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다운타운스토리-2]"이 가을, 나는 영화에 매료된다"&"이주의 맛집 소개"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9-23 12:48

가을이다. 밴쿠버라이트의 입장에선 우기의 시작, 이제 찬란한 햇살은 당분간 보기 힘들어졌다. 여름 한철 애써주었던 캠핑 장비의 먼지를 털어내면서, 뜨거운 계절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시퍼런 하늘과의 일시적 작별을 더욱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동지가 오기 전까지, 낮은 계속해서 짧아지고 밤은 더욱 깊어갈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사이, 여름에 안주하고 싶었던 이들은 한없이 쓸쓸해질 듯. 하지만 보슬비와 함께 시작되는 밴쿠버의 가을은 언제나 환영받을 만하다. 단풍 나무 사이를 소박하게 걸으며, 혹은 단골 카페의 익숙한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우리는 가을만이 줄 수 있는 운치와 제대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밖이 아닌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최대의 놀거리, “영화”에도 매료될 수 있다. 바로 “밴쿠버국제영화제”(VIFF)를 통해서다. 9월 25일부터 10월 10일까지, 축제의 시간 동안 소개될 영화는 총 353편. 이 중 몇 작품을 추렸다. 





                                                                                        "자유의 언덕", 사진 제공=VIFF



자유의 언덕, Hill of Freedom
(한국, 홍상수 감독, 67분,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스럽지 않아 더욱 영화 같은, 홍상수와 만난다”
어두컴컴한 객석에 앉아 홍상수의 영화를 지켜보는 건, 꽤나 버거운 일이다. 그는 영화를 통해 우리가 고상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실은 전혀 고상하지 않다는 걸 얘기해 왔다.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도 그랬고, 이후의 작품인 “강원도의 힘”에서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하나의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홍 감독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일상의 시선과 대화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기는 것. 그의 영화 속 배우들과 공간은 멋져 보이려 치장하지 않았다. 전혀 영화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관객들은 불편해 했다. 현실 속 자신의 모습, 혹은 자신 주변의 모습이 “까발려졌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상업영화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낯설음”만을 다뤄왔던 탓인지, 홍 감독은 흥행과는 그리 큰 인연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7년 데뷔 이후 총 열일곱 편의 작품을 만들어 왔고, 세상은 그를 작가라 불렀다.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 등 수상 경력 또한 화려하다. 

이번 VIFF에 초대된 홍 감독의 신작 “자유의 언덕” 또한 상업영화 배급 담당자가 아닌 여러 영화제가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다. 배우는 김의성과 문소리. 김의성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상영 시간 및 장소 9월 26일(금) 오후 5시 15분, 10월 1일(수) 오후 5시 15분, 각각 The Cinematheque(CINE) 1131 Howe St. Vancouver.





                                                                                                    "해무" 사진 제공=VIFF


해무, Hamoo
“봉준호와 김윤석, 그리고 박유천까지, 화려함의 조합”
(한국, 심성보 감독, 111분,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해무가 캐나다 땅을 밟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14일 폐막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해무는 먼저 주목받았다. 당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에 남다른 호감을 표시했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무를 만들고 세상에 공개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이 영화의 제작자에게 눈길이 간다. 그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만들어낸 봉준호다. 해무의 연출자는 심성보로, “살인의 추억”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했다. 배우들 역시 A급만을 골랐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다소 느끼하다면 느끼할 수 있는 외모와 목소리를 지녔지만, 관객들을 단 한번도 배신한 적 없는 김윤석이 출연했다는 것만 봐도 일단 무게감은 충분히 느껴진다. 이외에도 한때 10대들의 3단 고음을 끌어냈던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에서 배우로 완전 자리매김한 박유천, 뭔가 야비해 보이는 역할에는 그냥 제대로일 것 같은 문성근, 그리고 앞으로 분명 오랫동안 보게 될 연기자 한예리가 해무의 출연진이다.

