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날이 29일로 하루 더 있는 윤년을 영어에서는 a leap year라고 부른다.

leap이란 돌발적으로 뛰어나가는 행위를 뜻하는 동사/명사다. 개구리의 도약을 상상하면 적당한 단어다. 서양에는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에게 ‘Look before you leap.’이란 속담을 들려주곤 한다. 뛰쳐나가기 전에 자신부터 잘 살피라는 뜻이다.

물론 윤년은 갑자기 달력에서 뛰쳐나온 개념은 아니다. 날짜를 셈하는 방식과 지구의 공전주기(the rotation period of the Earth) 차이를 맞추기 위해 4년에 한 번 1년을 366일로 하루 늘리는 방식은 기원전 45년에 로마제국 황제 율리어스 시저(Julius Caesar)가 도입했다고.


우리는 1년을 356일로 세지만, 실제 공전주기는 365.2425일이다. 즉, 365일하고도 5시간 49분 12초가 공전주기로 본 1년인 셈이다.


2월 29일은 지난 3년간 셈하지 않았던 5시간 49분 12초를 합산해 돌려받는 날이다. 이날을 영어권에서는 leap day로 부른다.


2월 29일을 만든 사람은 교황 그레고리 13세다. 그레고리 13세는 시저의 달력(Julian calendar)을 좀 더 보완해 현재 사용되는 달력인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1582년에 유럽의 새 역법으로 선포했다.


2월 29일에 태어나 4년에 한 번 진짜 생일을 맞이하는 이들은 ‘leaper’ 또는 ‘leapean’이라고자신을 칭하며 묘한 동료의식을 나누기도 한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회원사이트(leapyearday.com)도 만들었고, leapification이란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도 만들었다. Leapification이란 ‘2월 29일 출생자들에게 일어난 일’을 뜻하는 명사다.

북미의 2월 29일생들은 윤년이 아니었다면 생일이었을 3월1일 또는 출생일에 가까운 일요일에 생일잔치를 한다고. (leapers celebrate on the closest Saturday for a party, or on March 1st, which is technically when they would have been born had it not been Leap year) 이는 오래전부터 2월 29일생의 성인 인정 연령을 3월 1일로 정한 영국 관습법(customary law)의 영향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