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프랑스가 6일(현지시각)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나란히 외교공관을 개설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열리는 캐나다 영사관 개소식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개소식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대리해 국가 주요 행사를 주재하는 주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도 참석한다.
캐나다는 북극 안보 및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발언 이전인 지난 2024년부터 영사관 설치를 추진해 왔다. 당초 작년 11월 개소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이날로 연기됐다.
그린란드와 이누이트 원주민 문화를 공유하는 캐나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병합 위협에 처한 나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아난드 장관은 지난 5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라스 뢰케 라스무센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극 지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난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극 국가로서 캐나다와 덴마크는 북극 지역의 안정과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그린란드에 총영사관을 개설하고, 장노엘 푸아리에를 초대 총영사로 임명했다. 푸아리에 총영사는 외무부 동북아국장과 베트남 대사를 지낸 인물로, 이달 3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공식 임명을 받았다.
프랑스 외교부는 푸아리에 총영사가 그린란드와의 문화·과학·경제 분야 협력 강화와 정치적 관계 심화를 주요 임무로 맡는다고 밝혔다.
프랑스인은 누크에 6명뿐이지만, 이번 총영사관 개설은 미국에 맞서 그린란드·덴마크에 연대를 표시하고 그린란드가 유럽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누크를 방문해 총영사관 개설을 약속한 바 있다.
그린란드는 1992년 EU와 외교 관계를 맺었고, 2024년 EU 집행위원회도 현지 공관을 설치했다. 인근 아이슬란드는 2013년 누크에 영사관을 열었다.
미국은 1940~1953년 누크에 영사관을 운영했다가 폐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시절이던 2019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고, 이듬해인 2020년에 영사관을 재개관했다.
울리크 프람 가드 덴마크 국제문제연구소(DIIS) 북극 전문가는 양국의 영사관 개설에 대해 “그린란드와 덴마크를 향한 공격적 행보가 그린란드와 덴마크만의 문제가 아닌 유럽 동맹, 그리고 그린란드와 유럽의 동맹이자 친구인 캐나다 역시 관련된 사안임을 트럼프에게 알리려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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