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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품 부족, 민간업체 협조로 자구책 마련

배하나 기자 bh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3-27 15:52

증류소에서 손소독제, 의료베개 공장에서 마스크 생산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마련도 시급할 듯

▲마스크 등 의료용품이 부족하다는 정부의 호소에 민간업체 및 자원봉사자들이 제작에 나서며 자구책를 마련하고 있다. / 사진=Tamara Vukusic/Facebook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용품 수요 급증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정부의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스크, 손소독제 등 부족한 의료용품을 민간업체와 자원봉사자, 증류소 등의 협조로 제작하려는 자구책이 마련되고 있다.


25일 발표를 통해 보니 헨리(Henry) BC주 보건담당관은 “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너무 빨라 의료용품 소진을 막을 수가 없다”며 “일반인의 의료용품 사용을 통제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마스크 등 몇 가지 물품은 재고확보가 너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미쳐 해결하지 못하는 이러한 상황이 자원봉사자 및 민간단체들 등의 발빠른 자구책으로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코퀴틀람의 노보텍스타일(Novo Textiles)은 본래 병원베개를 포함한 의료직물을 생산한 공장이었지만, “의료용품 공급이 어렵다는 정부의 발표에 해외 관련업체들을 수소문해 수술용 마스크 제작 기계를 신속하게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대표 제이슨 자나타(Zanatta)는 “우리는 한번도 마스크를 만들어본 적이 없지만 캐나다 전역에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인력, 자원 모두 부족하지만 발벗고 나서야 했다”며 오는 29일부터 시험 제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의 기계를 활용하면 하루 10만 개의 마스크를 제조할 수 있는데, 이 회사에서 제조되는 수술용 마스크는 전국의 간호사 및 감염치료 제 1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 개인적으로 자원봉사를 통해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캠룹스에 거주하는 타마라 부쿠식(Vukusic)은 직원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천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부쿠식은 “직물 마스크가 N95와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는 없겠지만 얼굴에 손이 닿는 것을 예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이 자원봉사에 대해 페이스북 등으로 홍보한 후 100건 넘는 전화를 받았고 이미 재봉 방법 등을 공유하는 60여 회원과 제작을 함께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서머랜드에 거주하는 퀼트전문가 브랜디 마슬로스키(Maslowski) 역시 마스크 제작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그는 “N95 마스크가 완전히 소진되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천마스크라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며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캐나다 전역의 증류소는 알코올을 이용할 수 있는 양조장 시설을 십분 활용해 손소독제를 제작하는 일에 합심하고 있다. 

CDC에 따르면 손소독제에는 알코올 성분이 60% 이상 함유되어야 하는데 증류소는 이러한 배합을 맞추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월커빌의 코비스피릿앤와인(Corby Spirit and Wine) 은 지난 19일 이후 생산라인에 손소독제를 만들 수 있도록 추가해서 이미 제품을 생산해 기증하고 있다. 

또다른 양조장 탑쉘프(Top Shelf) 증류소의 생산관리자는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손소독제들이 WHO의 규정에 맞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면서 “제1선에 있는 의료관련자들에게 손소독제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진 후에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외 노바스코샤, 온타리오, 토론토, 사스캐처원 등 캐나다 전역의 증류소들이 손소독제 제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재료 중 일부가 고갈되더라도 가장 핵심 재료인 알코올을 이용해 스프레이식 소독제라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정부의 의료용품 공급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가 개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하나 기자 bh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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