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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에게 받은 고마움 되돌려주고 싶어"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10-08 16:42

한인 1.5세와 2세 연결하는 가교 역할 꿈꾸는 이승일씨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 캐나다에 이민 온 한인들을 1.5세라고 해야 할까, 2세라고 해야 할까. 굳이 표현하자면 한인 1.5~2세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1.5세와 2세 사이에도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3살에 밴쿠버로 건너온 이승일(27)씨도 그 차이를 경험한 한인 1.5~2세다.

이씨는 구조적으로는 1.5세지만 정서적으로는 2세나 다름없다. 한인단체에서 활동하고 한인들과 어울리지만 여전히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편하다. 하지만 이씨의 한국어 실력은 상당히 유창한 편이다. 한국인이라는 긍지도 상당하다. 그는 "영어가 더 편하기는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한 것이 큰 역할을 했고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어를 많이 쓴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신용조합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바쁜 일상에도 한인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는다. 그가 한인단체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한 가지. 자신이 받은 만큼 한인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인들에게 얻은 것이 정말 많고 감사한 것이 많다"며 "내가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주고 싶어서 한인단체 활동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만족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그는 최근 한인 2세들이 모이는 단체를 조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일부 뜻있는 사람들과 구체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인 1.5세와 2세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한인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까 한인 2세와 1.5세가 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밴쿠버 한인 2세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5세와 2세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지않은 훗날 20~30대 한인 청년들로 구성된 훌륭한 봉사단체가 밴쿠버에서 출범하는 그날이 기대된다.


<▲한인단체 하이프(HYPE)에서 활동하는 이승일씨.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이민은 언제 왔나?

"1991년 3살에 밴쿠버로 이민 왔다."

현재 하는 일은?

"워털루대학교를 졸업한 뒤 소프트웨어 분야의 일을 찾았다. 비슷한 분야의 다른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경력을 쌓은 뒤 2013년 6월부터 센트럴 원 크레딧 유니언(Central 1 Credit Union)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이쪽 분야에 한국인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봉사단체나 네트워크 이벤트 등을 통해서 한인 네트워크를 많이 하고 있다."

거의 한인 2세나 다름없는데 한국어가 상당히 유창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주로 캐나다인들과 어울렸다. 2000년대 초반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한국 유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아무래도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어를 많이 쓰게 됐다. 친구들이 영어를 배우는데 도움을 주면서 많이 친해졌다. 하지만 그전에도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했고 한국어학교도 다녔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래도 영어가 더 편하기는 하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지만 영어가 더 편한 것은 사실이다."

한인 2세가 한국어를 잘 하기 위한 비법이 있다면?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한 것이 제일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만일 집에서 영어를 썼다면 굳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다. 굳이 어떤 활동이 아니더라도 학교나 성당 안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네트워킹하는 것이 필요하다."

캐나다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꼈나?

"문화 차이를 느꼈다. 아무래도 캐나다에서 오래 살다 보니 한국문화를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말도 조심하게 하게 된다. 캐나다인들에게 말하듯이 똑같이 한국인들에게 말하면 가끔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초반에는 그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익숙해졌다. 특히 한인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까 대화가 더 편해졌다."

어떤 한인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나?

"현재는 젊은 한인들의 모임인 하이프(HYPE)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양한 한인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워털루에서 대학을 다닐 당시에도 한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냈다."

한인단체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인들에게 얻은 것이 정말 많다. 감사한 것이 많다. 그래서 내가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주고 싶어서 하이프에서 새로운 회원을 뽑는다고 할 때 지원했다."

굳이 한인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 같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단체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인 이벤트라고 해서 반드시 한인만 오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이벤트는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 한인과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하는 사람 등 다양한 캐나다인들도 온다. 그들과 한인들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같이 협조해서 네트워크를 쌓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다."

한인단체 활동이 어떤 장점이 있나?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 지금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지만 한인단체 활동을 하면 다른 직업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나 인생의 선배를 보면서 미래에 어떻게 해야 되는지,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 등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멘토십이 되는 것 같아서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도움을 받은 것이 많으니 나보다 어린 후배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흔히 '먹튀'라고 하지 않나. 받을 것만 받고 도망가는 사람들, 그건 아닌 것 같다. 자기가 물어볼 것만 물어보고 필요한 것만 받고 그냥 돌아서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되지 말자는 생각이다. 나도 많이 받지 않았나. 한인단체 활동이 내게는 쉬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휴식처와 같은 곳이다."

한인단체 활동은 계속 할 것인가?

"계속 할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은 것이 너무 많다. 모두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람들이라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향후 목표는?

"밴쿠버에 한인 2세들이 정말 많다. 한인 2세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일부 2세들과 한인 봉사단체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다. 현재는 토론토에 있는 지인을 통해서 몇 몇 사람들을 소개받아 얘기를 나누고 있는 단계다. 한인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까 한인 2세와 1.5세가 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한인사회와 완전히 떨어져 지내는 2세를 1.5세와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1.5세가 2세 모임에 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현재 1.5세와 2세간 간극을 연결해주는 단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난 2세는 아니지만 어릴 때 왔기 때문에 1.5세와 2세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얼마나 진행된 것인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처음에는 불과 3~4명이서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현재 주축이 되서 논의하고 있는 인원은 6~7명이다. 하지만 관심있는 1.5세와 2세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생각은 있지만 어떻게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젊은층 위주로 모일 생각이다.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어서 일부러 홍보를 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년 여름이나 가을에는 작은 이벤트라도 해보려고 한다. 밴쿠버에 살면서 무엇보다도 네트워킹이 참 중요하다. 좋은 한인 네트워킹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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