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점점 커지는 마린온 기체결함 의혹…수리온까지 불똥튀나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07-18 09:15


<▲형체 사라진 마린온 17일 발생한 포항 해병대 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마린온’의 동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다. 군과 방산업계에선 부품 결함 또는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사진 출처=유족 페이스북 >


시험비행 중 추락해 5명의 인명 피해를 낸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비행 도중 10m 상공에서 ‘메인로터(메인날개)’가 통째로 떨어져 나간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군 안팎에서는 군용 헬리콥터에 탑재된 자동 소화장치와 연료 차단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10m 상공에서 날개가 떨어진 채 자유 낙하한 헬리콥터의 자동 소화장치 등이 작동하지 않아 순식간에 동체에 불이 붙었고, 장병들이 탈출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날 “(마린온 헬기 개조 전 기종인) 수리온 헬기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기체결함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육군과 해병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파악되기 전까지 각급 부대에 배치된 수리온·마린온 헬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군 관계자는 “기체 결함 등 모든 사고 가능성을 열어둔 선제적 조치”라고 했다.


◇“통째로 떨어져 나간 날개...심각한 기체 결함 가능성”

국방부는 이날 공식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만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수리온의 설계 기반이 된 에어버스 헬리콥터(옛 유로콥터)의 ‘수퍼푸마’ 헬기 사고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2016년 노르웨이에서 추락한 헬리콥터 사고 역시 메인로터가 통째로 떨어져 나갔었다”며 “당시 동력 전달을 담당하는 기어박스 내 부품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번 사고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했다. 노르웨이 사고 때는 탑승자 13명 전원이 사망했다. 2009년에는 같은 기종의 헬리콥터가 비슷한 원인으로 추락해 16명이 숨지기도 했다.

당시 사고 영상을 보면 헬기가 뜨자 마자 공중에서 메인날개가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이렇게 되면 탑승 장병들은 10m가량 자유낙하 상태로 떨어지게 된다. 군 관계자는 “통상적인 추락이라면 10m 정도로 헬리콥터 탑승자가 숨지지 않는다”며 “엔진이 멈추는 등 단순 무동력 상태에서는 메인 날개가 관성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추동력을 유지하며 추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비상시 등을 대비해 엔진을 끈 채 실시하는 착륙 훈련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장치도 미작동?

일각에서는 군용 헬리콥터에 필수적으로 탑재된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10m에서 자유낙하로 떨어졌다 하더라도 자동 소화장치와 연료 차단 장치가 작동하면 거의 화재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안전장치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목격자들 역시 추락과 동시에 헬리콥터 동체에서 2~3차례의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추락 당시 연료 탱크가 직접 타격을 받았다면 안전장치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큰 폭발이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군 관계자는 “동체 뒤쪽과 아래쪽에 있는 연료 탱크가 직접 타격을 받았다면 순간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모습./한국항공우주 제공


◇수리온→마린온 개조 과정에서 문제 생겼나

다만, 이번 사건의 원인을 마린온의 모체인 수리온의 결함으로까지 연계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군 관계자는 “육군에서 이미 2012년부터 수리온 헬기를 도입해 전력화했고, 90여대가 운용 중”이라며 “수리온을 해병대용인 마린온으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해병대용으로 개발된 마린온은 함정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수리온과 달리 메인날개를 접는 기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수리온 역시 전력화 이후 끊임없는 결함을 보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많다. 2015년 1월과 2월 수리온 12호기와 2호기가 엔진과속 후 정지 현상으로 비상 착륙했고, 같은 해 12월에도 수리온 4호기가 추락했다. 2014년 8월에는 수리온 16호기가 프로펠러와 동체 상부 전선절단기 충돌로 파손돼 엔진이 멈추기도 했다. 2013년부터 2016년 초까지 5차례의 윈드실드(앞 유리창) 파손 사례가 보고됐고, 기체가 진동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프레임(뼈대)에 금이 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작년 7월 수리온이 전투용이 아닌 단순 헬리콥터로서 비행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채 전력화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원은 수리온이 결빙 성능과 낙뢰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엔진 형식 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정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며 장명진 방사청장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마린온 헬기가 수리온 헬기를 개량한 것이고, 수리온 헬기는 (이전에) 결함이 있었던 헬기라고 해 마치 수리온 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며 “감사원이 지적했던 수리온 헬기의 결빙 문제는 완벽하게 개량이 됐고,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데 대해 국방부에서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오전 회의 때 오갔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정부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온 수리온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것을 우려한 게 아니겠느냐”라는 얘기가 나왔다.

