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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게서 배우는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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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3-20 00:00

류정희 / 국제회의 통역사, 브라마 쿠마리스 명상 강사

자연에게서 배우는 인내

현대 생활은 우리에게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게 만든다. 뭔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당장 그것을 가져야 직성이 풀린다. 나날이 새로 개발되는 상품들도 이미 이렇게 성급해진 우리의 마음을 더욱 부채질하면서 더 좋은, 새 물건으로 빨리 바꿔 만족을 얻으라고 손짓을 한다. 이처럼 모든 것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결과를 얻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조금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쉽게 인내심을 잃고 만다. 그래서 차분히 결과가 나올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초조하고 불안해 한다. 빨리 결과를 얻고 싶은 다급한 마음은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부정적인 면을 더 크게 부각시켜 오히려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까지 한다. 어떤 일의 결과가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은 마치 열리지도 않은 과일을 따먹으려 하는 것과 같다.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씨앗이 뿌려지면 싹이 나고 자라나서 꽃이 피고 열매 맺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어떤 씨앗은 몇 달 만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씨앗도 있고 어떤 씨앗은 열매 맺기까지 몇 년 또는 몇 십년이 걸린다. 자연 질서가 얼마나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작용하는가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하는 일이다. 봄이 되어 땅에서 솟아 오르는 새싹은 어느 누가 때가 되었다고 재촉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듯이 꽃 필 때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꽃봉오리가 맺히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자연 현상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인다. 그래서 왜 사과 나무는 토마토나 오이처럼 몇 달 만에 꽃 피고 열매가 열리지 않는가 하고 초조해 하지 않는다.

열매 맺는 때가 다른 것은 단지 이처럼 물질세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에도 마찬 가지로 적용된다. 우리가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씨앗과 같다. 우리의 생각은 그 파동이 밖으로 퍼져 나가고, 말과 행동도 거기에 담긴 의도와 느낌과 함께 밖으로 퍼져 나간다. 그리고 내가 밖으로 내 보낸 생각과 행동의 씨앗은 제 때가 되어야 그 열매가 나에게로 되돌아 온다. 아직 때가 안 된 일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걱정하는 것은 아무런 유익이 없다. 그 대신에 지금 내가 내보내는 생각과 행동의 씨앗을 유익한 것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을 돌린다면 미래에 반드시 유익한 열매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투자하는 일이 될 것이다. 자연에게서 인내를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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