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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가 흐르는 기품있는 도시 오타와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5-15 16:27

1. 캐나다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다. 온타리오주와 퀘벡주 경계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수도로 지정된 오타와는 이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오타와는 온타리오주에 속하지만 다리 건너 가티노는 퀘벡주에 속하는 이색적인 도시다.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도시답게 수도 오타와의 첫인상은 북적대고 바쁜 모습이다. 빽빽히 들어선 고층빌딩숲 사이로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도심에서 한 발짝만 비켜서면 오타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고풍스런 건물들은 현대적인 도시에 품격을 입힌다. 곳곳에서 펄럭이는 붉은색 메이플 잎의 캐나다 국기는 품격에 강렬함을 더해준다. 토론토나 몬트리올 같은 대도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오타와는 수도만이 가질 수 있는 기품과 매력을 충분히 발산한다.


<▲리도 운하>

◆국회의사당

팔러먼트 힐(Parliament Hill)에 있는 국회의사당은 수도 오타와를 대변하는 건축물이자 캐나다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이 거대한 고딕 건물은 온타리오주와 퀘벡주를 구분하는 오타와강이 내려다 보이는 석회암 절벽 위에 세워져 위풍당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국회의사당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명령에 따라 1800년대 중반에 지어졌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이 쓸고간 흔적은 고풍스런 품격을 더한다. 혹자는 오타와에서는 국회의사당밖에 볼 것이 없다고 하지만 국회의사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타와 여행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팔러먼트 힐 입구에 서면 국회의사당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위에 자리 잡은 국회의사당은 고딕 건물 특유의 중후함과 단아함이 돋보인다. 빅토리아 시대의 고품격 석조 건물이 초록빛 청동 지붕과 조화를 이뤄 우아함마저 느껴진다.

국회의사당의 고풍스런 외관에 마음을 빼앗겼다면 이번에는 내부를 구경해볼 차례다. 국회의사당은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 투어를 진행한다. 영어와 프랑스어 2개 언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1시간 정도 진행되는 동안 상원 및 하원 본회의장과 도서관 등을 돌아보며 캐나다의 정치, 사회,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가이드의 안내를 듣고 있으면 모국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내부 곳곳에서는 화려하고 정교하게 새겨진 문양과 조각을 볼 수 있다. 특히 고풍스런 멋에 화려함까지 더해진 도서관은 아름답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투어의 마지막은 국회의사당 한가운데 높이 솟아있는 평화의 탑에 오르는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캐나다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평화의 탑에는 대형시계가 달려있다. 이 시계가 낮 12시 30분을 가리키면 거대한 종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울린다. 평화의 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오타와 시내를 비롯해 강 건너 가티노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오래된 건물과 깨끗하게 정비된 도로, 유유히 흐르는 강이 어우러진 풍경이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여름에 오타와를 방문하면 국회의사당 위병교대식을 볼 수 있다. 붉은색 제복에 검정색 모자를 쓴 100여명의 위병들은 20여분 간 캐나다 왕실 기마경찰의 예식에 따라 백파이프를 앞세우고 행진한다.

국회의사당 관광의 백미는 빛과 소리의 쇼(Sound and Light Show) 관람이다. 매년 여름 오후 10시가 가까워지면 수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사당 잔디밭에 모여든다. 모자이카(MOSAIKA)라는 빛과 소리의 쇼를 보기 위해서다. 국회의사당 건물에 조명을 쏴서 캐나다의 역사를 영화처럼 구성한 쇼로, 국회의사당을 적절히 이용해 관광상품으로 만든 캐나다인들의 지혜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30분 정도 이어지는 화려한 빛의 향연은 무더운 여름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가족, 연인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빛과 소리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다 보면 더위도 잊게 만든다.

겨울철 화려한 전등 장식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국회의사당 주변에 설치되는 1000여 개의 전등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 인상적인 분수와 더불어 겨울철 국회의사당의 대표 볼거리다.

◆리도 운하

국회의사당을 나서 10분 정도 걸으면 오타와의 또 다른 명소 샤토 로리에 호텔(Chateau Laurier Hotel)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앞으로 샤토 로리에 호텔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운하가 흐른다. 오타와에서 국회의사당 다음으로 유명한 리도 운하(Rideau Canal)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리도 운하는 오타와에서 킹스턴 온타리오 호수까지 총 200km가 넘는 길이를 자랑한다. 또 북미 대륙에서 만들어진 운하 중 가장 오래된 운하다. 애초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건설됐지만 현재는 오타와 시민들의 대표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운하의 수문은 건설 당시 방식 그대로 수동으로 개폐된다. 계단식 형태로 지어진 수문은 높낮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수문을 열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이 흘러 높이가 같아지면 배가 통과할 수 있다.

오타와 시민들은 운치 있는 운하를 따라 산책과 조깅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며 도심 속 여유를 만끽한다. 여름이면 유람선과 보트가 드나들고 가을이면 오색 찬란한 단풍길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특히 겨울에는 약 8km 길이의 스케이트장으로 탈바꿈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천연 아이스링크에서 시민들은 스케이트를 타며 겨울철 야외활동을 즐긴다. 영하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 달리는 스케이팅의 묘미가 일품이다.

운하 옆에는 오타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건물인 바이타운 박물관(Bytown Museum)이 있다. 바이타운 박물관에서는 리도 운하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오타와 문화예술의 핵심 공간인 국립예술센터(National Arts Centre)가 보인다. 국립예술센터에서는 콘서트와 무용, 연극 등 각종 공연이 쉬지 않고 열려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국회의사당>

<▲근위병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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