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했습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7-14 10:53

[문화인] 클래식 기타리스트 고영준∙바이올리니스트 우수현

지휘자이자 클래식 기타리스트 고영준씨와 바이올리니스트 우수현씨가 팀을 이뤄 10일 음반을 발매했다. 두 사람이 수십년간 해온 클래식이 아닌, 복음성가를 담은 음반이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날마다(Day By Day)', '사랑' 등 총 10곡이 실렸다. 지난 12월 말부터 약 8개월간의 준비기간 끝에 나온 따끈따끈한 결과물이다.

'내주를 가까이'라는 제목의 이번 음반은 바이올린과 클래식 기타 어울림이 평화롭다. 성악이 들어간 3곡은 독일에서 성악을 전공한 우수현씨의 아내, 최예선씨가 참여했다. 발매된 날, 뉴웨스트민스터 한인교회에서 사인회와 음반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더 줗았다고.

고씨는 큰 호응에 놀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화려하고 젊은이들 취향에 맞춘 CCM이 아니라 차분한 음악을 찾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그 분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운전하면서, 자기 전에 저희 연주가 기도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음반을 내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우씨는 “저는 지난해 독일에서의 공부와 활동을 마치고 밴쿠버로 돌아왔고, 형님은 지휘자이자 클래식 기타리스트로써 계속 밴쿠버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고 계셨어요. 한인 클래식 음악가로 만나 서로 진가를 알아보고 친해진 다음부터는 둘이 함께 종종 무대에 서기도 했죠. 저희 공연에는 교회나 성당을 다니시는 분들이 특히 많이 찾아 주셨는데, 공연에서 들은 음악처럼 복음성가 음반을 내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았습니다. 처음엔 농담이신 줄 알았지만 점차 요청이 늘어나니까 진지하게 고민을 했죠. 그래서 지난 12월 연습과 녹음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고씨는 “클래식 기타와 바이올린 음색이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둘 다 현악기이면서도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소리가 예쁘게 표현되요. 게다가 저희 둘의 호흡이 참 잘맞았어요. 개인적으로도 도움이 됐습니다. 솔로악기인 기타 연주자는 독불장군이 되기 쉬운데  음악적 사회성을 기를 좋은 기회였거든요. 제 경험을 토대로 제자들에게도 다른 악기와 협연을 권하곤 해요”

쉬울줄 알았던 음반 녹음은 몇십분씩 되는 일반 클래식곡 연주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고. 기도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연주를 해야했고, 또 듣는 사람들에게 경건한 마음이 들도록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단다. 익숙한 클래식에서 벗어나 몇 번씩이고 반복 녹음을 해야했던 이번 음반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고 두사람은 소회를 밝혔다.

우씨는 "조용하게 기도하기 좋은 곡들"이라며 "저희 음반이 제목처럼 ‘내주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음반은 코퀴틀람 새생명말씀사에서 20달러에 판매 중이다. 음반에 수록된 곡은 우수현씨 개인 웹사이트(www.dominicwoo.com)에서 일부 미리 들을 수 있다.


<▲ 바이올리니스트 우수현(왼쪽)씨와 지휘자겸 클래식 기타리스트 고영준씨가 지난 10일 복음성가 음반 ‘내주를 가까이’를 냈다. (사진제공=Mika Photography)>

