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수준에 맞는 집 렌트도 어렵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최종수정: 2015-11-24 16:06

“렌트 가구 24% 소득의 절반 이상을 월세로”
밴쿠버에 정착할 계획인 한국의 예비 이민자 이모씨는 요즘 들어 한숨 쉬는 날이 많아졌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밴쿠버의 아파트 렌트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이다. 월 2500달러 정도로는 밴쿠버에서 방 두 개짜리 아파트조차 구하기 어렵다는 게 이씨의 하소연이다.

메트로밴쿠버내 다른 도시들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퀴틀람의 경우에도 적어도 월 1500달러는 부담할 수 있어야 방 두개짜리 콘도를 구할 수 있다. 밴쿠버의 렌트 생활자들은 예비 이민자 이씨의 부담을 이미 오래 전부터 체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밴쿠버에서 자기 소득 수준에 맞는 집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는 수치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BC비영리 사회주택 연합회(BC Non-profit Housing Association, 이하 사회주택 연합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메트로밴쿠버에는 총 89만1335가구가 살고 있다. 이 중 세입자 가구 비중은 34%(30만4270가구)다. 

렌트 생활자들의 월세 부담을 확인할 수 있는 소득 대비 월세 부담은 23%로 집계됐다. 렌트 생활자의 연간 가계 평균 소득과 중간 소득은 각각 5만4081달러와 4만1615달러, 유틸리티를 포함한 렌트비 평균은 1054달러라는 점에 기초해 나온 결과다.

하지만 렌트 취약층의 비중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게 문제점이다. 렌트 가구의 24%, 즉 7만3540세대가 수입의 50% 이상을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홀어머니 가구의 약 50%가 여기에 해당된다는 전언이다. 이로 인한 부담은 사회주택 건설이 지지부진한 곳에서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한편 사회주택 연합회는 이민자들의 렌트 현황에 대해서도 들여다 봤다.  이에 따르면 이민자 중 렌트 가구는 11만4425가구로, 이 가운데 23%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렌트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주택 연합회는 또한 이민자 가구 2만9140세대의 주거 조건을 “과밀”이라고 진단했다. 전체 이민자 렌트 가구 중 25%가 비좁은 공간에서 여럿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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