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인종차별 가장 심한 도시, 위니펙”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최종수정: 2015-01-22 14:13

맥클레인스지 보도에 위니펙 시장 인정
"당장 없앨 수 없지만 싸울 것"

캐나다 주간지 맥클레인스(Maclean's)는 캐나다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심한 도시로 위니펙을 지목해 22일 보도했다.

맥클레인스지는 고등학교 교사가 원주민을 대상으로 남긴 악의적인 페이스북 메시지와 성폭행을 당한 후 얼어붙은 어시니보인리버 강변에 버려진 16세 리넬 하퍼(Harper)양 사례를 소개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하퍼양은 왜 위니펙에서 원주민 여성이 캐나다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이 성폭행 당하고, 살해당하는지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앞서 15세 원주민 티나 폰테인양은 비닐봉지에 싸인 사체로 매니토바주 레드 리버 강변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

또 다른 사연은 북방원주민 출신 음악가가 위니펙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가 성매매 여성으로 행인에게 취급당한 일, 원주민인 브라이언 싱클레어(Sinclair·45)씨가 완치 가능한 감염을 치료받으려고, 위니펙 응급실 진료 대기의자에서 34시간을 기다리다가 숨진 채 발견된 사연 등이 소개됐다.

맥클리인스지는 위니펙과 인근 지역 주민의 의식 문제를 지적했다. 3명 중 1명은 원주민에 대한 "편견"이 사실에 기초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편견은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대우, 치료 순서 등에서 원주민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위니펙 인구 중 원주민 비율은 17%로 캐나다 어느 도시보다 원주민 비율이 높다. 광역 위니펙 인구는 2014년 추정치로 78만2000명, 위니펙시 자체 인구는 약 71만명으로, 약 12만명이 원주민이다.

맥클레인스지 보도에 대해 브라이언 보먼(Bowmen) 위니펙 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종차별 문제를 내일 당장 끝낼 수는 없지만, 끝내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보먼 시장은 자신이 메티스(원주민 백인 혼혈)이며 처는 우크라이나계로, 자신의 자녀가 두 혈통에 대한 긍지를 느꼈으면 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보먼 시장은 맥클린스보도에 대해 "인종차별 문제가 (기사를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그렇게 빛이 비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리가 무엇과 싸울지 몰랐지만, 이제 빛 아래 드러난 만큼 (인종차별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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