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에 캐나다를 방문할 국빈으로 ‘웨일스의 왕자(The Prince of Wales)’와 ‘콘웰 공작부인(The Duchess of Cornwall)’이 캐나다 언론의 뉴스거리가 됐다.

찰스 영국 왕세자와 카밀라 왕세자비라고 부르는 것이 한인에게는 좀 더 친숙한 명칭이겠지만, 사실 영연방 공식 문서에서는 이들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

영국 왕실에 대해서는 존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 내용이 아니더라도 왕실이 관련된 문장은 길어진다.  예를 들면 왕세자 부부를 캐나다정부가 초대했고, 왕세자 부부가 초대를 받아준 데 대해 스티븐 하퍼(Harper)캐나다 총리가 환영했다는 문장은 아래처럼 길게 나온다. (총리실 보도자료)

Prime Minister Stephen Harper today welcomed the announcement by His Excellency the Right Honourable David Johnston, Governor General of Canada that Their Royal Highnesses The Prince of Wales and The Duchess of Cornwall have accepted the invitation of the Government of Canada to undertake a Royal Tour of Canada in May 2012.

많은 한인들이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고 오해하는데 사실은 있다. 우리말처럼 종결사에 존대를 넣는 문법이 없다 뿐이지 호칭에 존칭을 둔다. 이런 존칭을 honorific title이라고 부른다.

데이비드 존스톤 캐나다 총독(Governer General of Canada)앞에 놓인 존칭은  두 가지 호칭이 하나를 이루고 있다.  ‘His Excellency’란 (남자) 원수를 뜻한다. 여자라면 His 대신 Her이 붙는다. 이 Excellency라는 호칭이 앞에 붙는 이는 여왕, 영연방국가의 총독이나 주총독, 영연방에 자국을 대표해 온 외국 대사나 특사급이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서 직접 상대할 때는 “Your Excellency”또는 “Excellency”라고 부른다. 

The Right Honourable은 총독, 총리, 대법원장(Chief Justice of the Supreme Court)에게 주어지는 존칭이다. 자리를 떠나도 이름 앞에 이 존칭을 유지하게 된다. 약자로 The Rt. Hon이라고 쓴다. 이보다 한 등급 낮은 존칭이 The Honourable로 상원의원, 추밀원 회원, 주총독, 하원의장, 판사, 주수상이 쓴다. 약자는 The Hon. 보통 명함에는 약자로 적혀 있다. 이런 칭호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영연방 특유의 존칭으로 알고 있으면 된다.

Their Royal Highness는 왕족을 뜻한다. 내외이기 때문에 Their라고 쓴 것이고 왕족이 여자면 Her, 남자면 His가 앞에 붙는다. 왕족을 만나서는 “Your Highness”라고 칭하는 것이 예법이다.

물론 실제 캐나다 정치인을 만나 하는 대화에서는 이런 존칭을 거의 쓰지 않는다. Honourable이라고 부르면 그냥 이름을 부르자는 제안을 받을 정도로 대부분 정치인은 예법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행사 순서지나 초대장에는 이런 예법을 지켜 상대방을 높여 주는 것도 좋겠다. 참고로 시장은 현직에 한해 His/Her Worship이라는 존칭을 Mayor 앞에 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