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우선이냐, 가정이 우선이냐. 일보다 개인 생활을 더 중요시한다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캐나다인 상당수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일에 우선권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직업을 위해서 라면 캐나다인들은 잠을 덜 자는 대신 일을 더하고, 퇴근 후에도 집에서 회사 일을 하며, 자녀 출산까지 늦추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아예 일 때문에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연방 보건국이 실시한 연구 조사에서 나온 것으로, 이 연구를 진행한 칼턴 대학교의 린다 럭스베리 교수는 \"캐나다인들이 일 때문에 자신의 사생활을 상당 부분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중 40% 이상, 남성 중 30% 이상이 일 때문에 자녀 갖기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문직 종사자 여성 4명 중 1명은 일 때문에 자녀를 적게 낳겠다고 답했으며 전문직 종사자 남성 15%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일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일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 늘어나고 있으며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10년 전보다 훨씬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럭스베리 교수는 \"파트 타임 근무, 출퇴근 시간 선택제 등 각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개인 생활과 직장 생활을 조율해나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결국 자신의 직장 생활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직장인 중 절반 이상은 초과 근무를 하지 않으면 승진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초과 근무를 거부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답한 사람도 전체 절반에 달한다. 반면 일과 가정 생활을 균형 있게 영위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답한 근로자는 전체 3분의 1에 불과했다.



럭스베리 교수는 \"고용주들은 근로자들에게 개인 생활과 일을 균형있게 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고 믿지만 근로자들은 이런 제도를 이용할 경우 승진 등 여러모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믿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럭스베리 교수는 만일 이런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국 결근율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 때문에 출산을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커플이 늘어난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캐나다가 심각한 인력난에 부딪히게 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