 들 수가 있는데, 《황제내경》과 《신농본초경》은 그 확실한 연대와 저자를 밝힐 수가 없으나 최소한 기원전에 쓰여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상한론》과 《금궤요략》은 기원후 3세기경인 동한말년에 장중경에 의하여 쓰여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 《상한론》이 바로 우리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감기와 독감의 전문서적인 것이다. 감기나 독감이 걸리게 되는 원인부터 그 발병의 기제와 변화와 합병증의 모든 상황을 분석 치료한 전문서적인 것이다.

감기나 독감의 초기부터 폐렴까지, 더 나아가 그 합병증인 심장병, 신장병 등 감기로 인하여 발병하여 변화하는 합병증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필자도 이 이론과 치료법에 의하여 수많은 감기와 독감, 나아가 그 합병증을 치료해오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그 치료의 신묘함에 모두가 감탄을 하는 동양의학 4대 경전 중 하나이며 임상으로 들어서는 입구이며 마지막 출구인 것이다.

그 서문에도 역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그대로 나와 있다. 저자의 종족이 많았었는데 1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이중 3분의 2가 사망하였는데 그 중 70%가 이 독감으로 죽어갔다고 되어있다. 이에 저자가 크게 느낀바 있어 많은 연구를 하여 이 책을 지었다고 되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감기나 독감은 서양의학적으로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알고 있다. 그것은 현재까지 감기나 독감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죽이는 약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양의학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데 동양의학은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아예 도외시하고는 한다. 필자를 잘 아는 지인 한 분이 어느 날 “아니 감기를 한약으로 어떻게 치료해?” 하면서 아주 의외인 듯이 반문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모두가 서양문화에 완벽하게 세뇌된 이 마당에 크게 잘 못된 반응도 아니라 그저 웃고 넘어가고 만 적이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이 감기나 독감을 차가운 기운이 우리 몸에 침입한 것으로 본다. 우리가 감기나 독감을 걸렸을 때를 잘 생각하면 모두 몸이 오싹오싹 춥거나 한기를 느끼고는 감기가 들어오는 것을 경험한 적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 차가운 기운이 바로 감기나 독감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곳에 스페인독감이 남반부에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는 미스터리가 있는 것이다. 즉 당시 스페인 독감이 만연하는 북반구는 추운 겨울이었으나 남반부는 더운 여름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전혀 활기를 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바이러스는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했던 바이러스인 것이다.

《상한론》저작 시대이래로 지금까지 이렇게 추워 걸리는 감기나 독감은 여전한 것이다. 따라서 동양의학에서의 감기나 독감의 치료는 주로 더운 약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생물인가 아닌가 할 정도로 그 생명체가 아주 극미하여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생명의 최소한의 극소 단위체인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온도나 습도의 변화에도 그 활동력이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은 당연한 것이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들어 오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를 일으킬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동양의학에서의 감기나 독감의 치료는 주로 더운 약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초기 몸에 차가운 기운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에 한하여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동서양의학은 우주와 삶과 생명과 질병을 보는 지평이 완전히 다른 것이고 또한 치료법 또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마치도 동전의 앞 뒤와 같고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남쪽 등산로와 북쪽 등산로 같은 것이다. 어떤 경우는 남쪽이 확실하고 어떤 경우는 북쪽이 더욱 확실한 것이다.

그럼 다음주에는 이러한 차가운 기운이 어떻게 하여 우리 몸에 들어와 어떻게 감기나 독감이 되고 그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 그리고 왜 스페인 독감은 면역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노약자 보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폐렴으로 더 많이 죽어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신비한 동양의학의 세계로
  칼럼니스트: 김동영 | Tel:604-430-2992 | Web: www.darvit.com
  • 달빛한의원 원장
  •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 북경중의약 대학 본과 졸업
  • 북경중의약 대학 대학원 수료
  • PCU한의과 대학 교수
  • BC침구사,한의사
  • 저서:화제내경, 이 땅에 한의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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