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교육청(VSB) 산하 공립학교에 불어몰입교육 정원이 오는 9월 새 학기부터 줄어들 전망이다. 실생활에서 구사할 수 있게 가르치는 불어몰입교육은 인기가 높아 유치원 과정부터 대기자 명단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은 예산상 문제로 오는 9월 신학기부터 불어몰입교육 정원을 25% 축소할 예정이다.

축소결정은 애드리언 키오(Keough) VSB 교과이사가 지난 5일 일부 학교 학부모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드러났다. BC교사노조(BCTF)에 학급당 학생 수 조정에 관한 교섭권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최근 각 교육청은 1~7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예전처럼 유치원-1학년 합반은 BCTF 기준에 따라 불허여서 유치원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한정된 재원으로 유치원 반을 늘리려다 보니 문제가 일어났다. 

키오 교과이사는 “학교법에 따라 영어 교육과정은 교육청이 의무 제공해야 하지만, 불어 몰입은 의무 제공이 아닌 선택 과정에 포함된다”며 “이 때문에 영어 과정을 우선 제공하고, 불어 몰입 과정은 추첨제로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불어교사 수급이다. 키오 교과이사는 “BC주내 몇몇 교육청은 자격 있는 불어몰입과정 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해 510명 정원에서 약 135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올해 9월 불어몰입교육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려는 부모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트라팔가(Trafalgar)·로드 셀커크(Lord Selkirk)·헤이스팅스(Hastings)·로드 테니슨(Lord Tennyson) 레콜빌링(L'École Bilingue) 초등학교에서는 불어몰입교육 반이 하나씩 줄 전망이라고 BC·유콘 불어교육을 위한 학부모 모임이 밝혔다.

동 단체 다이앤 티즈먼(Tijman)회장은 “다년간 많은 학생이 밴쿠버에서 불어 몰입과정을 듣지 못했다”며 “문제는 새로운 게 아니다. 교육청이 더 성의 있는 계획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 영어와 함께 불어 구사력을 갖추면 일부 연방 공무원직 등 취업이나 연방 정계 진출 등에 이점이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