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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7-14 00:00

오응기/
버나비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삶과 끈기

맹자에 이런 말이 있다. 송나라 농부가 남의 집 벼이삭은 쑥쑥 자라는데 자기네 것만 자라지 않는 것 같아 우직한 생각대로 이삭을 모두 길게 뽑고서는 집에 돌아와 큰 일이나 한 것처럼 뽐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아들이 달려가 보니 이삭은 모두 바짝 말라버렸다는 것이다. 맹자는 탄식하기를 세상에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는 자는 드물 것이라고 했다.

일은 해야겠고 성과는 더디고 마음은 급하고 그러다 보면 속효(速效)를 노리는데서 벼이삭을 뽑는 어리석음을 가리켜 '욕속불달'(欲速不達)이란 옛말도 전해 온다. 급한 길일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지나치게 서두름을 경계하는 말이요, 현명한 뱃사공은 곧은 길을 택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중국 사람들은 아무리 급해도 허둥대지 않기로 유명하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느린 '만만디' 성품은 저래 갖고야 어느 세월에 무슨 일을 하랴 의심스럽기조차 하지만 그러나 중국인이기에 5천년의 전통을 지켜왔다. 그런 끈기가 아니었다면 만리장성을 쌓을 수 없었을 것이요, 대운하를 파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요즘 오는 이민자들이 너무 삶의 터전을 빨리 서둘러 안정하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성급한 삶의 태도는 환영할 일이 못된다. 잘 아는 두 가족이 이민 와서 두 달도 되지 않아 다시 귀국했다. 빠른 판단에 감복해야할지 아니면 좀 더 느긋한 태도로 이민의 삶을 스스로 개척했어야 마땅하다. 너무 조급하고 급히 하다 보면 호랑이를 그리려다 강아지로 변하게 되고 때로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엉망진창이 되어 숫제 시작하지 않았던 것만 못하게 된다.

신앙생활을 하는 구도자의 길도 같다.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신앙의 법도를 배워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의 견고한 단계에 올라야 마땅하다. 구도자의 길에 세례 받은 사람은 많은데 참 크리스챤으로서의 성숙한 단계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급행열차를 예약했는지 저 자신만 신앙생활의 최선을 달려가듯 다른 사람의 신앙을 간과하여 스스로 자신을 성경에도 없는 영모(靈母)라고 자천하여 신심이 얕은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없지 않다. 좀 더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고 신앙의 발자취를 아름답게 남겨야 할 것이다.

현시대는 날마다 보고 듣는 것, 새로운 계획과 시작이 번거로울 만큼 많다. 경탄할 만큼 새로워진 것, 변모되고 있는 것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급히 서둘러 설익은 것이라거나, 뒤적이기만 하고 뒷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뒤죽박죽으로 삶을 만들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삶의 모든 면에서 그리고 신앙의 삶에서조차 차분히 끈질긴 습성을 길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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