상영 시간 및 장소 10월 5일(일) 오후 4시 30분, Cineplex Odeon International Village(IN10, 88 West Pender St. Vancouver) 10월 7일(화) 오후 9시 15분, The Centre for the Performating Arts(CENT, 777 Homer St. Vancovuer)





"5월의 마중"사진 제공=VIFF

 

5일의 마중, Coming Home
“장예모와 공리가 다시 만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국, 장예모 감독, 109분, 전체관람가)

1987년 세상을 흔들었던 영화 “붉은 수수밭”, 이후 “홍등”과 “귀주 이야기” 등을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하고 있다면,  “5일의 마중”을 더욱 반갑게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감독 장예모와 배우 공리가 7년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두 사람은 8년간 연인 사이였지만 지난 1995년 결별했다. 하지만 영화적 동반자로서의 관계는 계속 유지돼 2006년 “황후화”를 선보인 바 있다. 
상영 시간 및 장소 9월 25일(목) 오후 1시 45분(CENT), 10월 8일(수) 오후 8시 45분(CENT)




                                                                                              "황금시대" 사진제공=VIFF



황금시대, The Golden Era
(중국·홍콩, 허안화, 178분, 15세 이상 입장가)
“1930년대 격변기, 천재들의 삶은 이랬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됐던 “황금시대”가 밴쿠버 무대에 오른다. 이 영화는 1930년대 중국의 천재 작가 샤오훙을 다룬다. “밤과 안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심플 라이프” 등을 연출한 허안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상영 시간 및 장소, 9월 27일(토) 오후 6시, CENT 





                                                                                      "캡스투더스타스" 사진제공=VIFF


맵스투더스타스, Maps to the Stars
(캐나다, 데이빗 크로넌버그, 112분, 15세 이상 관람가)
“캐나다 출신의 기괴한 영화감독, 데이빗 크로넌버그”

데이빗 크로넌버그 감독을 “괴팍한”이라는 수식어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예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적어도 “비디오드롬”과 “플라이” “크래쉬” 등을 본 관객이라면, 괴팍한보다 더 정확한 단어를 찾으려 할 지 모른다. 확실히 크로넌버그는 논쟁을 유발하는 문제작들을 단골로 선보이곤 했다. 이번 “맵스투더스타스”는, 배급사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자면,  “헐리우드의 어두운 면을 해부”하는 작품이다. 
상영 시간 및 장소 9월 29일(월) 오후 6시 30분, Vancouver Playhouse(PLAY), 600 Hamilton St. Vancouver)





                                                                                                   "쉐어링" 사진제공=VIFF


쉐어링, Sharing
“재난이 남긴 트라우마, 인류는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일본, 사노자키 마코토,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예상치 못했던 재난, 이것을 겪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 어떤 상처와 대면하게 될까. 영화 “쉐어링”은 2011년 쓰나미가 일본인에게 남긴 트라우마와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상영 시간 및 장소 9월 30일(화) 오후 2시 30분 CINE, 10월 8일(수) 오후 9시 CINE


■입장료
성인 13달러(평일 오후 6시 전에는 11달러), 학생 및 시니어 11달러, 18세 이하 9달러. 
5장 묶음 티켓 60달러, 12장 묶음 티켓 114달러, 20장 묶음 티켓 220달러, 30장 묶음 티켓 300달러.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이주의 맛집, 일본식 선술집 “규 가든”(Guu Garden)
“가볍게 한잔하고 싶다면…”
이번주 다운타운을 어슬렁거리며 가볍게 한잔 할 계획이 있다면, “규 가든”의 문을 열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선택이 될 듯 싶다. 이곳은 다운타운에 자리잡은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로, 시원한 맥주부터 다양한 종류의 사케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주류로 꾸며져 있다. 김치우동부터 모듬회를 맛볼 수 있는 우메코스(UME course)는 1인당 20달러, 이보다 더 풍성한 요리로 준비되는 다케코스(TAKE course)는 1인당 30달러다. 생맥주는 종류와 용량에 따라 7달러에서 24달러, 사케는 한병(300ml)이 16달러에서 38달러로 책정돼 있다. 규가든의 맛과 서비스에 물음표를 찍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평가는 좋음에 훨신 가깝다.

