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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열쇠는 자녀의 손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6-23 00:00

남영민/
스코시아 은행 노스로드 지점

미래의 열쇠는 자녀의 손에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라는 영화를 보았다. 아빠 물고기가 스쿠버 다이버에게 잡혀간 아들 물고기 니모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그 넓은 바닷속에서 물고기들에게 물어 물어 아들을 찾는 아빠 물고기의 애절함이 잘 나타나 있다. 이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 아닌가 싶다.

아빠 물고기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니모는 아빠의 만류를 뿌리치고 보트로 다가가다가 사람에게 잡히고 만다. 영화를 보며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때로는 부모님의 보호 속에서 숨 막힌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같이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영화 중반쯤 바다 거북이들이 등장한다. 아빠 물고기 말린은 이들에게 좋은 교훈을 또 하나 배운다. 새끼 거북이가 역류에 휘말렸을 때 당황해 하는 말린을 보며 아빠 바다 거북이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혼자 힘으로 극복하도록 기다리자고. 알에서도 혼자 힘으로 나왔고, 혼자서 바다로 들어갔기에 이번에도 기다리자고. 아빠 바다거북이는 자식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고 끝까지 바라본다. 그리고, 마침내 혼자 힘으로 역류를 이겨내고 나온 아들 바다거북이를 아빠 바다거북이는 대견해 한다.

내가 처음 캐나다에 홀로 유학 올 때 우리 부모님께서는 어떤 기분이셨을까?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외국을 동경했고, 외국에서 공부하기를 소원했었다. 하지만, 누가 하나뿐인 아들을 쉽게 보내 주겠는가? 몇 년에 걸친 설득 끝에 아버지 친구 분이 계시는 캐나다로 오게 됐다. 부모님과 헤어지던 날 떠나는 차 안에서 손 흔드시던 부모님의 모습 때문에 이틀 밤을 잠 못자고 울던 그때가 지금도 생각난다.

내가 원해서 왔다는 책임감에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운동도 많이 했다. 그 때 사귄 친구들과 아직도 가족처럼 지낸다. 일주일에 한번씩 부모님과 통화를 하며 안부를 물을 때는 아들을 그리워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전화기로 울려왔다.

내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지체하지 않으시고 소포로 필요를 채워주셨다. 가끔 외로움이 찾아 올 때 읽던 성경말씀이 내게 믿음을 주었고, 소중한 친구와의 편지들이 내게 참 우정의 기쁨을 주었다.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인생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울 수도 있었다. 어머니는 한국에서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고 다니시면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셨다. 그때 어머니의 기도가, 아버지의 기도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고 믿는다.

가끔 이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과 만나서 이야기한다. 모두다 아이들이 잘 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캐나다 땅을 밟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부모님들이 자식의 미래에 대한 열쇠를 자식들에게 주지 않고 본인들이 쥐려 한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무궁무진한 배움의 터다. 나중에 돈 벌이를 찾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겠지만, 갈 때 가더라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가길 바란다. 꼭 학교에서 뿐 아니라 커뮤니티 센터나 사회 참여를 통해 자식들이 숨겨진 기량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 배움을 나만이 아닌 남을 위해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나오는 바다거북이와 같이 자립심을 키워 주고 세상의 흐름을 이겨낼 수 있는 관심 어린 사랑과, 아들을 찾기 위해 목숨 걸고 전진하는 아빠 물고기와 같은 사랑이 지금 우리 가정과 사회에 필요하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화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영화 '클래식'에서처럼 친구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준다면, 그리고 용납해 준다면. 부모가 자식을 한없이 사랑하고 아끼듯, '내'가 '너'를 품어준다면. 내게 거짓 없는 사랑을 가르쳐 주신 부모님을 사랑하고 감사 드린다. 그리고 내 아내와 친구들과 내 안의 소중한 사랑들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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