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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숙명의 한일전…전국민이 "대~한민국!" 외쳤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09-01 09:14

이승우 골에 다시 광장으로…"日 꺾었다" 기쁨만끽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열린 1일 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계단에 시민들이 모여앉아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면서 환호하고 있다.. /최상현 기자
1일 밤 10시 28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앞 왕십리광장이 시민들의 환호 소리로 뒤덮였다. 숙명(宿命)의 한일전 축구, 고대하던 첫 골이 나왔을 때다. '신성'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가 연장 전반 2분을 막 넘긴 시점에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강력한 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축구를 관람하던 시민들은 "역시 이승우", "멋진 슛이었다" 등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날은 숙명(宿命)의 한일전이 삼세판 열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주요 구기종목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나서다. 오후 2시 30분에 열린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과 오후 6시 30분에 열린 남자야구 결승전에서는 한국이 승리했다.

이날의 마지막 한일전은 남자 축구 결승전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특히 왕십리 광장에는 경기 시작을 1시간 30분 앞둔 저녁 7시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나온 박연수(17)양은 "한일전이라서 무조건 왔다. 친구들과 함께 빨간 옷도 맞춰입었다"며 "응원 잘 하려고 야광띠도 하나씩 두르고 왔다"고 했다.

손윤정(20)씨는 "베트남전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결승전은 거리 응원을 꼭 가자고 친구들끼리 약속했다"며 "거리 응원을 안 한다고 해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왕십리 광장에서 응원전 한다는 것을 알게 돼 부랴부랴 빨간 옷과 돗자리를 챙겨왔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뒷쪽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거리 응원을 하기 위해 수원에서 왔다는 송지훈(30)씨는 "오늘은 아무래도 황희찬이 한 건 해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거리 응원은 서울 성동구청이 준비한 행사다. 김진철 성동구청 생활체육팀장은 "거리 응원을 안 하냐고 물어보는 구민들이 많아 결승 진출이 결정되자 마자 급하게 준비했다"며 "홍보할 시간도 별로 없었는데 어떻게 다들 알고 오셨는지, 응원 열기가 대단하다"고 했다. 성동구청이 준비한 500개의 응원봉은 불과 15분만에 동났다. 구청 직원에게 "응원봉 더 없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이날 왕십리 광장에는 5000여명이 몰렸다. 왕십리 광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왕십리역 계단에 자리를 잡았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열린 1일 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계단에 시민들이 모여앉아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고 있다. 이들은 역사 앞에 있는 왕십리 광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곳에 돗자리를 폈다. /최상현 기자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골이 터지지 않자 왕십리 광장의 긴장감이 커졌다. 이따금 위기를 맞을 때면 '비명'이 터지기도 했다. 일본이 찬스를 흘려보내면 안도의 한숨으로 왕십리 광장이 채워졌다.

이승우의 골이 터진 후 왕십리 광장은 달아올랐다. 연장 전반 10분 황희찬(22·함부르크)이 추가골을 넣었다. 전·후반을 거쳐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집으로 돌아가던 시민들이 다시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박지영(23)씨는 "집에 가려고 했는데 다시 뛰어왔다"며 "아까 좋은 자리를 잡았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박항서 매직'을 경험한 베트남인들도 한국 축구를 응원했다. 하노이(38)씨는 "베트남 사람들 모두가 한국을 응원한다"며 "한국이 두 골이나 몰아 넣어 즐겁다"고 했다. 베트남 출신으로 우리 국적을 취득한 김투옌(33)씨도 "베트남이 한국에 졌지만 그래도 한국을 응원한다. 박항서 감독 때문에 베트남 지인들도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며 "한국이 일본을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열린 1일 밤 서울 성동구 왕십리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최상현 기자
연장 후반 10분 일본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2-1로 쫓겼다. 왕십리 광장의 분위기가 일순간 무거워졌지만, 응원 소리는 더 커졌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2연패(連霸)를 달성했다. 광장을 채운 인파는 같으면서도 또 다른 방식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아들과 딸을 데리고 나온 이종석(43)씨는 "야구 결승, 축구 결승 등 한일전만 연달아 두 번을 이기지 않았느냐. 한국인으로서 너무 기쁘다"며 "거리 응원을 지금까지 여러 번 나왔지만 오늘이 제일 재밌었고, 이승우 선수가 연장 전반에 골을 넣었을 때 가장 짜릿했다"고 했다. 윤소미(16)양은 "한 골만 넣으면 잘 풀릴 것 같았는데 이승우 선수가 넣어줬다"며 "이승우 선수와 결혼하고 싶을 정도"라고 기뻐했다. 장원영(17)양은 "응원을 위해 붉은 악마 머리띠도 사고 미니 태극기도 샀다"며 "너무 열심히 흔들어 팔이 아플 정도"라고 말하며 웃었다.

주변 편의점은 맥주가 동이 났다. 근처 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 이종후(23)씨는 "냉장고 하나 반 분량(800캔)의 맥주가 전부 팔렸다"며 "시원하지 않은 맥주라도 좋으니 팔아달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렇게 맥주가 전부 매진된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최상현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1/2018090102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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