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복수국적자 병역위반으로 한국에 역류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11-02 12:42

미국 시민권자지만 제때 하지 않은 해외여행 허가 신청이 원인 집행유예 1년 선고...군복무 하지 않으면 37세까지 한국 머물러야
제때 국적이탈 신고나 해외여행 허가 신청을 하지 않고 한국을 방문했다가 병역법 위반으로 적발돼 한국에 역류된 사례가 발생, 선천적 복수 국적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김씨(26, 가명)는 지난해 12월 휴가 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인천공항에서 병역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김씨는 한국 방문을 앞두고 11월 워싱턴 DC 총영사관에서 선천적 복수 국적자에게도 병역의무가 부여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국외여행 허가 신청서를 냈다. 

신청 당시 국외여행 허가신청이 허용되는 만 25세가 되는 해 1월15일이 이미 지났으나 이를 잘 몰랐던 김씨는 영사관 직원에게 신청서를 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알고 한국에 갔다 인천공항 도착 후 바로 연행돼 조사를 받게 됐다.

김씨는 뒤늦은 국외여행 허가 신청으로 ‘병역법 위반’ 사실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재판을 받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선고까지 받았다. 

김씨는 10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 직장도 잃고 한국에 머물고 있다. 김씨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국적이탈이 가능한 만 37세까지 미국으로 돌아올 방법은 현재로선 없게 됐다.

병무청은 김씨의 병역법 위반 기소 이유로 만 18세가 되는 해 3월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았고, 만 25세가 되는 해 1월15일 이전에 국외이주 사유로 국외여행 허가를 받지 않고 국외에서 장기체류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이 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을 일괄적으로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있다. 

이번 김씨의 사례처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 신분의 한인 2세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국적법과 병역법 규정위반으로 기소, 출국정지까지 당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상황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 국적법은 아버지 또는 어머니 중 한 사람이라도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출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갖게 된다.  

남성의 경우에는 출생 이후부터 18세가 되는 해의 3월31일까지만 병역과 관계없이 국적이탈이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병역 의무를 해소한 이후에만 국적이탈이 가능하다. 

2001년에 출생한 남성의 경우는 출생일과 상관없이 내년(2019년) 3월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마쳐야 한다. 

이와 관련 밴쿠버 총영사관 관계자는 “김씨의 사례는 한국의 관련법을 몰라 제때 국적이탈 신고나 국외여행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2세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공관에서도 일관된 지침 사항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개별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정보는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적 상실 또는 이탈 등 국적 변동으로 병역 제적자가 된 경우는 지난해 총 4396명, 올해 9월까지 총 5223명에 이른다. 이중 60%가 넘는 3156명이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 이어 일본이 955명, 캐나다 515명, 호주 227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병역 제적자는 총 4396명으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단위 조사에서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 병역 제적자가 457명으로 전체 10%가 넘었다. 

국적 상실은 후천적으로 자진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고, 국적 이탈은 선천적인 복수국적자가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 이전에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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