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달러 미화 81센트선까지 하락”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최종수정: 2014-12-16 15:38

산유국 캐나다에 유가하락이 미치는 영향은?

산유국 캐나다는 최근 유가하락에 긴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CIBC월드마켓은 "최근 가파른 국제유가 하락은 캐나다 연방·주정부의 세수를 최대 100~130억달러 줄일 수 있다" 고 16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방정부의 세수 손실은 약 50억달러이며 나머지는 주정부 세수 감소분이다. CIBC는 특히 캐나다 국내 산유주(産油州)인 ▲앨버타주 ▲새스캐처원주 ▲뉴펀들랜드주정부가 세수 손실을 다른 주보다 많이 볼 전망이다.

이런 전망은 캐나다가 유가의 기준으로 삼는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미화 70달러일 때를 가정한 결과다. 16일 WTI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미화55달러93센트에 장 마감했다.

캐나다 전체 경제에서 원유를 포함해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근 10%다. 이는 러시아나 노르웨이 GDP의 원유 비중이 25%대인 것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단 캐나다 국내 산유주 경제에서 에너지 분야의 GDP비중은 25~30%를 차지한다. 특히 앨버타주는 유가하락으로 최대 70억달러 손실을 볼 수 있어, 캐나다 국내에서 가장 타격이 클 전망이다.

단 모든 주가 위기는 아니다. 온타리오주 GDP에서 에너지 분야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광산·석유·가스 생산분야가 BC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 미만으로, 유가하락은 BC주 경제에 큰 위협은 안 되는 것으로 CIBC는 분석했다.


◇"캐나다 GDP 성장률 0.5%포인트 깎일 것"

1960년대 국제유가가 35% 하락했을 때, 캐나다 GDP 성장률이 0.25%포인트 하락했던 실제 사례를 토대로, CIBC는 현재 캐나다는 국제유가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았다. CIBC는 "현재 캐나다 경제는 1960년대보다 에너지수출 의존도가 훨씬 높아졌다"며 "이 결과 유가 35% 하락은, 60년대보다 2배인 GDP 성장률 0.5%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5년 캐나다 GDP성장률이 기존 2.7%에서 유가 하락을 반영해 2.2%로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별로 보면 2015년 경제 성장 전망치는 산유주냐 아니냐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실질GDP기준 2015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BC주는 2.5% 성장해 캐나다 평균보다 높고, 앨버타주의 1.7%나 새스캐처원주의 1.9%보다 높은 수치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2016년에는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BC주 2.7% 앨버타·새스캐처원주 각 2.8%로 바뀐다. 주목할만한 점은 저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은 있어도 경기 후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유가 40% 하락하면 캐나다달러 가치 5% 하락"

캐나다 중앙은행은 유가가 40%하락하면 자원화폐인 캐나다 달러 가치가 5% 하락한다고 보았다. 현재 캐나다화 1달러(이하 루니) 환율은 미화 86센트다. CIBC는 WTI유가가 배럴당 미화 70달러 선일 때, 루니는 미화 81센트에 머물 것으로 봤다. CIBC는 루니 당 미화 81센트는 향후 몇 분기에 걸쳐 바닥을 다지는 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밴쿠버 관광공사는 최근 대미환율 상승(루니 하락)으로 미국인의 밴쿠버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15일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면들을 보면 유가 하락이 캐나다 경제에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유가 하락으로 소득 100억달러 부양 효과가 발생한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휘발유값이 내리면서 교통·난방비 부담이 크게 줄 수 있다. 단 내년 이후에도 이 부양 효과가 장기적으로 갈 것이라고 보는 이는 드물다. 현재 유가하락은 미국이 꾸준히 늘려온 셰일오일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월 OPEC의 감산합의 실패의 결과다. 가격에 따른 자연 감산 또는 합의가 이뤄지면 유가 반등 가능성이 있다.


◇연방정부 흑자 달성 목표 위기?

만약 CIBC은행 전망대로라면 현재 집권 보수당(Conservative)의 내년도 예산 흑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이미 흑자가 크게 줄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조 올리버 캐나다 재무장관도 11월 12일 예산 전망에 대해 발표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미화 81달러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내년도 흑자가 16억달러로 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가격을 반영해 흑자 폭이 크게 준 새 예산전망 발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줄은 흑자 폭은 내년도 10월 연방총선을 앞두고 집권당이 추가 공약을 내놓을 여지를 줄이는 이유가 될 전망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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