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아이비리그 50대 청소부, 우등으로 학사 되다

김신영 특파원 sk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5-14 16:41

13일 미국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대 졸업식. 젊은 학생들 사이에 학사모를 쓰고 앉아 있던,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자기 이름이 불리자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20년 전 미국으로 망명한 가츠 필리파이(52)는 지난 12년 동안 컬럼비아대의 청소부와 학생으로 이중생활을 했다.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교내 화장실 청소와 쓰레기 처리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 틈틈이 수업을 들었던 그는 이날 우등으로 졸업했다. 필리파이는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렸지만 내가 시작한 일을 스스로 끝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알바니아계인 필리파이는 옛 유고슬라비아에 속해 있던 몬테네그로에 살다 유고 내전이 터지자 1992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유고슬라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필리파이는 망명 직후 뉴욕 브롱크스의 삼촌 집에서 먹고 자면서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했다.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필리파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대)인 컬럼비아대 청소부로 취직했다. "근방에서 제일 좋은 학교가 어딘가요"라고 수소문한 끝에, 학교 울타리 안에라도 들어가고 싶어 내린 결정이었다.

컬럼비아대의 ‘청소부 학생’ 가츠 필리파이가 13일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쓰고 학교 운영실장에게 축하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필리파이는 8년 동안 영어를 익힌 후 2000년에야 컬럼비아대 입학 허가를 따냈다. 학교 정규직 직원들에게 수업료를 면제해주는 컬럼비아대의 제도 덕분에 등록금 걱정에선 자유로웠다. 그러나 젊은 학생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공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루 8시간 넘게 일한 후 12시가 넘어 집에 도착해서야 책을 펴고 과제를 했다.

시험 기간에는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았다.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은 화장실이나 복도에서 청소 중인 필리파이와 마주치면 '혹시…' 하고 물으며 어색해했다.

13일 졸업식에는 컬럼비아대 리 볼린저 학장과 필리파이의 '직장 상사'인 도널드 슐로서 캠퍼스 운영실장이 모두 참석해 그의 졸업을 축하했다. 시간당 22달러(약 2만5000원)를 받는 필리파이는 거의 모든 소득을 아직도 몬테네그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고, 휴대전화도 컴퓨터도 없이 산다. 졸업식 후 다시 빗자루를 들고 복도를 쓸러 간 필리파이는 "로마·그리스 문학을 더 공부해 석·박사 학위를 받은 다음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알바니아어로 번역하고 싶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UCLA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시키려다 적발
입시 브로커에게 40만 달러를 주고 미 명문 대학에 부정 입학시키려다 적발된 밴쿠버 모자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19일 미 법무부는 두 번째 판결 발표문을 통해 지난해 입시 비리에...
BC에서 두번째··· "40만달러 주고 아들 UCLA 축구선수로 입학시켜"
 BC에서 두번째로 미국 대입 비리에 연루된 학부모가 나왔다. CBC 뉴스에 따르면 써리의 한 어머니가 미국 대학입학 스캔들과 관련해 체포돼 기소됨으로써 수개월 전 발표돼...
의사·경비국장, 사기와 절도 혐의 조사 중
BC 주의회의 최고위 행정직 공무원 2명이 사기와 절도 등 경찰의 범죄 조사와 관련돼 20일 정직 조치됐다. 주의회 사무처 의사국장과 경비국장인 이들은 두 명의 특별검찰관이 임명된 RCMP의 광범위한 형사범죄 조사 사실이 밝혀진 뒤 의원들의 만장일치 투표에...
자신이 찍은 사진 달력, 13개 계열사에 수억원씩 강매선원들, 승객 더 태우고 요금 챙겨와… 탑승자 늘 수도세월호 선사(船社)의 실(實)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 회장 일가(一家)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이 횡령, 배임, 탈세, 국외...
고려대와 연세대의 전·현직 야구감독이 입시 비리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인천지검 특수부(부장 황의수)는 전 고려대학교 야구부 감독이자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팀 감독을 지낸 양승호(52)씨를 긴급 체포해 이틀째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경찰 수사권 독립론’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황운하(경찰대 1기) 수사기획관이 16일 경찰수사연수원장으로 전보 발령됐다. 사실상 한직으로 물러난 것이다. 경찰 안팎에선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 비리의혹을 둘렀싼 검경 갈등을 일단락짓기 위해 경찰의...
블로그 주인은 김찬경 회장 협박범
김병일(55) 전 서울시 대변인이 지난 24일 홍콩의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총선 때 청주에서 출마하려고 했던 그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제주도에서 골프를 치고 성접대를...
13일 미국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대 졸업식. 젊은 학생들 사이에 학사모를 쓰고 앉아 있던,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자기 이름이 불리자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20년 전 미국으로 망명한 가츠 필리파이(52)는 지난 12년 동안 컬럼비아대의...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 북부 국경에 접한 아제르바이잔의 공군기지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란 핵시설 공격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8일 이스라엘이 아제르바이잔 정부로부터 옛...
검찰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경찰의 집요한 공세 속에 1년여 만에 조직 내부의 비리의혹까지 재발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특히 갈수록 증폭되는 ‘벤츠 여검사’ 의혹은 검사와 검찰공무원 비리에 대해서는 독립적 수사권한을 달라고 공공연하게...
제주에 모인 中企 사장 600명… 대기업 납품비리 실태 들어보니가족 해외여행 경비 대주고 회사 지분 노골적으로 요구법인카드 쓰라고 줬더니 1000만원 넘게 결제됐더라납품 금액 5%...
경영 책임 회피하려 '포스트잇'에 결재한 뒤 나중에 떼어버리기도
C&그룹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임병석(49) 회장 등 C&그룹 경영진의 로비행태에 대한 고발과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검찰은 임 회장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법인카드를 나눠줘 로비한 정황 외에도 각종 비리 관련 정보를 입수, 입증자료를...
[조선데스크] 홍대 미대 비리 검찰에 맡겨라 친구가 어제 아침 신문을 보고는 전화를 걸어왔다. 홍익대학교 미대 교수 2명이 입시비리 혐의로 정직 2개월,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그의 큰딸은 미술대학에 가겠다며 4년째 미술학원을 다니고...
관리형 유학 정착시킨 토피아 아이비
조기유학이 한창 붐을 이루던 2000년대 초반 많은 한국부모들은 중고생 자녀들을 본인도 가본적 없는 북미에 보내며
입학생 모두가 4년 장학금 받아
창의력과 열정을 중심으로 소수의 학생들과 교수진으로 이루어진 올린 공대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고의 공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F.W. Olin Foundation으로부터의 막대한 재정 지원은 물론 최신식 시설과 환경, 올린 공대만의 특별한 장학금...
자체 해외연수 프로그램 활발히 진행 뉴스위크지 '신아이비리그 대학'에 선정
치약을 포함한 각종 가정용품, 목욕용품 제조 및 유통회사로 유명한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의 이름을 딴 콜게이트 대학(Colgate University)은 1819년 설립된 사립대학교로, 약 70년 동안 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