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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애라 “당신이 있어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06-15 16:56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두 아이의 입양, 늦은 나이에 선택한 미국 유학길 




2014년 돌연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배우 신애라가 지난 10일 밴쿠버의 한 교회 강단에 섰다. 이 땅 밴쿠버에서 입양관련 간증집회를 인도하기 위해서다.

수수한 옷차림과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나타난 그는 TV 속에서 느껴지던 따뜻하고 소탈한 성격 그대로 이날 입양 전도에 대한 열정을 꾸밈없이 이야기 했다. 신애라의 삶의 주파수는 온전히 하나님과 어려운 아이들에게 닿아 있었다. 

80년대 하이틴 스타에서 차인표의 아내로, 또 세 아이의 엄마에서 현재는 미국 유학생이자 입양 전도사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신애라를 만났다. 간증 이후 배우 신애라와 나눈 못다한 이야기. 


Q. 캐나다는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미국은 여행 삼아 지금은 공부 때문에 여러 번 왔다갔다 한 적은 있는데 캐나다는 처음이에요. 저는 자연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밴쿠버가 딱 그런 곳이네요. 날씨도 좋고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어바인 옆에 터스틴이라는 작은 도시인데 그곳도 LA에 비하면 시골인 편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방문한 랭리는 더 시골 같달까요(웃음).
 
Q. 미국 유학길에 오른 지 벌써 4년째시라고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미국에 2014년 7월 즈음 왔으니 곧 4년을 넘기겠네요. 현재 미국 히즈대학교(HIS University)에서 석사과정을 끝내고 가정사역(Family Ministry) 박사과정을 밟고 있어요. 이번 여름에는 논문 발표도 해야 하고, 와중에 아이들도 케어해야 하니 아직까지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요. 

Q. 늦은 나이에 유학길,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요. 

처음에는 안식년삼아 미국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왔었어요. 저도 영어 좀 배우고 아이들 영어 공부도 시킬 겸 왔는데, 주변 지인들이 저랑 잘 어울릴만한 학교가 있다며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히즈 대학교’를 추천해줬죠. 히즈대학교는 기독교 대학이에요. 기독교 상담학, 기독교 심리학, 기독교 교육학, 그리고 올바른 가정을 세우기 위한 과정인 가정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처음 석사과정에서는 상담학과 심리학을 하다가 작년부터 가정사역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어요. 가정사역은 아무래도 제가 꿈꿔온 입양사업과 관련이 있다 보니 늦은 나이에도 배움에 길이 열리더라고요. 

Q. 미국에서 공부 말고도 교회 간증이나 입양 관련해 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오늘도 이곳에 간증 집회를 인도하러 오셨고요. 

사실 간증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살면서 깨달은 제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는 식이에요. 그러면서 기독교인으로서 많은 한인 교민들에게 입양과 위탁을 장려하는 거죠. 미국과 캐나다같은 선진국은 한국과 다르게 보육원이 없는 대신 위탁가정이 있어요. 미국의 위탁시스템은 영유아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이나 다 큰 미성년들도 위탁가정에 맡겨지게 되어 있어요. 또 보육원은 1대 다수이고, 위탁은 1대1의 관계라는 게 큰 차이죠. 문제는 어린아이일수록 1대 1의 관계가 필요한데 한국은 아직 이러한 위탁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다는 거예요. 미국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고부터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겠더라고요. 

Q. 가정사역 관련 공부를 하면서 몸소 느낀 현실은 더 다를 것 같아요. 미국의 위탁문화는 어떻게 다르던가요.

미국의 경우 특히 LA와 제가 있는 오렌지카운티 그 두 지역에서 위탁 아동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예요. 특히 요즘에는 한국 아동들도 점점 생겨나고 있고요. 가정형편이든 학대든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돼서 아이가 갑자기 위탁가정으로 보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한국 미취학 아동들은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 위탁가정에 보내져도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태반이에요. 어린 나이에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가정에 갑자기 보내지게 되니 그럴 수밖에요. 그래서 최소한 한국 위탁 아동들은 한국 위탁가정에 보내자라는 운동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많지는 않아요. 이 또한 극복해야 할 일이죠. 

