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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경전들의 등장(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04-18 00:00

앞에서 '반야경' '유마경' '능가경' '법화경' 등의 대승경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제 그 나머지들에 대해 알아본다.

정토경(淨土經)

산스크리트어 원문에는 긴 것과 짧은 것 두 가지가 있다. 한문 번역으로는 긴 것은 '대무량수경', 짧은 것은 '아미타경(阿彌陀經)'로 번역되었다. 이 경에 의하면, 다르마카라(法藏)라는 비구승이 서방 극락 정토에서 아미타불이 되었는데, 중생은 이 아미타바(無量光) 혹은 아미타유스(無量壽) 부처님의 했던 서원의 원력(願力)으로 그를 생각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 서방정토에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이 경은 '관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을 이루어 중국 정토종이 받드는 소의(所依) 경전이 되었다.

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상즉·상입이라는 만물의 상호 연관성과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고, 이것을 아는 것이 바로 자유를 얻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화엄경'의 마지막 품인 '입법계품(入法界品)'을 하나의 경전처럼 취급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선재동자(善才童子, Sudhana)가 53명의 스승을 찾아가 진리를 구하는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일본 초급행열차 노선인 신칸센(新幹線)을 설치할 때 열차 역을 53개로 한 것도 선재동자 이야기 때문이라 한다. '화엄경'은 물론 중국 화엄종이 받드는 기본 경전이다.

열반경(大般涅槃經)

팔리어로 된 부파불교의 '대열반경(Mah?parinibb?na-sutta)'과 다른 대승경전이다. 부파불교 열반경이 부처님 입멸 전후 사건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데 비해, 대승 '열반경'은 부처님의 우주적 의미와 대승의 교리를 논하고 있다. 중국 천태종은 이 경전이 '법화경'과 함께 부처님이 최후로 가르친 가장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다고 본다.

앞의 경전들은 주로 기원후 100년에서 400년 사이에 생겼지만, 그 후 8세기까지 이런 경전들이 계속 나타났기에 이런 유명한 경전 외에 많은 경전이 있다. 이들은 모두 경(經, s?tras)으로서 부처님이 일생 중에 직접 한 말씀을 모은 것이라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렇게 후대에 나타난 것은 그 동안 어디에 감추어져 있다가 다시 발견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승불교 사상가 나가르주나(龍樹, N?g?rjuna)가 용궁에 감춰져 있던 '화엄경'을 바다에 들어가 가지고 왔고, 인도 남쪽 철탑 속에 들어 있던 '금강경'을 철탑을 깨고 찾아왔다는 식이다. 물론 대승경전에 대한 이런 주장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과 상관이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경전들은 자연스러운 역사의 물결을 따라 각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새로운 불교 사상을 새롭게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든 역사적 산물이다. 물론 이렇게 역사적 부처님과 직접 관계없이 생긴 대승경전도 '여시아문'으로 시작해 아난다가 부처님께 직접 들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엄격히 말하면 이것들은 후대 사람들이 만든 '위조' 경전들인 셈이지만, 이런 경우를 두고 이른바 '경건한 위조(pious fabrications)’라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종교는 역사가 아니다. 따라서 종교 전통에서 이런 특수 기법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불교학자나 학식을 갖춘 불자 중에 대승경전에 나온 부처님의 말씀을 기원전 6세기 부처님이 직접 하신 말씀이라고 우기며 역사성을 고집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복음서에 '예수님 말씀'이라고 나오는 모든 말씀이 '예수님 자신의 말씀(verba ipsissima)’이라고 그 역사성을 그대로 주장하는 그리스도인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문서들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 역사적 사실성 때문이 아니다.



오교수의 속담풀이
오교수의 속담풀이.
  칼럼니스트:오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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