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BC주 학교 문을 닫아, 교사 14명이 관료주의 악몽에 빠졌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27일 한국 서울에 있는 국외학교 CBIS가 지난 11일 문을 닫으면서 실직한 캐나다인 교사 14명에 대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했다.

국외학교는 별도 사업자가 타국 교육부 인가를 받고 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CBC가 "한국이 BC주 학교를 닫았다"고 표현한 배경은 BC주 교육부가 운영하는 BC주 인증 국외학교제도(BC Certified offshore schools program)가 있다. 이 제도에 따라 최근 폐교한 CBIS를 포함, 한국에는 5개 BC주 인증 국외학교가 각각 다른 소유주와 운영 회사명으로 등록돼 있다. 이 학교는 한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BC주 인증 사설 학교인 셈이다. 학생은 국외학교에 다녀도 한국에서는 학력 인정을 받지못한다. 대신 졸업생은 BC주에서 고교 과정을 모두 수료한 학생과 마찬가지로 BC주 졸업장(Dogwood diploma)을 받고 캐나다·미국 등 대학에 입학을 신청할 수 있다.

문 닫은 배경에는 교사 비자가 문제가 됐다. 4월 1일 한국 출입국 관리소에서 영어 회회 강사 자격인 E2비자를 받아 입국한 캐나다인 교사가 억류됐고, 11일 출입국 관리 당국이 학교를 방문해, 영어 회회 강사 비자로 교과 수업을 진행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교사 추방을 결정했다.  CBC는 어려움에 빠진 교사를 14명으로 보도했으나, BC주 교육부는 “교사 17명 비자가 취소됐고, 5월 11일까지 출국하란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CBC는 E2비자를 ‘ESL교사용’으로 본 캐나다 정부 해석을 인용해, “연방정부가 ESL교사를 위해 인정한 E-2 비자를 갖고 있지만, CBIS 직원들은 한국을 30일 이내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BC주 교육부 당국자들에게 읍소했다”고 보도했다. 제목 중 '관료주의 악몽에 빠졌다'는 표현은 6학년 교사인 매거릿 후(Hwu)씨가 “범죄자처럼 취급받았다”며 “우리는 관료주의 악몽을 감내하고 있다”고 CBC에 밝힌 내용에서 따왔다.

한국은 학원 강사와 학교 교사를 구분하나, 영어로 모두 ‘teacher’로 부르기 때문에, 자격에 따라 다른 비자가 필요한 점을 인식 못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CBC도 "전문 교사로 인정받으려면 E-7비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한국 이민당국이 교직원에게 경고했다”고 보도해 이들이 부적합 비자 소지자란 점을 인식하고는 있다.  교사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BC주정부 책임론이 BC교사노조(BCTF) 등을 통해 제기된 상태다. BC주 교육부는 "CBIS로부터 교사 봉급을 계약만료인 6월까지 지급하고, 귀국까지 숙소를 제공하며, 항공료도 부담하고 4월
28일까지 성적표를 발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밝혔다.

BC주 교육부가 관여할 문제는 CBIS에 다니던 중·고등학생 160명 거취도 있다.  BC주 교육부는 CBIS에 대해 “현지 인허가가 없어 유예(probation) 상태에 둔다”며 “영향을 받은 교사나 학생에 대해 지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BC주정부로부터 정식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학부모는 “애들이 BC주로 유학하지 않는 한, 학력인정이 안된다”며 "다른 동네 근처 학교에 들어가려면 검정고시를 봐서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CBIS가 ‘미인가 사교육 기관’이라고 고발했다고 매일경제가 28일 보도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