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재단 요리법 경연'서 호텔 조리장도 놀란 퓨전한식 등장

조선닷컴 단미

최종수정: 2012-02-24 10:43

누룽지 토우에 나물 토핑이 향긋~
일본인 초보 요리사가 만든 '나물 라이스 피자'
'한식 조리법 경연대회'서 5개 수상작 중 하나로 뽑혀
"다른 퓨전 한식에도 도전해볼 생각. 한식을 더 사랑하게 될 거 같아"

프라이팬 위에 밥을 얇게 펴 살짝 튀긴다. 누룽지 향이 은은한 토우가 완성된다. 여기에 콩나물, 고사리 등 신선한 나물과 김치 등 한국식 토핑을 얹는다. 모양은 피자 같지만 한 숟가락 떠 물면 나물과 밥이 어우러져 입안을 한 가득 채운다. 맛이 비빔밥 같아 친근하면서도 디자인이 독특하고 신선해 자꾸만 손이 가는 요리다. 조리시간은 약 30분.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하다.

일명 '나물 라이스 피자'는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마치야마 유이코(24) 씨가 만든 퓨전 한식이다. "원래 피자를 좋아하는데 한국의 나물에도 매력을 느껴 두 특성이 어우러진 음식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3년 전 한국인 친구들의 소개로 맛본 비빔밥과 삼겹살의 맛에 반한 뒤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더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 요리를 개발했다.

외국인에 눈높이를 맞춘 '나물 라이스 피자'는 한식재단(이사장 양일선)에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31일까지 전 세계 한식 팬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한식 조리법 경연대회'에서 수상작으로 뽑혔다.

수상작 '나물 라이스 피자'(사진 왼쪽)과 일본인 요리사 마치야마 유이코씨(사진 오른쪽)

62개국 660여 명이 참가한 경연대회에서 수상작은 단 5개 요리뿐. 23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 취선관에서 진행된 시상식에 참가한 마치야마 씨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았는데 여기까지 초대받아 상을 받게 돼 놀랍고 기쁩니다"라며 미소를 띠었다.

마치야마 씨는 드라마와 K팝을 통해 한국문화와 가까워졌고 이어 한식까지 관심을 두게 된 경우다. 평소 요리를 즐기는 편도 아니었지만 10회나 한국을 오가며 여러 음식을 접하면서 주방의 출입도 잦아졌다. 초보 요리사 딱지를 뗀 그녀는 트로피를 바라보며 "이번을 계기로 다른 퓨전 한식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한식을 더 사랑하게 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담긴 요리들이 줄을 이었다. 쏘냐(독일) 씨의 '프리스타일 파프리카 닭갈비', 씨안메이요(미국) 씨의 '김밥 모양 비빔밥', 다오찌홍늉(베트남) 씨의 '퓨전 잡채', 코페이센(말레이시아) 씨의 '시크릿 팥빙수'가 오감을 자극했다.

특히 두리안 등 동남아 열대과일이 들어간 팥빙수는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워커힐호텔 이재옥 조리장에게 "전문 레스토랑에서도 충분히 접목 가능한 레시피"라고 극찬을 받았다. 홍보대사인 슈퍼주니어의 은혁은 반으로 자른 파프리카에 탐스럽게 담긴 닭갈비 요리를 맛보고 "너무 맛있다"를 연발했다.

K팝 스타 '슈퍼주니어'가 대회 출품작들을 시식하고 있다.

드라마와 K팝에서 시작된 한류가 음식 등 문화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식재단의 양일선 이사장은 "전통 한식이 얼마나 유연하게 다른 문화의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지 느낄 수 있었으며 응모자들과 수상자들의 놀라운 한식 사랑에 다시 한 번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0년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출범한 한식재단은 이번 행사와 더불어 '뉴욕 엔젤로 소사의 한식 메뉴 파티', '뉴욕 내 사무실 한식 점심도시락 배달'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 활동으로 한식을 알리고 있다. 한식재단에 따르면, 뉴욕에서 한식에 대한 호감도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9.9% 대폭 상승했다.

한식재단은 전 세계의 한식팬들이 참가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어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에도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독일에서 온 쏘냐 씨는 "이번 콘테스트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뿐만 아니라 한식 전문가들로부터 생생한 한식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한식과 K팝 등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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