영업시간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 5시 30분부터 자정. 토요일과 일요일 낮 영업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밤에는 오후 5시 30분부터 오전 12시 30분까지다.  
888 Nelson St. Vancouver.  (604)899-0855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색깔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가을은 BC주를 여행하기에 가장 완벽한 시기이다. 공기는 신선하다 못해 차갑기까지 느껴지며, 여름내 울창했던 나무들은 노란색과 빨간색...
병원 응급실 할로윈 호박 관련 상처로 10월 마다 환자 3-4배 급증
아이들의 trick or treating 코스튬이 준비되고 바깥에 갖가지 주황색 등이 밝혀지고 가짜 거미줄과 흰색 천의 유령이 나무에 휘감겨 장식됐다고 한다면 이제 커다란 호박을 가지고...
BC주 걸프 아일랜드 탐방…1
BC주 걸프 아일랜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다듬어 지지 않은 자연, 여유로워 오히려 느리게까지 느껴지는 생활방식, 활기 넘치는 거주민들…섬에서 이 모든 것을...
올해로 제 4회를 맞고 있는 밴쿠버 할로윈 엑스포 및 퍼레이드가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다운타운 랍슨 스퀘어를 비롯, 주변 도로에서 펼쳐져 몇 주 앞으로 다가온 할로윈...
이번 가을에 라스베가스로 짧은 주말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실망하지 말고 여기 소개하는 장소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록 도박과 화려한 파티는...
올 가을에 가볼 만한 야생동물 관찰 지역
캐나다는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BC주는 그 중에서도 녹색 왜가리나 그리즐리 곰을 비롯, 범고래나 야생 백조 같은 갖가지 종류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천혜의 자연...
이 가을 수확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들
BC주에서 가을 수확은 대단한 일이고 수확을 가까이서 목격하는 재미는 색다르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을의 풍요와 여유를 접할 수 있는 장소들을 지역별로 소개한다. 더불어...
BC주에서 펼쳐지는 가볼 만한 축제들
가을은 BC주를 여행하기에 가장 최적의 계절 이라는데 많은 사람이 동감할 것이다. 따뜻한 햇살 사이로 느껴지는 서늘한 공기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신호이다. 나무들은...
BC주 관광청이 제안하는 가 볼만한 주변 명소 5곳
 밴쿠버와 휘슬러를 잇는 BC주의 명물 씨투스카이 고속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도로 중 하나이다. 구비구비 꺾어지는 도로마다 탄성을 자아내는...
개학 전 가족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즐겨볼까…
이번 주말에도 좋은 날씨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 좋은 지역 야외 시장과 나이트 마켓을 소개한다. 노동절 연휴에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9월 개학 전 온...
중국, 몽골, 방글라데시 등 세계 전통예술팀 참가로 풍성한 볼거리 가득
흔히들 전통이라하면 새것이 아닌 오래된 것을 떠올리곤 한다. 특히 전통예술에 대한 생각은 진부라는 단어와 곧잘 결부된다. 그러나 밴남사당 조경자 단장은 전통예술 공연이 진부하고...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6>
어느새 일년의 반이 지났고 여름도 훌쩍 반환점을 돌았다. 이번 주와 다음 주 밴쿠버에서는 일년을 준비한 빅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올해로 39번째를 맞는 밴쿠버 프라이드 퍼레이드와...
올해로 16번째 한인문화의날을 즐길 수 있다
오는 8월 5일 토요일 오전 9시쯤 일어나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아침 커피 한잔 후 10시쯤 목표로 해서 버나비 센트럴파크에 있는 스완가드 스타디움(Swangard Stadium)으로 향해보자. 여름철 좋은...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5>
일년에 한번 펼쳐지는 밴쿠버 불꽃놀이 축제가 오는 29일(토)부터 시작된다. 올해의 참가국은 일본, 영국 그리고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은 캐나다 팀의 공연이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4>
스탠리 파크 열차 타기, 제리코 비치 공원에서 열리는 밴쿠버 포크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 그리고 그리스 축제를 방문해 그리스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여름을...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3>
말그대로 신나는 썸머타임이다.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 어린이 축제에도 가고 더위도 식힐 겸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 속으로, 또는 살사 댄스의 현장으로 달려가 보자.  휘슬러...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2>
올 해 캐나다데이는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아 더욱 성대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오전에는 지역별로 퍼레이드와 각종 이벤트들이 진행되며 해가 진 후에도 지역 명소에서 화려한...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1>
스탠리 파크에서는 무료 야외 영화가 상영되고 리치몬드의 자동차 극장에서도 선착순 200대에 한해 다양한 무료 영화들이 상영된다. 밴쿠버 브로드웨이가에서는 그리스데이 행사가 열려...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40>
이번 주말 써리에서는 도어스 오픈 행사가 열려 오랜 역사와 전통, 다양한 행사와 공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린 밸리에서는 자연과 더불어 이벤트를 즐기고 차 없는 거리 축제에서는 가족,...
이번 주 볼거리 & 놀거리<139>
6월,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다. 이번 주말, 커머셜 드라이브에서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음식과 문화 등을 느끼기에 충부한 이탈리안 축제가 열리고 PNE 포럼에서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