양승식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8/2018071802363.html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주 거주지·세컨더리스위트 外 주택 단기 임대 금지
위반시 최대 벌금 5000달러··· 장기 임대 시장 전환 기대
주택난의 주범으로 BC 정부가 지목했던 에어비앤비 등 주택 단기 임대에 대한 규제가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비앤비와 VRBO 등...
빈부층 가처분소득 격차 고금리에 ‘껑충’
저소득 젊은 임대인 가구, 부채 부담 커
캐나다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 간 소득 격차가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23년 캐나다의...
세계 순위는 17위··· 가장 깨끗한 공항 부문도 북미 1위
인천 국제공항은 세계 3위이자 ‘가장 가족 친화적인 공항’
밴쿠버 국제공항(YVR)이 전 세계 이용객들이 평가한 '최고 공항 순위'에서 북미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됐다.   항공 컨설팅 기업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17일 발표한 ‘2024년 세계...
김 의장, “양국은 보편가치 공유하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퍼거스 의장, “친환경 분야서 韓기업과 공조 기회 많아”
▲김진표 국회의장(왼쪽)이 17일 오타와 하원을 방문해, 그레그 퍼거스 하원의장(오른쪽)과 회담했다 (국회의장실 제공) 그레그 퍼거스 하원의장과 레이몽드 가네 상원의장의 공동...
▲Getty Images Bank건강에 백해무익하다고 여겨지는 술을 부부가 함께 마실 경우, 부부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부부가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최근...
▲항공사 창고에 보관 중이던 220억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이 담긴 컨테이너. /필 지역 경찰2023년 4월 17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현지 최대 규모의 도난 사건이 벌어졌다....
통신법 개정안 발의··· 추가 요금 부과 금지
가정용 인터넷, 전화 및 휴대전화 요금제 갱신 또는 변경 시 부과되던 추가 요금(Extra fees)이 조만간 사라질 예정이다. 연방정부는 최근 2024 예산안 발표를 통해 통신사가 요금제를...
레벨 3~5 차량, BMW·벤츠 등 제조사 해당
적발 시 최대 2000달러 벌금·6개월 징역
앞으로 BC주에서 레벨3 수준의 운전 보조 하드웨어가 장착된 자율주행 차량의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BC주정부는 지난 4월 초 레벨3, 레벨4, 레벨5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을 탑재한 모든...
은행, 통신, 교통 등 산업 50만 근로자 대상
연방정부가 2024 예산안에서 발표한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 법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회사는 더이상 근무시간 이후 직원에게 업무 연락을 하지 못하게...
5년간 연봉 21% 인상됐지만··· 인력 부족 여전 ‘울상’
공사대금 체불에 기업들 파산 위기··· 체불 방지 법안 절실
BC주 건설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과 공사대금 체불에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업계는 여러 악재로 불안에 떨고 있는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해...
머스크, 직원에 구조조정 이메일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아이콘 테슬라가 직원 약 1만4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
[왕개미연구소] 7080들이 알려주는 은퇴 생활 꿀팁
닥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은퇴 생활, 어떻게 준비해야 좋을까. 이럴 땐 나보다 한발 앞서 은퇴를 경험한 인생 선배들의 충고를 참고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가 지난달...
2024 연방 예산안 하이라이트
연방정부가 향후 5년간 약 530억 달러 예산을 투입해 캐나다의 ‘경제 성장’과 ‘민생 안정’을 위한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85억 달러 예산이 책정된 주거 정책을 포함해...
피자 판매 매장 17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치즈, 페퍼로니 등 네 종류 선보여
팀홀튼의 피자 메뉴 판매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캐나다 대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팀홀튼(Tim Hortons’)은 토론토와 캘거리 일부 매장에서만 시범으로 판매했던...
기름값 고공행진에도 물가 상승률 2%대 유지
식품 가격 안정세··· 6월 금리 인하 기대 높아져
지난달 캐나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름값과 주택 가격 고공행진의 여파로 2월 대비 다소 올랐다. 그러나 나머지 인플레이션 지표는 안정을 찾으면서, 6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이...
미성년자 성적 접촉 혐의로 유죄 판결
경찰이 고위험 성범죄자가 조만간 써리에 거주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15일 RCMP에 따르면 성범죄자 레너드 램스테드(Ranstead·사진)가 2026년 9월 형기 종료를...
캐나다 상·하원의장 만나 의회교류 활성
▲김진표 국회의장/ 공동취재사진김진표 국회의장이 15일부터 22일까지 6박 8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한다. 김 의장은 지난해 동맹 70주년을 맞은 ‘혈맹’ 미국과 지난해 수교 60주년을...
아무리 좋은 것도 과하면 모자람만 못 하다. 영양소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위한 영양제를 권장섭취량 이상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비타민B3, 비타민A, 비타민E는 과다...
은퇴 로드맵 짜기, 막막하시죠?
인생 선배들의 꿀팁 알려드려요
[왕개미연구소]
“은퇴한다는 게 상상이 안 갔어요. 40년 일하고 퇴직했는데, 사회에서 밀려난 느낌이 듭니다.” “퇴직 후 처음엔 집에 있는 게 좋았는데 어느 순간 답답해지더군요. 나만의 일상 루틴을...
[WEEKLY BIZ] 세계는 지금 ‘주 4일제 실험’ 한창
일러스트=김영석‘월화수목일일일’ 주 4일제 근무라는 직장인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달 ‘주 4일제 근무’ 도입을...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