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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훈수 발언 논란 맥컬럼 주중대사 경질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01-25 15:21

실언 사과 후 또 실수... 총리가 사퇴 요구

연일 문제 발언으로 본국 연방정부를 난처하게 만든 죤 맥컬럼 주중대사가 결국 경질됐다.

 

져스틴 트뤼도 연방총리는 맥컬럼(McCullum) 대사에게 중국 텔레콤 회사 화웨이 중역 멍 완저우의 예정된 미국 인도 재판과 관련해 정치적 개입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퇴를 요구했다고 캐네디언 프레스가 26일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어젯밤 나는 죤 맥컬럼이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 자리에서 내려와줄 것을 요청했으며 그의 사임을 수락했다. 거의 20년 동안 죤 맥컬럼은 캐네디언들을 명예롭게 탁월한 실적으로 섬겼다"고 밝혔다. 

 

맥컬럼 대사는 경제학자 출신의 자유당 연방의원으로서 역대 자유당 정권에서 국방장관, 이민장관 등을 역임했다.

 

트뤼도 총리는 "주중 캐나다 대사관의 차석 외교사절인 짐 닉켈(Jim Nickel)이 중국 일에서 캐나다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며 그를 대사 대행으로 임명했다.

 

그는 이날 경질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나 맥컬럼 대사가 지난주 초 마캄에서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실언이라고 사과한 바로 다음 날 중국인사회 매체인 스타메트로 밴쿠버(StarMetro Vancouver) 신문에 "미국이 멍 인도 요청을 포기하면 캐나다에게는 대단히 좋은 일"이라며 또다시 정치적 개입 관련 발언을 해 총리가 결심하게 된 것으로 정가에서는 보고 있다.

 

그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멍 재판을 가지고 중국과 딜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두 캐나다인 석방을 그 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도 말해 정치적 간섭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맥컬럼 대사는 이에 앞서 중국어 매체들과 가진 회견에서 "멍은 인도 재판에서 판사가 미국의 요청을 기각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해 멍 사건을 거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이같은 멍 측 변호사에게 훈수를 두는 식의 발언은 정치권과 전직 외교관 등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으며 '멍 사건은 미국과의 인도 조약에 따라 법대로 처리할 뿐 정치적 간섭이 전혀 없다'고 일관해온 정부의 입장에 흡집을 냈다. 

 

중국의 스마트폰과 텔레콤 장비 제조 거대회사 CFO 겸 부회장(창업주의 딸)인 멍 완저우는 은행 사기을 통해 이란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을 대신한 캐나다 사법당국에 의해 지난달 1일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이 허가돼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그녀는 미국의 신청에 의해 미국으로의 인도 재판을 올해 상반기 밴쿠버에서 받을 예정이다.

 

이후 중국은 두 캐네디언을 구금해 국가안보 침해 혐의로 조사 중이며 마약 밀수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은 캐네디언을 재심에 붙여 사형을 선고하는 보복 조치를 잇따라 취해 캐나다와 중국의 외교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맥컬럼 대사는 구금된 두 캐네디언을 영사접견하고 이 결과를 포함한 작금의 양국관계 보고를 위해 지난주 귀국, 문제의 발언을 하게 됐다.

 

그는 부인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고 세 아들이 모두 중국인과 결혼했으며 중국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온태리오 마캄(Markham)에 지역구를 둔 자유당 연방의원 출신으로서 중국과 강한 유대관계를 스스로 내세우는 친중인사다.

 

2017년 개각 때 중국과의 무역 강화 등을 위해 이민장관에서 주중대사로 자리를 바꿨는데, 트뤼도 총리가 직접 발탁했으며 그는 외교부를 바이패스해서 총리와 통화할 만큼 둘이 긴밀한 사이였다고 Globe and Mail이 보도했다. 

 

그는 "멍은 재판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실한 논거를 갖고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비판이 빗발치자 "그것은 실언이었으며 후회한다"고 한 발 물러섰으나 다음날 또 비슷한 취지의 정치적 개입 시사 발언을 해 경질을 피해가지 못했다.

 

제1야당 보수당 대표로서 맥컬럼 대사의 첫번째 문제 발언 직후 그의 해고를 주장했던 앤드류 쉬어(Andrew Scheer)는 "그 문제는 여기까지 오지 말았어야만 했다. 트뤼도 총리는 그가 개입 발언을 했을 때 바로 잘랐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아무 조치도 안했고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당시 "우리 정부의 초점은 구금된 두 캐네디언의 석방에 맞춰져 있다. 대사 교체가 그 일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그의 경질을 거부했었다.

 

결국 이것은 그의 연발탄 정치적 개입 발언을 불렀고 뒤늦게 사퇴시키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이로써 캐나다와 중국의 외교적 냉각은 더욱 굳어지게 됐으며 당분간 해결 기미가 안보이는 무겁고 암담한 상황으로 들어가게 됐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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