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 입국 거부조치 잇달아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최종수정: 2014-04-18 13:54

입국 목적 ‘허위 설명’, ‘말실수’가 주된 요인… 입국 거부 시 2년 동안 입국 금지 ‘주의’
# 지난달 열린 밴쿠버 패션위크에 업무상 참가하기 위해 캐나다를 찾은 20대 A씨는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말실수를 했다가 입국을 거부당할 뻔 했다. 밴쿠버 패션위크 참가차 입국했음에도 불구, 입국 목적을 묻는 질문에 ‘관광’이라고 답했던 것. 캐나다 국경 경비청(CBSA)은 A씨의 여행 가방에서 의심 물품이 발견됐다는 것을 문제삼아 입국 거부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다행히도 주밴쿠버총영사관과 행사 관계자의 도움으로 행사 기간 입국을 허락 받을 수 있었다.

# 관광 비자로 캐나다에 입국하던 40대 여성 B씨는 밴쿠버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 판정을 받았다. 당시 B씨의 소지품을 확인하던 국경 경비청이 캐나다 현지 취업에 필요한 서류 등을 발견하면서, 입국 거부 판정을 내렸다.

# 캐나다에 거주하는 누나를 만나기 위해 밴쿠버 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40대 C씨도 입국을 거부당해 한국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C씨는 6개월 동안 캐나다에서 머물 예정이었으나 ‘체류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이냐’는 국경 경비청의 물음에 답하지 못해 입국을 거부당했다. C씨가 아무 계획 없이 장기간 머물면서 불법 장기 체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산 것이다.

캐나다를 방문하려다 입국을 거부당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밴쿠버 총영사관에 공식 집계된 입국 거부 사례는 모두 4건이다. 국경 경비청이 한국인 관광객의 입국 거부를 일일이 총영사관에 통보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경찰영사는 “한국인 관광객의 입국 거부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입국 목적을 비자 용도와 다르게 설명하거나 허위로 설명해 입국 거부당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수 개월 이상 체류할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여행 계획 등이 전혀 없어 장기 체류를 의심 받아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인 관광객의 ‘말실수’도 입국 거부의 주요 요인이다. 이달 12일에는 밴쿠버에 사는 남편을 만나러온 30대 초반의 여성이 “남자 친구를 만나러 왔다”라고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입국 거부당할뻔 한 사례도 있었다. 당시 공항에서 기다리던 남편이 직접 국경 경비청 직원을 만나 오해를 푸는 덕분에 입국 거부는 면했다고.

국경 경비청은 입국 목적을 허위로 설명했거나 의심되는 경우, 입국 거부 판정을 내릴 수 있다. 입국 거부 판정을 받으면 허위 설명이 요인일 경우에는 2년, 다른 이유일 경우에는 1년 동안 캐나다 입국이 금지된다.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법원에서 이를 심의하는 기간이 짧지 않다. 이 기간 동안 공항 구치 시설에서 머물러야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때문에 이의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적잖다.

이 영사는 “입국 목적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장기 거주 목적이라면 세부 여행 계획을 세워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영사는 “설명에 있어 영어가 익숙치 않으면 한국어 통역관을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면서도 “그러나 한국어 통역관이 한국인의 편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캐나다 경비청의 조사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불필요한 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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