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금융사기 등 23개 혐의 기소
미-중 무역협상 앞두고 압박 카드 내밀어
미-중 무역협상 앞두고 압박 카드 내밀어
미 법무부가 29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사진) 부회장을 전격 기소한 데 이어 캐나다에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오는 30~3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이틀 여 앞두고 미 당국이 전략적으로 '무역협상용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다.
뉴욕주 검찰은 전날인 28일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금융사기, 기술절취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이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홍콩의 유령회사를 이용해 이란에 장비를 수출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워싱턴주 대배심도 이날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사업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했다.
검찰은 화웨이가 미국 T모바일의 로봇 '태피(Tappy)'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이를 유출해 복제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공식 신병 인도 요청 사실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화웨이 측도 기소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멍 부회장의 변호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중 관계에서 멍 부회장이 담보물이나 인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멍 부회장은 대 이란 제재를 포함해 어떠한 미국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부당한 억압을 강조했다.
미 당국은 이와 관련 “무역협상과 화웨이 기소는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번 기소건을 두고 미중 협상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법무부는 이날 미국으로부터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 요청을 공식 확인하고, 미국의 청구 방침에 따라 멍 부회장의 인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했고, 캐나다 정부가 멍완저우 부회장의 석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국 외교 관계가 악화됐다.
외신 등에서는 캐나다가 멍완저우 부회장을 미국으로 인도할 시 캐나다-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캐나다 법무부는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 여부를 30일 이내에 결정하고, 3월 1일까지 인도 요청에 응해야 한다. 인도 절차는 BC대법원이 심리를 열기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한편, 멍 부회장은 미국이 송환 요구를 공식 발표한 다음 날인 화요일 오전 보석조정 심리를 위해 BC대법원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대법원에서 로버트 청(Robert Cheng)의 보증인 복귀를 요청하고 보석 상태를 유지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멍 부회장의 신병인도 재판을 위한 다음 법정 출석일은 3월 6일로 정해졌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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