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사회 안전망 제대로 작동 안 해
캐나다에서는 정규직 근로자조차 식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가정의 4분의 1은 가장이 정규직으로 일하며 소득을 올리고 있음에도 식량 불안정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토 대학교 식량 불안정 연구 프로그램의 연구원들은 캐나다인의 직업이 식량 접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캐나다 통계청의 소득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학술지 '캐나다 공공정책'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식량 불안정을 겪는 가구의 3분의 2에서 정규직 종사자가 주된 소득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저자인 팀 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임금이 생활비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량 불안정이 불안정한 고용에만 국한된 문제라는 인식이나, 사람들이 정규직을 갖는다면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식료품 가격 문제가 연방 정부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나왔는데, 자유당 정부는 최근 저소득과 중위소득 캐나다 국민의 식료품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새로운 세금 혜택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론토 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연방 정부가 캐나다 국민이 저렴한 가격으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 대응책을 마련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식품 시스템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인 타마라 소마는 “캐나다 정부는 식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뱅크와 자선 단체 모델에만 계속 의존할 수 없다”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캐나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캐나다 전체 인구의 25.5%가 식량 불안정을 경험했으며, 이는 5년 전의 16.8%에서 증가한 수치다.
한편, 식료품 가격 부담 완화는 모든 정부 차원에서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BC 녹색당 대표 에밀리 로완과 신민주당 대표 후보 아비 루이스는 경쟁을 촉진하고 식료품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공공 식료품점 도입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지난주 연방 정부는 캐나다 식료품과 필수품 지원책을 발표했는데, 이는 분기별 GST/HST 세액 공제를 확대하여 약 1200만 명의 캐나다인에게 가족 규모에 따라 410달러에서 790달러의 추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지난 9일 캐나다 연방 보수당은 의회에서 해당 지원책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리 교수는 소득 지원이 식량을 구매하기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되지만, 그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용 기준을 개선하고 고용주가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도록 보장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식량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높은 식량 불안정률은 사실상 임금과 사회 안전망의 문제”라며 “고용과 사회 안전망이 많은 캐나다인들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식품 권익옹호단체인 '식량권리(Right to Food)'의 정책 책임자인 재스민 람제 레자이는 이번 세금 혜택을 환영했다. 그러나 그녀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기업의 임금 인하 금지 등, 노동자들이 치솟는 식품 가격에 맞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들이 장기적인 정책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근로 빈곤층이 증가하고, 정규직 근로자조차 기본적인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부는 고용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일을 하는데도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이상하고 어처구니없는 일로 이런 상황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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