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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차 여행 2023.12.27 (수)
김희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얼마만인가 이 설레임은번호표를 확인하고 기차에 오른다자리를 앉다 보니 역방향이다역방향이건 정 방향이건 무슨 상관이랴잠시 서울을 비워 두고 어디론가 떠난다는 게 중요한 일이다창가에 앉아 바라보는 산 나무 구름 바람 숲 속의 외딴집벽돌색...
[기고] 오월 2023.05.15 (월)
김희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뒤를 돌아보니 아카시아 꽃잎이하얀 이빨을 내 보이며 히히 웃고 있다아카시아 나무가 줄지어 선과수원 길 샛길에서우리들의 개 똥 철학은꽃잎이 질 때까지 끝나지 않았지소식 몰랐을 땐막연한 그리움이 마음 한 켠에차지하고 있었는데이제...
[기고] 블랙박스로 본 세상 2023.03.28 (화)
김희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신호등도 없는 건널목에서힘겹게 끌고 가는할머니의 짐 수레를 보고승용차 하나 서서히 멈추더니말없이 도와주고아무일 없다는 듯이유유히 사라져 가니언젠가 보았던들꽃 한 송이 생각난다바람에 쓰러진 들 풀에잠시 어깨 내주고 함께 일어나아무 일도 없었다는...
[기고] 참 잘했어요 2022.08.16 (화)
김희숙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하루에 책 한 권을 읽고독서 통장에 기록하기차곡차곡 쌓여지는노랑 파랑 은빛 별들의재잘거리다속삭이는 소리 들어보기어린이 도서관에서손자랑 책을 나르며수박 속에 들어가 수영을 하고구름을 따다가 구름 빵도 만들어 보기오랫동안 만나지 못한다...
[기고] 노을진 만남 2022.03.07 (월)
김희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서로 잘 났다고우길 때가 좋았지옷이 이쁘다고시샘부릴 때가 좋았지어린 시절 집 앞도랑물 다리 위에멍석을 깔고 누워밤하늘의 별을 세다가잠이 들곤 했는데세월 참, 빠르다더니어느새 늙어버렸네막걸리 한 잔에억만 밤을 담그며뿌옇게 밤을...
[기고] 빼앗긴 봄 2020.05.05 (화)
김희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발자국 소리도 못 들었는데 인기척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언제 왔다 갔지 창문이라도 한 번 두드려보지 내년에 만나자고 엽서 한 장 달랑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밤중에 몰래 왔다 갔나 보다 코로나19는 거대한 지구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농락하더니 봄까지...
[기고] 안경 2019.11.25 (월)
김희숙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그 녀석한 번 바꿨을 뿐인데세상이 환하다거리를 걸어도지하철을 탈 때도축 처진 어깨에옛 사랑의 그림자만아물아물 했는데이제는 보인다하늘, 꽃, 구름날아가는 새들도속삭여 주며다문 미소도 열어주는멋진 녀석오늘도 함께외출할 수 없겠느냐고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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