고영준씨는 경원대학교에서 클래식 기타와 음악학을 전공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디종 국립 음악원 지휘과를 졸업했다. 2006년 밴쿠버에 정착해서도 오페라 협연, 지휘 등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왔다. 전문 음악가들로 구성된 '밴쿠버 카메라타'를 결성해 다양한 형태의 공연으로 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소개한 바 있다. 매년 단 1명 뽑는 맥길 대학원 지휘자 석사 과정에 합격해 올해 9월부터는 지휘 공부를 다시 할 예정이라고.  이 과정은 졸업 후 성공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만큼, 캐나다 주류사회에서 단단한 활동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다. 공부를 하면서도 캐나다 동부에서 지휘자이자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우수현씨는 5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송재광 이화여대 음대 교수와 93년도 캐나다에서 손꼽히던 바이올리니스트 故 아서 루드윅 폴슨(Ludwig Polson)을 사사했다.  2000년도에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마인츠 음대 학부에서 공부했고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오케스트라 활동과 국제 콩쿨 참가 등으로 화려한 음악경력을 쌓았다. 2010년에는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지난해  밴쿠버로 돌아와 밴쿠버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마스터를 맡았고 현재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8집 내고 북미 무대 진출하는 재즈가수 나윤선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른 채 유학을 떠났고 십 년 만에 성공적인 재즈 뮤지션이 됐다. 주 무대인 프랑스에선 문화예술 공연훈장까지 받았다.세계적인 뮤지션은 세계를 다니며 노래를...
한·카 수교 50주년 전통축제 한마당 기획자, 한창현
모국이 아닌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산들은 때론 충분히 낯설다. 코리안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걸고 있지만 어떨 때는 국적조차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의 영역에서...
“신협의 평생 성장판은 바로 한인사회”
신협은행(Sharons Credit Union 이하 신협)의 새 수장으로 석광익 전무가 선임됐다. 25년 신협 역사 중 두번째 CEO다. 석 전무는 전임 차동철 행장과 신협의 유아기를 함께 지켜본 장본이기도 하다....
“평화를 위한 24시간 행군에 한인사회를 초대합니다”
가이 블랙(Black)씨는 우선 ‘헌신’이란 단어로 소개될 수 있다. 적어도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만큼은, 조금은 낯간지러운 이 단어 선택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밴쿠버 신협은행 차동철 행장
밴쿠버신협은행 차동철 행장이 5월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후임은 석광익 전무다. 기자에게 차 행장의 은퇴는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민 1세대라는 상징성이 보였다. 은퇴 웨이브의 첫...
“우리는 모자이크 사회 캐나다의 소중한 퍼즐 조각”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캐나다를 선택한다. 하지만 원래 계획했던 열매를 얻기까지에는 대개 적지 않은 수업료가 필요하다. 특히 낯선 문화와 언어를 흡수한다는...
‘빛의 친구들’을 만나다
손톱만한 뷰파인더 건너편에 인격적인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진작가에겐 충분히 설레는 일이다. 설령 피사체가 무표정한 사물일지라도, 풀 한포기 혹은 돌멩이 하나에도 적지 않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셉이에요. 당신 이름은 뭔가요?”
만약  지금도 살아 있다면, 우리와 같이 지구의 공기를 나누고 그 위를 쿵쾅거리며 걷고 있다면, 낯선 누군가에게 다가가 거리낌없이 손을 내밀 때 마다, 그는 사소한 행복을 챙기며...
석세스 한인 담당 존 송·베로니카 박
새 이민자들이 마주한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두텁다. 언어 때문에 주눅이 들고, 또 그 탓에 꿈꿔왔던 직장에는 이력서조차 내밀지 못할 때는 나이 들어 사서 하는 고생의 이유를 당최...
석세스 재단 매기 입 이사장 인터뷰
“중국계 이민자 사회도 여러 갈등이 있었죠. 사람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해결책도 그 사람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찾았습니다.”1970년대 중국계 신규 이민자들의 자구책(自救策)으로...
밴쿠버올림픽 이어 피겨선수권대회 시상대 디자인한 밴쿠버 한인 제임스 리
그의 손가락은 가늘고 길었다. 손톱은 짧고 가지런히 정돈됐다. 나무를 다루느라 손이 거칠 것이라는 예상을 처음부터 비켜갔다.지난주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임연익 신임 밴쿠버노인회장
제38대 밴쿠버 한인노인회 임연익 회장이 9일 취임했다. 1년의 임기를 시작한 간호장교 출신의 임 신임회장은 “강에 배를 띄우는 심정”이라며 주변의 후원과 협력을 부탁했다.-취임을...
아이샤 꾸리’의 작가 장미란
1995년 12월 24일, 서울 무교동 코오롱 빌딩에 자리 잡은 캐나다 대사관 안. 예술가 자격으로 캐나다 이민을 신청한 한 화가와 그의 아내, 그리고 1년 차이로 태어난 이들의 어린 두 딸이...
밴쿠버에서 연기자를 꿈꾸다, 임고운
‘임고운’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소울프러덕션이 지난 해 11월 무대에 올린 연극 ‘라이어’를 통해서다. 이 연극에서 그녀는 남몰래 두집 살림을 하느라 이런저런 거짓말을 늘어...
“낯선 땅 밴쿠버에 식당을 열기까지… 내게 일어난 일들”
통장의 잔고 수위가 어느 높이쯤 돼야 평균적인 인간들은 평범하게 행복하다 말할 수 있게 될까? 최근 리치몬드에 ‘한옥’이란 한식당을 연 이명순씨가 이 질문에 답한다.반듯한 사장님...
“작품 전시회 6월 26일까지 렌프류 커뮤니티 센터”
유형길 화백의 작품 22점이 렌프류(Renfrew) 파크 커뮤니티 센터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림만을 온전히 감상하기에 커뮤니티 센터가 썩 훌륭한 공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유...
지난 22일 캐나다 다문화장관 추천으로 영국여왕 재위 60년 기념메달(다이아몬드 주빌리 메달)을 수상한 김재붕씨는 27년 생이다. 6.25 때 영연방군으로 출전한 캐나다군과 생사고락을...
“이방인에서 주인으로, 내가 사는 법”
얼마 전 만난 한 노신사는 가끔씩 가슴이 먹먹하다고 한다. 밴쿠버에 정착한 지 수십년이 지났건만, 어쩌다 한번씩 이방인으로서의 소외감 같은 것이 느껴져서다. 이곳에서 태어나 그리고...
“글로벌 리더 되기, 다문화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어떤 자녀로 키울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사람의 생김새 만큼이나 다양하다. 숱한 선택들 틈에서 속시원히 정답을 골라내면 좋겠건만, 실은 그게 그리 쉽지 않다. 우리가...
“공연 갈증, 10월 25일부터 3일간 ‘오동리 소방서’에서 풀자”
인터뷰 장소로 사내 다섯이 우르르 들이닥쳤다. 이들은 한국에서 건너온 지 길어야 2주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신선한, 정확히 말하면 생소한 얼굴들이었다.명함을 주고 받은 후에도 ‘도대체...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