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덕분에 캐나다 생활비 부담 좀 덜었어요”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최종수정: 2015-01-21 15:47

연장된 저금리 시대
◇ "이번에 더 저렴한 금리로 갈아타볼까?"

캐나다 중앙은행이 2010년 9월 이래 지난 51개월간 유지해온 1% 기준 금리를 0.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내리면 시중 은행의 일부 모기지 상품 금리도 내릴 수 있다. 단 모든 모기지가 일률적으로 내리는 것은 아니고, 기준금리와 연동된 우대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Variable rate) 모기지의 금리가 내릴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고정금리(fixed rate) 상품 이용자는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중 은행은 당장 우대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일단 관망 중인 상태다. 그 만큼 중앙은행 금리인하 발표가 예상 못한 기습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종류의 금융상품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예컨대 신용카드나 대부분 고정금리인 오토론(자동차할부)은 변화가 없다. 일명 마이너스 통장으로 불리는 라인오브크레딧 금리가 우대금리 조정 시 내려갈 수 있으나, 대부분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은 아닐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금리 높은 상품 찾기가 숙제가 됐다. 중앙은행 금리 인하는 캐나다 국내 모든 금융상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송금받는 기러기 가족 유리

캐나다인의 미국행 쇼핑·관광은 줄고, 미국인의 캐나다행 쇼핑·관광이 증가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루니 당 미화 80센트선까지 내렸다. 21일자 중앙은행 공시 대미환율로는 미화 1달러23.74센트에 장마감했다. 과거 2012년말부터 2013년초 미화와 루니가 1대1 환율이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캐나다화로 지불하는 캐나다인에게 미국 상품은 거의 24% 가격이 오른 셈이다.

반면에 캐나다에 온 미국인은 당시보다 캐나다 물가가 무려 24%나 저렴해진 셈. 한국인도 마찬가지다. 루니=1000원이라는 등식은 오래 전에 깨졌고, 현재 매매기준율 기준 루니 당 근 900원선이다. 외환은행 매매기준율은 21일 현재 루니 당 896원16센트다.

코퀴틀람의 유학생 자녀를 둔 A씨는 "한국서 송금받는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다"며 "큰돈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 여유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A씨는 다른 기러기 엄마들과도 부담이 줄었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미화로 월급을 받고 있는 밴쿠버 다운타운 거주 한인 B씨는 최근 멕시코 여행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캐나다인 고객 모집에 어려움을 느낀 업체들이 캐나다인의 겨울 리조트 여행 가격을 할인해 내놓은 데다가, 환율 덕분에 B씨는 전보다 상당한 여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 밴쿠버지역 미국 특수 기대?

캐나다를 찾는 미국인 관광객에 대한 기대도 크다. 2013년 기준 미국인 관광객은 2043만명, 한 해 캐나다 방문 관광객이 2500만명 남짓한 점을 고려하면 5명 중 4명은 미국인인 셈이다. 미국인 관광객은 1회 방문 시 1인당 500달러 정도를 캐나다 국내에서 쓰고, 대부분 2~3박의 단기 여행이 대부분이라, 타국 관광객보다 쓰는 액수가 적지만, 워낙 많은 숫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수익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밴쿠버시내 업체 사이에서는 미국인 관광객이 늘고 소비도 늘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특히 4월말부터 9월까지 크루즈시즌이 시작되면 지역 내 풀리는 미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밴쿠버에 들리는 크루즈 한 척당 최소 200만달러, 승객 1인당 약 300달러 지출이 이뤄진다, 2014년 기준 밴쿠버항에는 크루즈가 243회 기항했다. 개스타운에서 업소를 운영하는 한인 C씨는 "몇 년간 침체를 거쳐 지난해부터 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일단 시즌이 시작돼 봐야 알겠지만, 미국 경기가 예전보다 좋다거나, 환율 덕분에 쇼핑 부담이 줄었다는 얘기가 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나오는 만큼, 올해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밴쿠버 영화 업계와 게임개발 업체도 낮은 루니 가치 덕분에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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