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주택구입 여력 ‘위기 수준’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최종수정: 2018-07-06 15:16

가구 소득의 88% 필요...전국 평균보다 두 배나 높아 RBC 주택구입여력 척도
밴쿠버 주택 구입 여력이 ‘위기 수준’에 다다랐다. 또 이자율 인상에 따라 주택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소유 비용을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발표된 로얄은행의 주택 구입 여력 척도에 따르면 밴쿠버에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비용은 올 1분기에 사상 최고에 달했다.

밴쿠버 거주자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 가구 소득의 약 88%가 필요했으며, 토론토 거주자들은 74%가 필요했다. 

밴쿠버와 토론토의 소득 대비 주택 구입 비용 비율은 48%의 전국 평균이나, 몬트리올과 캘거리와 같은 다른 대도시들의 4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RBC 경제연구소 로버트 호그 수석경제학자는 “주택 구입 여력은 밴쿠버와 토론토의 중요한 이슈다. 밴쿠버의 구입 여력은 이제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분기 동안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토지역 구매자들에게도 이는 풀기가 어려운 난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지난 3분기에 걸쳐 주택 가격의 재인상이 구입 여력 위기를 증폭시켰지만, 이자율 인상이 전국에 걸친 모든 주택시장에 또 다시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이자율 인상은 2016년 말과 2017년 초에 짧은 기간의 유예를 거친 후 주택 구입 여력을 다시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쿠버의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지난 2년에 걸쳐 BC 주정부와 규제당국은 강도 높은 일련의 조치들을 도입했다.

그러나 광역밴쿠버의 기준 주택 가격은 매매가 일 년 전에 비해 35%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09만4천 달러까지 다시 올랐다. 

연방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다음 주에 예정된 정기금리조정 회의에서 다시 이자율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IBC은행 관계자는 “규제당국과 주정부가 시행한 더 높은 이자율과 같은 조치들은 단기적으로는 경제를 둔화시키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밴쿠버와 토론토가 직면한 주요 문제는 결국 공급이다. 단순히 충분한 공급이 아니다. 수요가 인구통계적 요인 때문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조세 정책을 통해 수요를 억제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 시장에 공급을 더 늘리는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밴쿠버와 토론토의 과도하게 비싼 주택 시장의 구입 여력 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시장의 초점은 외국인 투자 제한에 맞춰져 있다. 이런 조치들의 긍정적 효과는 인정하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제 1의 이슈는 실제로 공급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어 이로 인해 주택 구입 여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문제는 현 주택 상황이 위기 국면이며 미래의 구입 여력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여력 해결을 위한 장기적 해결책은 결국 공급이라며 이를 위해 구역(zoning)용도 변경의 신속한 처리 등의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밴쿠버 거주자들은 집을 구입하기 위해 가구소득의 약 88%가 필요한 반면, 토론토 거주자들은 74%에 그치는 등 전국 평균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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