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는 살만한 곳인가? 젊은이에게 묻는다면…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최종수정: 2015-05-21 15:13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살던 곳에서 떠밀릴 것
밴쿠버는 살만한 곳인가? 질문 대상을 밀레니엄세대로만 한정한다면, 그 답은 회의적일 가능성이 높다. 젊은 세대일수록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신용조합 밴시티(Vancity)는 21일자 보고서를 통해 밴쿠버의 집값 상승이 이 지역 미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을 사거나 유지하기 어려워진 밀레니엄세대가 밴쿠버를 등지게 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밴시티의 분석이다. 그 대표적 예가 바로 구인난이다. 

밴시티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2025년까지 계속될 경우, 고수요 직업군 중 85%에서 88%는 주택 대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금 상승률이 집값이나 집 유지 비용 증가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것이 밀레니엄세대가 밴쿠버를 등지는 혹은 밴쿠버에서 떠밀려 나가게 되는 좀더 구체적인 이유다. 앞서 언급된 고수요 직업군이 밴쿠버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밴시티는 “메트로밴쿠버 지역에서는 전체 직업군 가운데 선임 업무 관리자, 선임 건설 관리자, 엔지니어링 관리자만이 주택 대출 부담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나머지 직업군에 속한 밀레니엄세대들은 주택 시장 접근성이 용이한 다른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밴시티가 제시한 다른 통계를 살펴보면, 이번에 제기된 문제점들은 이미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밴시티는 “2001년에서 2014년 사이 밴쿠버내 거주 비용은 63%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은 36.2%에 그쳤다”고 전했다. 특히 몇몇 직업군의 연간 임금 상승률은 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밴시티는 “평균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가계 연소득이 12만5692달러는 돼야 한다”며 “산업용 전기기술자, 토목기사, 경찰관, 심지어는 일반의도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밴시티는 주택시장발 위협을 낮추기 위해서는 임대용 주택에 대한 세금 혜택을 늘리고 각 지자체가 가격 정책 수립에 나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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