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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멋을 간직한 축제의 도시 '몬트리올'을 가다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3-20 15:53

1. 캐나다에서 만나는 유럽


<▲노트르담성당>
"비앙베뉴(Bienvenu) 몽헤알(Montreal)"

몬트리올 국제공항(Montreal-Pierre Elliott Trudeau International Airport)에 내리자마자 낯선 문구가 눈길을 끈다. 환영을 뜻하는 영어 Welcome to Montreal의 불어식 표현인 비앙베뉴 몽헤알. 영어와 불어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도시 몬트리올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불어를 사용하고 유럽을 닮아 있어 이른바 북미의 파리라 불리는 몬트리올. 우리에겐 90년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팝 디바 셀린 디온이 결혼식을 올린 곳이자 대한민국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1976년 레슬링 양정모 선수)을 안겨준 도시,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캐나다 메이플로드가 관통하는 지점 등으로 친숙한 곳이다

몬트리올은 캐나다 퀘벡주의 중심도시다. 2011년 기준 160여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광역 몬트리올까지 합치면 380여만 명으로 늘어난다. 160여만 명은 토론토에 이어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캐나다 제2의 도시답게 몬트리올은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갖고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올드몬트리올(Vieux Montreal)

생로랑(Saint Lawrence)강 어귀 몬트리올섬에 자리잡은 몬트리올은 300년을 훌쩍 넘긴 오래된 도시다. 오래된 도시의 고풍스런 멋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구시가지 올드몬트리올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몬트리올은 17~18세기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혹자는 낡았다고, 혹자는 회색빛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올드몬트리올의 오래된 건물들과 도로들은 저마다 멋진 자태를 뽐내며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백년 전 지어진 멋스런 건물들을 감상하며 돌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마치 중세 유럽의 한 골목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구시가지의 고풍스런 멋은 신시가지의 현대식 고층 건물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자랑한다. 

자끄-까르띠에(Jacques-Cartier) 광장

고풍스런 건물들의 매력에 흠뻑 취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정신없이 걷다 보면 올드몬트리올 한가운데 자리한 끄-까르띠에 광장에 도착한다. 광장을 둘러보면 지친 심신을 달래줄 노천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광장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늘어선 카페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은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준다.

카페에 앉아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다보면 거리 공연을 펼치는 젊은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기타 하나 들고 알아들을 수 없는 불어로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 우스꽝스런 분장을 하고 묘기를 보여주는 광대, 사람들의 얼굴을 개성 있게 그려주는 화가 등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광장을 기준으로 골목 곳곳엔 각종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숨어있다. 크고 작은 소품부터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몬트리올 시민들이 사랑하는 이 광장은 날씨 좋은 주말이면 오전부터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여름엔 꽃 장식, 겨울엔 눈과 얼음 장식이 더해지면서 시민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한다.

올드포트(Vieux Port)

광장을 떠나 발걸음을 생로랑 강변으로 옮기면 철로를 따라 기다란 산책로가 이어진다. 예전 몬트리올 주요 무역항으로 사용됐던 올드포트다. 올드포트는 과거 영광을 뒤로 하고 현재는 몬트리올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주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푸른빛 잔디와 나무가 무성한, 깔끔하게 정리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특히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폐달을 밟는 기분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올드포트 강가에서 보이는 이색적인 건축물 해비타트 67(Habitat 67)과 놀이공원 라홍드(La Ronde), 항구에 정박한 크고 작은 요트 등도 눈길을 끈다. 올드포트 한켠엔 바다가 없는 몬트리올 시민들을 위한 해변도 조성돼있다. 여름이면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작은 해변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겨울엔 시민들을 위한 무료 야외 스케이트장이 개장된다. 각자 자신의 스케이트를 가져와 타면 된다.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 스케이트를 타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노트르담성당(Notre Dame Basilica)

몬트리올 지하철인 메트로(Metro)를 타기 위해 올드몬트리올에서 가장 가까운 플라세담(Place dArmes)역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웅장한 모습의 건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노트르담성당. 1829년 완공된 노트르담성당은 몬트리올의 상징이자 북미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거대하고 중후한 위용을 자랑하는 노트르담성당에 시선을 빼앗긴 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 장식에 또 한 번 눈을 뗄 수가 없다. 오색빛이 찬란한 환상적인 내부 장식을 바라보고 있으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신비로움마저 느껴진다.

여느 유럽 성당들과 마찬가지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창문과 성경의 인물들이 정교하게 장식된 의자, 하나하나 붓으로 그려나간 천정과 벽의 문양 등 성당 건립 당시의 세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총 5772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진 파이프 오르간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성당 미사에 참석할 경우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심금을 울리는 파이프 소리와 오르간의 찬란한 금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성요셉성당(Saint Josephs Oratory of Mount Royal)

노트르담성당의 화려함에 반했다면 이번엔 성요셉성당의 엄숙함에 빠질 차례다. 몬트리올 중심부에 위치한 산인 몽후아얄(Mont Royal) 꼭대기에 올라가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성요셉성당을 만날 수 있다.

캐나다 수호성인 요셉의 이름을 딴 성요셉성당을 구경하기 전 반드시 건립 배경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성요셉성당은 1904년 앙드레 신부에 의해 지어졌다. 앙드레 신부는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는 기적의 신부로 알려져있다. 이에 수많은 몬트리올 사람들은 심각한 병을 앓고 있거나 심신에 치유가 필요할 때 이 성당을 찾아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성당 내부 곳곳을 살펴보면 선굵은 장식이 좌중을 압도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특유의 고요함과 장대함은 기도하는 사람들의 간절함과 함께 성당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성당 내부를 둘러본 뒤 밖으로 나가면 한눈에 들어오는 몬트리올 전경에 또 한 번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산 꼭대기에 자리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성요셉성당은 몬트리올 전경을 볼 수 있는 주요 지점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자연과 어우러진 몬트리올을 바라보며 기분좋은 상념에 빠져 있으면 유럽을 닮은 도시에 왔음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올드몬트리올>


<▲자끄-까르띠에 광장>


<▲성요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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