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시간 날 때마다 전국 각지를 돌며 타운 홀 모임을 갖는 저스틴 트뤼도 연방총리가 자랑삼아 즐겨 하는 말이 있다.
"캐네디언들은 아직도 이민을 환영하고 있는 전세계 소수 사람들 중에 속한다"
16일 온타리오 캠브릿지에서도 또 이 말을 화두로 삼았다. 반이민 바람이 불고 있는 유럽 같은 나라들에 비해 캐나다는 엄청나게 행운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캐네디언들 다수가 이민자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kos Politics 조사에서 39%가 '이민자 중 가시적 소수가 너무 많다'고 응답, 35%였던 이전 조사보다 4% 포인트가 많아져 주목된다.
이는 더 넓은 이민 이슈보다 인종적 차별이 이민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똑같이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Ekos는 밝혔다. 반이민 정서에 비백인 이민자 증가에 대한 인종차별 감정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를 보수당 투표자로 국한하면 이 수치는 수직 상승한다. 69%가 너무 많은 이민자들이 가시적 소수(Visible Minorities, 유색인종)라고 보고 있다.
반면 자유당 투표자는 15%만 같은 시각을 보였다. 보수당 지지자들의 반이민 정서는 2013년 47%, 2015년 53%에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특권과 정체성 상실감, 불평등, 경제 정체 같은 요인에 의해 추동되는 추세로 해석된다. 그리고 현상유지, 작은 정부, 자유시장 등의 전통적 보수주의와도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이는 정서적으로 대단히 강력한 힘인데, 다른 서구 국가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도 그것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Ekos는 분석했다.
올해 초 공개된 Ipsos 여론조사도 '캐나다가 이민자들을 지나치게 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바 있다. 트뤼도 총리 말대로 캐나다는 프랑스나 독일만큼 이민에 적대적이진 않다.
그러나 캐나다 국경이 (미국으로부터) 너무 허술하고 현 자유당 정부가 각종 난민에 대해 지나치게 우호적인 입장이라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는 건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올가을 총선에서 보수당은 확실한 무기를 확보해놓고 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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