Q. 요즘엔 입양보다도 위탁문화 전파에 힘을 쓰고 계신 것 같아요. 관심은 있지만 망설이는 한인들도 많을 것 같고요. 

사실 저처럼 신생아를 입양하는 건 다 큰 아이를 입양하는 것보다는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유교적인 가치관으로 인해 혈연관계를 중요시하는 한국인들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일일 수 있어요. 그래서 하나님께 방법을 갈구하고 기도하며 생각한 것이 위탁 시스템이에요. 위탁제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희망 가정에 일정 기간 위탁해 양육하는 것이기 때문에 길게는 10년, 짧게는 몇 달 동안에도 위탁이 가능하죠. 어쩔 수 없은 상황으로 혼자가 된 아동들을 다시 가정에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봐주는 겁니다. 저는 그게 선교라고 생각해요.

Q. 연예인 혹은 기독교인으로서의 소명이 바로 그런 걸까요. 이 일을 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실제로 저로 인해 입양을 했다거나 하는 사례를 직접적으로 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분명 어디에선가 좋은 영향을 받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직은 당장 눈에 띄는 결과를 바라지는 않아요. 그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아동입양에 대한 심각성을 알게 되고 다시 한번 입양이나 위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면 그걸로 제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해요.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꽤 크거든요. 잘 몰랐던 사실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이 일에 보람을 느껴요.

Q. 오늘 집회에 공개입양한 두 딸들도 데려오셨죠. 아이들이 너무 밝고 예뻐요. 

큰딸 예진이는 이제 미국 나이로 12살이고 작은 아이 예은이는 이제 10살이에요. 큰 딸같은 경우는 이제 제법 저랑 키도 비슷해졌어요. 아직 어린아이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요(웃음). 이 아이들이 저한테 오지 않았을 걸 생각하면 아직도 몸서리가 쳐져요.

Q. 공개입양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으셨을 것 같아요. 

처음엔 많았죠. 입양을 하기 전에 저에게도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 와서 느낀 사실은 입양을 하려면 공개입양을 해야한다는 거예요. 입양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데 왜 숨기나요, 왜 쉬쉬하나요. 이 일이 하나님 안에서 얼마나 축복되고 특별한 일인데요. 서로 소중한 가족관계임을 아이들과 함께 나눠야 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 딸들과 함께 입양에 대해서도 대화합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얘기하죠. ‘너희는 버려진 게 아니야. 너희는 키울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진 아이야’라고요.

Q. 한국에는 언제쯤 돌아갈 생각이신가요. 한국에서의 계획도 궁금해요. 

한국에는 미국에서 논문을 다 끝내고 내년 즈음 돌아갈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가면 입양과 위탁을 장려하기 위한 내용의 강연을 많이 하고 다닐 생각이에요. 제가 교회를 다니다 보니 교회에서 하는 이런 간증집회에도 많이 참여하겠죠. 저는 교회마다 입양이나 위탁 공동체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장애우나 노숙자들을 돕는 공동체가 있는 것처럼 위탁 아동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기면 같이 기도하면서 버려지는 아이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내년이면 조만간 TV에서도 만나 뵐 수 있겠네요.

미국에 있어서 아직 얘기 중인 작품은 없지만 배우로서의 활동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에요. 한국에 정식으로 돌아가게 되면 복귀작으로 주인공의 엄마 역할이나 이모 역할도 맡아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저는 이미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요(웃음).

Q. 지금 하고자 하는 일에 남편(차인표)의 도움과 지지도 많을 것 같아요.

네, 남편과도 뜻을 함께하고 있어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에도 함께 후원자로 나서고 있고요.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입양홍보회 ‘엠펙(MPAK)’이라는 단체에서도 홍보대사로서 함께 활동할 것 같아요. 


애써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빛이 나는 사람이 있다. 배우 신애라는 그런 사람이었다. 수수한 옷차림과 화장기 없는 민낯의 그는 특유의 반달 눈웃음과 따뜻한 목소리로 겸손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입양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한없이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아이들 이야기에는 초롱초롱 눈빛이 반짝였다. 대화를 나눌수록 그의 행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배우 신애라는 어느덧 40대의 끝자락에 섰다. 하고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인터뷰 이후 그의 앞으로를 저절로 응원하게 됐다. 


<▲ 지난 10일 랭리 소재 헤브론교회에서 열린 이번 집회는 캐나다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오로니아'(대표 최석철)의 주최로 마련됐다. 사진 = 최희수 인턴기자 >



최희수 인턴기자 wkim@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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