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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문화 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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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6-09 00:00

홍현진/ S.U.C.C.E.S.S.
세도시 이민자 봉사회

언어, 문화 별건가?

나의 컴플렉스가 뭔지 꼽으라면 제일 먼저 영어라고 말을 할 것이다.한국에서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영어였다.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기에 당연히(?) 제일 공부를 안 했었고, 나의 문법 실력은 아주 기초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렇게 영어를 하는 나라에서, 그것도 통역하는 일과 언어가 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일하는 내 자신을 보면 어떤 때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여러분들을 도와드리다가 내가 영어하는 것을 들으시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영어를 잘 할 수 있냐고 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참 창피하기 그지없다.

4살 난 아들이 영어는 하나도 할 줄 모르다가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놀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을 보며 참 신기했었다. 영어를 할 줄 몰라도 그저 주워들은 말로 말도 안 되게 막 지껄이고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을 볼 때 왜 아이들이 영어를 빨리 배우는지 알 수 있었다. 뭐든지 나서서 하려고 하는 바로 '참여의식'(?)이었다.

아이들은 그렇다 치고 영어를 못하는 내가 그럼 어떻게 이런 직장을 갖게 되었는지 이 글을 쓰며 다시 돌아보았다. 아마 조금은 나의 적극적인 성격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처음으로 도움이 된 곳은 식당에서 일을 했을 때였다.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서양 식당이었다. 부모님은 공부에 방해 된다고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의 고집으로 시작한 첫 일이었다. 주인 되시는 분은 한국 분이라 한국말로 할 수 있었지만 손님의 대부분이 캐나다인 할아버지, 할머니여서 못하는 영어지만 손님을 맞이했고 그 때 배운 것으로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서양 음식에 대하여 많이 알고 배운 것 같다.

후에 부모님께서 가게를 하셨는데 영어를 못하시니 우리가 도움을 드려야 했다. 그 가게 또한 손님의 99% 가량이 서양 사람이었고 물건에 대해 설명을 많이 해야 하는 가게이어서 영어로 물건에 대하여 설명을 해야 했고 물건 주문을 할 때 세일즈하는 사람과 주문을 하고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대화를 하다 보니 그 곳이 또한 나의 영어 학교였다.

세 번째는 S.U.C.C.E.S.S.에서 자원 봉사자로 일을 할 때였다. 이 곳에서 자원 봉사 일을 하면서 영어로 대화를 하고 또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그 경험이 오늘날 내가 직장을 구하고 이 나라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고자 할 때 아이들처럼 막무가내로 지껄일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곳에 시간이 닿는 한 참여를 한다면 캐나다에 관하여, 문화에 관하여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의 나라에 와서 먹고 살기 또한 바쁘지만 아이들 학교에서 하는 각 나라 문화의 날에 부모님들이 참여해 선생님과 같이 그 날을 도울 수 있다면 아이들도 부모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것이고 영어와 문화에 관하여 알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다. 또 영어가 안 되면 영어 학교를 적극적으로 다니던지, 나에게 상관되지 않더라도 학교 다니는 식으로 우선 캐나다에 관한 여러 강좌라도 참여하면 좋겠다.

언어는 곧 문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나라에 대해 알게 되면 그 만큼 언어도 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학부모님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통역차 학교에 갔을 때 고등학교 ESL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영어를 익숙하게 잘 하기 위해서는 6년 내지 8년은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8년만 학교 다니면 자연히 영어가 느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캐나다인 아이들, 선생님과 부딪히고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민 온지 10년이 넘어도 영어가 아직 컴플렉스로 자리잡고 있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보람인 것처럼 학교든 어디든 이 사회에 '열심히 참여' 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영어와, 문화를 뛰어넘어 이민 생활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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