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 주택 구입 여력에 도움 안돼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최종수정: 2018-06-07 14:32

모기지 심사 강화, 조세정책 통한 억제 조치에도 불구 저가 콘도-타운홈 지난 1년간 20% 이상 올라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도입된 각종 조치들이 실제로는 낮은 가격대의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메트로 밴쿠버의 주택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을 보여주는 많은 징조들이 있지만, 낮은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희소식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광역밴쿠버 부동산 협회 자료에 따르면 주택 매매는 10년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특히 단독주택 가격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에서 소폭 떨어졌다. 

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진 지역은 밴쿠버 웨스트 사이드와 웨스트 밴쿠버 등 가장 비싼 거주 지역으로 지난 6개월에 걸쳐 4% 가량 인하됐다. 

최고가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은 변화무쌍한 부분의 하나이기에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주택 취득세율의 인상, 투기세와 빈집세와 함께 3백만 달러 이상 고가 단독주택에 대한 교육세 및 양도세율의 인상은 어느 정도 고가 부동산 판매의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3백만 달러 이상 주택 판매는 전체 시장의 3%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 세금들의 효과는 제한적일 뿐이다. 

반면 전체 주택 가격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저가 주택의 경우에는 가격이 오히려 인상됐다. 

이는 주택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해 도입된 다른 요인들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실질적으로 저가 주택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파트 판매는 29%나 줄었지만, 기준가격은 꾸준하게 상승곡선을 그리며 20%나 올랐다. 

광역밴쿠버 부동산협회 필 무어(Moore) 회장은 새로운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와 이자율 인상이 저가 주택 부문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무어 회장은 “새로운 모기지 테스트 규칙에 따라 평균 12만 달러를 버는 커플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가격이 75만 달러로 묶이면서 이 가격대 아래의 저가 아파트와 타운 하우스에 대한 구매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의 강화로 첫 주택구입자들이 크게 낭패를 겪고 있다. 공급이 아주 제한적인 저가 주택 부문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어 회장은 “메트로 밴쿠버의 매물은 지난 2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인 장기 평균에는 밑돈다”며 “인구통계 특성이 시장의 적정가격대의 집값에 대한 지속적인 인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광역밴쿠버 지역 전체에 걸쳐 기록적인 4만2천채의 주택이 건설 중에 있지만, 이민 인구와 변화하는 인구통계 특성으로 인해 수요가 공급을 만성적으로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택시장을 뒷받침하는 거대한 인구집단인 밀레니얼 세대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주택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향후 몇 년간 특히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 도시의 주택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어 회장은 “이들은 고가 주택시장에 진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다. 결국 이들이 75만 달러 이하 대의 매물에 뛰어들면서 저가 주택시장 가격인상을 부채질하게 되는 것”이라며 “과거 부동산시장을 추적해보면 새로운 세금들의 부정적 영향은 기껏 3-4개월 정도 지속되다 시장 가격은 다시 오르곤 했다”고 지적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BC주에는 기록적인 4만2천 채의 주택이 건설 중에 있지만 이민과 인구통계 특성의 변화로 인한 수요를 여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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