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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과 동양의학(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5-08 00:00

돼지독감이 크게 걱정되지 않는 것은 그 무서웠던 스페인 독감이나 사스나 모두 더운 날씨로 접어들면서 사라져갔고 돼지독감 또한 바로 더운 날씨와 함께 그 기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보기에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감기나 독감이 걸릴 때를 보면 몸이 오싹 오싹 하거나, 또는 으시시 춥고 떨린 느낌을 갖은 후에 걸리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양의학에서 감기나 독감은 차가운 기운 즉 한사(寒邪)가 우리 몸에 들어온 것으로 본다. 마치도 맹장염을 서양의학은 세균에 의한 것으로 보고 동양의학은 습과 열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르냐는 것은 마치도 닭이 먼저 인가 계란이 먼저 인가를 따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는 맹장염이나 독감이나 모두 발병 원인인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동양의학에서는 그 원인인 습과 열을 제거하거나, 차가운 기운을 제거하는 것으로 치료법을 갖게 되는 것은 논리구조상 당연한 귀결인 것이다.

그런데 동양의학에서는 병의 부위가 어는 곳에 있느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마치도 도둑이 담장을 넘어 들어 오려고 하는 순간에는 담장 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순리이고 이미 집안에 들어와 안방까지 들어왔다면 뒷문을 열어 놓고 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순리이다. 따라서 맹장염의 경우는 우리 몸 내부에 있으므로 하제를 써서 그 출구인 항문으로 사기를 내 쫓은 것이다.

그럼 감기는 우리 몸 어느 부위에 병이 들인 것인가? 즉 차가운 기운이 어느 곳으로 들어온 것인가? 감기가 처음 들었을 때 우리 몸 오장육부 어느 곳에도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감기가 오장육부에서 발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감기가 들을 때 우리 몸이 춥고 떨리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감기 들어서도 심하게 춥고 떨리는 경우를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감기는 바로 우리 몸의 체표를 따라 들어오는 것이다. 따라서 감기 초기에는 사기가 우리 몸의 체표에 있는 것이다. 즉 도둑이 막 담장을 넘어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인 것이다. 이 도둑을 집안으로 몰면 도둑은 도망갈 곳이 없어 집안의 사람들을 상하게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몸 체표에 도둑 같은 사기(즉 차가운 기운)이 들어온 상황에서 이를 안으로 몰아서는 안 되고 체표 밖으로 몰아내야 쉽게 해결이 될 것이다.

체표에 있는 도둑을 밖으로 몰아내는 방법이 바로 땀을 내서 밀어내는 것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리가 땀이 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즉 차가운 도둑이 담장에 있으므로 덥고 매운 약으로 땀이 나게 하여 밖으로 쫓아내어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감기나 독감의 초기는 사기가 우리 몸의 체표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사기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능력이 다 다르므로 일단 들어와서는 각기 다양한 증세들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우선 초기 대응능력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 것이다. 하나는 건강하고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대처와 그렇지 못한 경우의 대처이다.

우리 국가도 외부에서 테러집단이 국내로 잠입하게 되면 강력하고 질서 잡힌 국가에서는 국경을 철통같이 통제를 하고 테러집단을 색출 처리하게 된다. 따라서 국경에 사람의 출입이나 물품의 유통이 완벽하게 차단된다. 그럼 테러 집단도 퇴로가 차단 당하였으므로 극렬한 저항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력이 약하여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국경이 철통같이 통제되지 못하고 그 색출도 철저하지 못하므로 테러집단의 저항이나 대처도 극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주 건강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은 사기가 체표를 통하여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되면 우선 체표를 완전히 막아 결사항전의 태세를 갖추게 된다. 따라서 감기 걸려 열이 오름에도 불구하고 피부에는 땀 한 방울 안 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차가운 기운에 감기가 걸려 심하지 않은 열이 나는 것은 사기와 우리 몸의 정기가 서로 체표에서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부가 완전히 막혔으므로 열이 발산이 되지 않으므로 더욱 오르게 되고 사기들도 갈 곳을 잃고 오로지 우리 몸 안으로 죽기 살기로 들어올 수 밖에 없으므로 그 병세가 급하고 중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피부는 동양의학에 의하면 폐가 주관을 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피부의 병변은 쉽게 폐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폐의 병은 또한 쉽게 피부의 이상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지금 사기가 우리 몸의 체표인 피부에 있고 퇴로가 차단 당한 상황이므로 이 사기들은 피부를 주관하는 폐를 향하여 바로 사생결단의 공격에 들어가게 되므로 쉽게 폐렴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폐렴의 기제가 이런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페인 독감에서 건강한 젊은이들이 노약자들보다 훨씬 많이 폐렴으로 죽어간 것이다.

 이런 모든 경우의 발병의 기제와 치료법을 우리 할아버지들은《상한론》이라는 책을 통하여 2000년 전에 벌써 완벽하게 밝혀 놓은 것이다.

폐렴의 초기에는 아직도 차가운 사기의 기운이 남아 오삭오삭 추운 기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에는 열이 40도를 넘어가면서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는 급히 덥고 매운 약으로 피부를 열어주면서 동시에 대량의 차가운 약으로 폐의 열을 떨어트려 치료하게 된다. 이런 폐렴의 초기가 지나면 몸의 추운 느낌은 완전히 사라지고 중증 폐렴으로 넘어가 고열과 땀을 엄청 흘리면서, 목이 심하게 타면서, 맥이 아주 크게 뛰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데 이럴 경우는 오르지 폐의 열을 크게 떨어트리고 음을 크게 보하는 약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필자도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어린 아이들의 폐렴을 치료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감기나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또는 다른 병으로의 전이가 이루어지는경우의 발병의 기제와 치료법을 우리 할아버지들은 이미 몇천년전에 밝혀 놓고 치료를 해 오던 것이다.



신비한 동양의학의 세계로
  칼럼니스트: 김동영 | Tel:604-430-2992 | Web: www.darvit.com
  • 달빛한의원 원장
  •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 북경중의약 대학 본과 졸업
  • 북경중의약 대학 대학원 수료
  • PCU한의과 대학 교수
  • BC침구사,한의사
  • 저서:화제내경, 이 땅에 한의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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