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스코샤의 뜨거운 ‘랍스터 전쟁’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최종수정: 2017-10-20 16:37

원주민-상업적 어부들 어로 방법-암시장 둘러싸고 갈등  선박 불태우고 죽은 랍스터 부두에 방치 등 대치 격화

도난당한 뒤 불탄 채 방치된 어선들, 죽은 채 버려진 수천 파운드의 랍스터들 그리고 횡행하는 암시장과 어민들의 인종간 갈등. 황금알을 낳는 대서양의 랍스터 산업을 둘러싼 긴장이 남서부 노바스코샤 주에서 고조되고 있다.


여름시즌 동안 유명한 랍스터 번식장인 세인트 마리 베이에 위치한 작은 커뮤니티를 따라 최근 몇 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랍스터 보존법은 자원 보호를 위해 번식 시즌에는 랍스터 어획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지난여름 내내 수천 파운드의 랍스터들이 버려진 것을 망연자실한 채 지켜봐야 했다.

상업적으로 어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어부들은 수산물을 어획하고 판매하기 위한 연방 면허증을 보유해야 한다. 또 규정된 시기까지 수중에 트랩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남서부 노바스코샤에서 트랩설치 금지 기간은 10월15일부터 늦가을 까지다. 그렇지만 여름 규칙에도 예외가 있다. 원주민들이 판매목적이 아닌 경우는 어느 때든지 랍스터를 잡을 수 있다.


이 지역 어민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Coldwater Lobster Association'의 버니 베리 회장은 “이번 여름에는 한 지역에서 먹을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은 랍스터를 어획할 수 있는 많은 어선들이 우리 지역에서 어로 활동을 했다“며 ”매일 수천 톤의 랍스터들이 어획됐다. 그것도 대낮에. 그러나 아무도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런 불법 어로활동이 벌어진 원인 중 일부는 불법적으로 장어를 잡아 판매했던 20년전 도널드 마샬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원주민 어업권을 둘러싼 판결의 모호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적절한 생계형 어업을 규정하는 정책이 아직까지 수립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연방 해양수산부는 지금도 적절한 생계형 어업을 규정할 협의 과정을 시작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어민들은 “누가 적절한 생계형 어업을 할 수 있는 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여름의 랍스터 불법 남획과 같이 원주민이라고 속이면서 이 지역 수산자원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적절한 생계형 어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면허증의 부재는 불법어로 제재활동을 약화시키고 있다.

연방정부의 무관심에 지친 일부 원주민 어민들이 스스로 불법어획 단속에 나서면서 사법당국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사소한 어로 활동은 상업적 어부들이 관심을 가질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큰 문제는 상업적인 규모의 어획이다.

지역적으로 LFAs로 알려진 랍스터 조업구역 33과 34는 가장 큰 규모이자 황금알을 낳은 해양 랍스터 거래구역이다.

2016년에 이 두 지역의 총 어획량은 5억달러 이상에 달했으며 노바스코샤, 뉴브룬스윅 및 PEI 세 개 주 전체 랍스터 수입(8억달러)의 60%를 차지했다.

웨스트 보나의 자유당 소속 콜린 프레이저 의원은 “주요 목적은 남서부 노바 스코샤주의 랍스터 자원 보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의 상업 어민들은 먼저 야무스(Yarmouth)부터 딕비(Digby)까지 연안을 따라 연방어업사무소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이면서 9월의 경고를 제기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은 원주민의 권리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플래카드와 함께, 이들은 랍스터 보존법칙이 제대로 집행될 것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로활동에 대한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감정이 격앙되면서 원주민과 비원주민 어민들 사이의 평화는 깨지기 시작했다.

상업적 어부들은 원주민들과의 갈등에는 단순한 어로 방법에 대한 갈등뿐 아니라 비시즌에 번성하는 암시장이 보다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식용이나 축제용을 가장해 트랩을 설치하는 불법이 횡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어획한 랍스터 암시장에는 원주민뿐만 아니라 비원주민들도 관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랍스터 면허증을 소지한 한 어민은 “불법 트랩을 통해 어획한 랍스터를 거래하는 암시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공정하게 단속에 나선다면 원주민과 비원주민 사이의 갈등은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게 현실이며 급기야 이달 두 척의 선박 화재가 발생하면서 연방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화재 피해 선주는 “이전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 암시장에서 폭리를 취했던 자가 수사 초점을 돌리기 위해 자신의 배에 불을 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수사관들이 암시장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어로 지역에 대한 감시 또한 늘렸다”며 “현재 원주민 지도자들과 어업권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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