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혐오 범죄, 묵과해선 안돼”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BC 주정부와 다문화 자문위원회(BC Multicultural Advisory Council, MAC)가 BC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인종혐오 범죄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 25일, 최근 증가하는 동양계를 향한 인종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존 호건 BC주 수상, 앤 캉 시민 서비스부 장관, 조지 차우 무역부 장관 주관으로 한 전화 컨퍼런스 미팅이 있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MAC와 중국 커뮤니티 자문위원회(Chinese Canadian Community Advisory Committee, CCCAC) 위원들이 참여했다.

호건 수상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인종혐오 범죄에 대해 매우 유감을 나타내며, 특정 민족에 대한 언어 및 육체적 공격과 문화 상징물에 대한 훼손은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될, 중대한 사안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실제로 밴쿠버 경찰청이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밴쿠버시에서 일어난 동양계를 향한 인종혐오 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일어났던 4건에 비해 무려 7배가 증가한 29건이 보고됐다.

또한, 지난주에는 밴쿠버 차이나타운 입구에 설치된 두개의 사자상에 인종차별적 낙서가 그려지는 등 특정 인종을 향한 범죄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CCCAC 측은 동양계 주민으로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조차 인종차별의 대상이 될까 두렵다며,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반아시아 정서와 인종차별적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예방책을 마련해줄 것을 주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호건 수상은 “바이러스가 특정 국가와 국민들로 인해 확산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협적인 생각”이라며 “인종차별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침묵하지 말고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호건 수상은 “BC와 캐나다는 이민자들의 문화가 꽃필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 여러 인종이 더욱더 하나로 뭉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주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AC 측 역시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자료 수집 및 유형별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종차별에 대한 대응을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해 배포하거나, 각 커뮤니티의 언론 매체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한 패널은 “이번 사태로 통해 BC는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인종차별이 증가하는 부작용도 분명 있지만, 지금까지 언급하기 예민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이를 통해 BC가 다문화 정신에 대한 기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AC 위원으로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한 장민우 위원은 인종차별 철퇴를 위해서는 아주 작은 인종차별적 행위 역시 관련 기관에 알리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한인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부탁했다.

인종혐오 범죄 신고는 www.hatecrimebc.ca 웹사이트를 참고하거나 911로 연락해야 하며, 한글 제보가 필요할 경우에는 mwchang65@gmail.com(장민우 위원)으로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정리=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지난주 인종차별적 낙서가 포착된 차이나타운 입구의 사자상 (Chinatown Today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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