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0주년을 맞이한 부부는 흔히 금강혼(金剛婚)을 맞이했다고 한다. 금강은 불교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무엇이든 깨뜨릴 수 있고, 무엇에도 깨지지 않는 금속을 칭한다.

조선 시대에 세상의 풍파에 깨지지 않고 60년을 함께한 부부는 회혼식(回婚式)을 열었다. 회혼식은 만 예순살 생일에 치르는 회갑연(回甲宴)과 과거급제 60주년을 기념하는 회방례(回榜禮)와 함께 사람이 누릴 수 있는 3대 축복으로 여겼다고 한다.

영어에도 금강혼과 같은 표현이 있다. ‘Diamond Jubilee’다. 이 표현은 결혼 60주년에도 쓰지만, 군주가 왕위에 오른 지 60년을 기념할 때도 사용한다.

엘리자베스 영여왕은 올해 2월6일 왕위계승일(accession day) 60주년을 맞이했다. 영국 군주 중에 이렇게 Diamond Jubilee를 맞이한 이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빅토리아 여왕(재위 1837년~1901년)이 있다. 빅토리아 여왕은 영국왕 중 가장 오래 재위에 머문 인물이다.

입헌군주제(constitutional monarchy)를 채택해 영여왕을 국가원수(head of state)로 예우하는 영연방(the Commonwealth)국가에서는  6일은 당연히 축일이다.

캐나다에서는 이 날을 맞아 금강재위기념 훈장(the Diamond Jubilee Medal)을 제정했다. 캐나다 국내에서 중대한 기여를 했거나 국외에서 캐나다의 위신을 높인(have made siginificant contributions to Canada or whose achievements abroad have brought credit to Canada) 캐나다인 6만명에게 훈장을 올해 수여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해 캐나다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퍼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60년 이상, 엘리자베스2세께서는 우리 나라에 탁월한 헌신으로 봉사하셨고, 계속해서 캐나다에 여왕의 관용과 애정을 보여 주셨습니다.” (Over the past 60 years, Her Majesty Queen Elizabeth II has served our country with distinction and dedication and continues to show Canada her generosity and affection)

그러나 캐나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여왕과 캐나다인의 인연은 그다지 깊지 않다.

해리스 디시마사가 2010년6월에 시행한 설문에서 캐나다인 48%는 군주제는 ‘과거 식민지시대의 잔재로 오늘날 캐나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a relic of our colonial past that has no place in Canada today)고 보았다.

여왕은 캐나다의 군주제를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일 수도 있다. 입소스리드사가 2010년 6월 시행한 설문 결과 캐나다인 58%는 '현재 여왕의 재위가 끝나면 캐나다는 영왕실과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58% of Canadian want Canada to end ties to monarchy when Queen Elizabeth II's reign ends)는 의견을 밝혔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