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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환영하는 인재를 키웁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8-12 16:35

[명사 인터뷰] 김선욱 이화여자대학교 총장∙김성진 자연과학대 학장

중국 관광객 사이에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사진찍기가 인기라고 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행운이 온다는 말 때문이다.

한∙캐나다 과학기술학술회의(CKC) 참석차 학생 5명과 함께 밴쿠버를 방문한 김선욱 이화여자대학교 총장과 김성진 자연과학대 학장을 8일 오후 써리 쉐라톤 호텔에서 만났다. 이대 법학대학원교수로 지난해 총장에 임명된 김총장과 한국 최초로 자연과학대 여자 학장이 된 김학장은 “여성 지도자를 배출해내는 것이야말로 이대의 사명”이라고 입을 모았다.


<▲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왼쪽)과 김성진 이대 자연과학대 학장(우측)은 밴쿠버에서 이대 동문들의 활약이 반갑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사진=한혜성 기자)>


밴쿠버에 방문한 계기는?
(김선욱 이대 총장∙이하 김총장) 3박 4일 일정으로 6일 오후 도착했다. 재캐나다 한인과학기술자협회가 주최한 제1회 한∙캐나다 과학기술학술회의(CKC)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축하와 격려를 드릴 겸 왔다. 캐나다의 한인 과학자들이 어떤 연구를 하시는지 보고, 협력 기회를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밴쿠버 어떤가?
(김총장)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다. 나중에 총장직을 잘 수행하고 나면 1년동안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그 때 꼭 오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엔 짧게 다녀가서 아쉽지만 내년 밴쿠버에서 열리는 북미주 이대 총동창회에  참석차 다시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성진 자연과학대 학장∙이하 김학장) 보통 미국을 많이 방문하는데 이번에 캐나다의 재발견을 한 것 같다. 사람들이 굉장히 친근감있고 순수하다.  

밴쿠버 이대 동문들과 만남을 가졌다고 들었다.
(김총장) 밴쿠버에 도착한 날 저녁에 곧바로 동문들을 만났다. 60여명이 모였는데 전부 모이면  200명 정도 된다고 들었다.  해외 동창들은 참 잘 뭉친다. 학창 시절의 공통된 경험이 있고, 낯선 해외에 나와  생활하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큰 것 같다.밴쿠버 동창들은 엔지오 활동을 하는 동문도 많고, 무엇보다 오유순 한인회장이 이대 동창이라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 전 세계적으로 여자 한인회장이 많지 않은데 잘하고 계시다고 들어서 자긍심이 대단했다.

캐나다 대학과 어떤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지.
(김총장) 캐나다 내 큰 대학과의 학생∙교수 교류 프로그램이 있다.  

이대의 과학연구에 대한 지원이 큰가?
(김총장)  이대는 65개 학과∙11개의 대학원이 있는 종합대학이지만, 최근 특별히 생명과학과 나노과학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요즘 사회와 생활을 바꾸고 신물질을 만드는 생명•약학•나노과학을 아우르는 바이오 융합분야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활발하다. 학교 차원에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화학기업 솔베이와의 연구협약을  맺는 등 과학 분야 우수여성 인재를 양성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기위한 여건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대는 여지껏 한국 최초의 여성 의학박사, 여성 국회의원, 여성 장관 등 많은 분야가 있어 ‘첫번째’ 여성을 배출해 냈다. 한국에서 첫번째 노벨 과학상도 이대에서 배출해 내겠다는 목표를 오늘 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발표해 많은 지지를 얻었다.  

(김학장) 학생들의 실력도 뛰어나다. 이번에 학부 학생들 5명을 데리고 와 학술회의에 함께 참가했는데 그 중 한명은 발표상도 받았다. 이번에 외국에 있는 과학자들을  보고 느낀 점은 세계적인 과학기술인이 되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대가 배출하고자 하는 인간상이 있다면.
(김총장) 이대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1886년 미국 북감리교 여성 선교사가 한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 오늘날 전 세계에 18만명  이상의 동창이 있고 23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세계가 점점 글로벌화되는 만큼 ‘내’가 아니라 ‘국가’, ‘세계’을 위해 봉사∙헌신하는 인재를 배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의 명문대학들이 점점 외국인을 위한 문을 넓히고 있다. 이대도 마찬가지인가?
(김총장) 물론이다. 재외국민 외국인 특별전형, 교환학생 프로그램, 썸머프로그램,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  외국인들의 입학이 매해 늘어나고 있다. 이화여대는 여자들만 다니지만, 교환 프로그램으로는 남학생도 받는다.

또, EGPP(Ewha Global Partnership Program)이라고 해서 개발도상국 여성인재육성프로젝트도 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를 선발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100여명이 혜택을 받거나 받고 있다. 여성으로서의 리더십을 키워 본국으로 돌아가 사회에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여대가 ‘구식’이라고 원색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도 있다.
(김총장) 남녀공학이 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 가끔 듣는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은 아직 여성들이 전문인으로 나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장애가 많다. 노력하면 얼만큼의 길은 열리지만 우리 문화나 여성에 대한 인식, 사회구조적인 측면을 봤을 때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려는 이대의 사명은 남아있다. 교육학에서는 여성만을 위한 특별한 교육이 자신감과 역량 발휘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학장)한국의 여성 교육수준은 매우 높다. 외무고시, 행정고시 등 시험 합격률 또한 남성을 앞지르거나 비슷하다. 그에 비해 정치 참여율이라던가 고위직에 오르는 비율에선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여성 초등학교 교사가 80~90%인데 초등학교 교장은 15%밖에 안된다. 실력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약진을 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학생들이 자랑스러울 때는 언제인지.
(김학장) 나도 이대를 졸업했는데, 학교를 다니던 4년동안 모든 것을 내가 책임을 지고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른이 됐다. 남성과의 역할분담, 사회화가 남녀공학 졸업생과는 다르다. 졸업 후 사회에 나왔을 땐 그런 철학이 몸에 배어서 근성이 있고 독립적이고 강한 편이다. 끝까지 하려는 의지도 투철해서 파워 엘리트에 오르는 비율도 매우 높다.

전문인이 되야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방황하지 않고 바르게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 성공한 선배나 교수가 직접적인 롤모델이 되어주니까 더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 제자 중 한명은 아이비리그 교수가 됐는데, 그런 성공이 특별하지 않다. 당연히 해야하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되어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전문직 진로를 적극 지원하는 학교는 이대를 따라올 학교가 없다고 생각한다(웃음).

요즘 학생들의 고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총장) 아무래도 취업 문제와 학비 고민일 것이다. 능력 있는 학생들이 생활비 부담 때문에 학업에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부터 학교 차원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 1%에게 ‘풀장학금’ 지원을 하고 있다. 신입생 30명에게 등록금은 물론, 기숙사비와 생활비까지 지원하는 이화미래인재 장학금인데 이같은 풀장학금은 한국 종합 대학에서의 첫 시도이다. 또, 이대 동창들이 후배를 위해 장학금을 후원하는 캠페인도 성공리에 진행되어 불과 몇개월 만에 15억원이 모이기도 했다.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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