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이 있으면 운동을 피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오히려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일수록 땀이 날 정도로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이 있으면 운동을 피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오히려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일수록 땀이 날 정도로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지난 1일 한림대 의대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가 유튜브 채널 ‘김재원TV’에 출연했다. 이 교수는 ‘심장 약하면 운동을 피해야 하냐’는 질문에 “운동은 한자로 운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못할 사람이 아무도 없고, 심지어 중환자실에 가만히 누워 있는 중환자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 환자가 땀 흘리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 역시 사실과 다르다. 이 교수는 “그것도 완전히 속설”이라며 “사실 고혈압 환자에게 추천하는 가장 중요한 운동은 땀 흘릴 만큼 강도가 있는 유산소 운동과 힘이 들 정도의 근력 운동”이라고 했다. 이어 “혈압약을 잘 먹고 있고 혈압이 잘 조절되는 상태라고 하면 땀나게 운동해야 한다”며 “운동 후 혈압을 재면 혈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등척성 근육 운동’을 추천했다. 등척성 근육 운동은 주먹 쥐기, 벽 스쿼트, 팔 들어 올리기처럼 기구 없이 자신의 체중을 활용해 근육에 지속적으로 힘을 주는 운동이다. 혈관 기능을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2024년 ‘영국 스포츠의학저널(BJSM)’에 실린 270여 개 무작위 연구를 분석한 네트워크 메타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 유형 가운데 등척성 운동의 혈압 강하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별도의 운동 기구나 복잡한 측정 장비 없이도 스스로 운동 강도를 가늠하기 쉽다. 팔을 20번 들어 올렸을 때 뻐근함이 느껴지거나 스쿼트 20회가 힘들게 느껴진다면 충분한 근력 운동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운동 종류만큼 중요한 것이 강도다. 질환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려면 심장과 혈관이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식후 천천히 걷는 산책은 혈당 관리에는 도움이 되지만,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약간 숨이 차고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중강도 운동이 이상적이다. 이 교수는 “어떤 운동을 얼마나 오래 하든 심장과 혈관이 좀 힘들어야 한다”며 “약간 숨이 차야 이상적인 운동 강도”라고 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환자에게 권장되는 이상적인 운동 루틴은 주 150분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2회다. 하루 30분씩 주 5일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을 하고, 여기에 10~15분의 근력 운동을 주 2회 시행하면 심장과 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다만 운동 초보자거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 혈관 합병증 위험이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이는 방식을 활용하는 게 안전하다. 이 교수는 “혈압 조절이 잘되지 않거나 당뇨병이 오래돼 혈관이 딱딱해진 사람, 뇌혈관 질환이 있어 뇌압이 높은 사람 등 아주 중요하거나 오래된 병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근력 운동을 해도 된다”며 “일주일에 유산소 운동 150분과 근육 운동 2회 정도만 해도 지금 나의 혈관과 심장 나이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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