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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는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12-01 15:39

테리 김(한국명 김태욱, 35세) 현직 밴쿠버 하얏트 리젠시 호텔 어시스턴트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
화려한 조명 아래의 최고급 시설의 건물안에서 우아한 말투로 고객들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세련된 모습. 한동안 한국에서 호텔리어에 대한 영화와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이 같은 모습에 취해 호텔 취업을 꿈꿨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높은 노동강도와 그리 안락하지 않은 취업 현실에 이제는 예전에 비해 열기가 다소 식은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 국내가 아닌 다른 세계로 눈을 돌렸고 이제 캐나다에서 자신이 원했던 진정한 호텔리어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는 아직도 호텔취업을 마음에 담고 있는 청년들에게 새삼 자극이 되고 새로운 도전의식을 전하게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1.현재 하는 일과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밴쿠버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어시스턴트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2012년부터 입사했으며 벨맨으로 시작해 프론트 데스크 스탭에서 시니어직을 거쳐 지금의 매니저 자리에 오르게 됐다. 매니저는 말 그대로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여러 부서의 직원들과 항상 소통해야 하고 끊임없이 살펴야 하는 자리다. 이제 3년차 매니저지만 한국과 팬더 아일랜드 리조트에서의 경력 등을 통해 얻은 경험과 ‘주인의식’으로 뭉친 패기를 갖고 언제나 즐겁게 고객들을 대하고 있다.  

2.어떻게 밴쿠버에 오게 됐나. 처음부터 호텔 취업을 염두에 두고 온 건지.
한국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호텔에서 근무했었다. 원래 하고 싶던 일이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타성도 생기고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는 것 같아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9세가 되던 2009년 결국 더 넓은 세계를 보자는 꿈을 안고 아일랜드 행을 시도했다. 그러다 현지 사정 상 변경이 생겨 캐나다로 노선을 바꾸게 됐고 로컬과 연계해 취업을 알선하던 호텔인턴쉽 사이트를 통해 밴쿠버에 입국하게 됐다. 새로운 세계에서 새 마음으로 호텔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던 거 같다.

3.처음에 어떻게 호텔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나 
캐나다에 입국할 때 호텔인턴쉽 사이트를 통해 12명의 동기들과 함께 밴쿠버로 들어왔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밴쿠버를 좋아하고 밴쿠버에서 취업을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렸던 나는 처음에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밴쿠버가 아닌 곳에서 일할 곳을 찾아보다 빅토리아 근처에 있는 팬더 섬의 포이츠코브 리조트에 하우스 키핑 포지션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4.일하던 곳은 어땠나. 외국은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다.
굉장히 조용하고 작은 시골이었다. 너무 아름다웠고 현지인이나 다른 외국사람들은 이미 많이 알고 자주 찾는 리조트였다. 분위기도 편안했고 일하는 데 영어 말고는 별로 스트레스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인 특유의 ‘일 근성’이 꿈틀대자 내가 할 일은 아니었지만 홍보 일을 자청했다. 너무나 훌륭한 리조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고객들에게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잘 아는 한국마켓, 특히 나처럼 취업을 위해 밴쿠버에 온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을 벌였다. 그러자 회사에서는 ‘아시안 마케팅 코디네이터’라는 직책까지 주며 적극 지원을 해줬다. 호텔취업의 꿈을 안고 밴쿠버에 온 한국 학생들이 우리 호텔에 와서 직접 업무 체험을 하고 실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1박2일 연수 프로그램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 당시 직접 만든 프레젠테이션 영상 홍보물을 들고 왕복 8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밴쿠버에 가서 유학원과 여행사를 돌아다니며 홍보를 했다. 많지는 않았지만 우리 리조트를 찾는 학생들이 늘게 되자 회사에서는 많이 고마워했고 신임도가 올라갔다. 그러다 총지배인인 월터 코히리(Kohli)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캐나다 영주권까지 받게 됐다.

5. 영주권까지 받았는데 호텔을 옮긴 이유는 뭔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여길만큼 기뻤고 좋았지만 상황이 항상 내가 원하던 대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럭저럭 리조트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경기 악화로 캐나다 전반 비즈니스가 힘들어졌고 따라서 호텔도 고비를 맞게 됐다. 여러 직원들의 이동과 퇴사 등의 혼란스러운 시간이 이어졌다. 나 역시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될 때 코히리 총지배인에게 조언을 구했다. 밴쿠버행을 조언한 그는 실제 자신의 인맥까지 연결해서 현재의 하얏트 호텔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지금 밴쿠버의 삶을 만들게 도와준 은인이고 개인적으로 평생의 멘토다. 그때부터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겠다는 마음을 먹은 거 같다. 돌고 도는 세상에서 사람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6. 한국과 캐나다 양쪽 모두 호텔업에서 종사했다. 차이점은 무엇인가.
호텔에서 하는 기본적인 업무는 실제 별다른 차이가 없다. 대형호텔과 리조트 등 형태에 따라 시스템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대형호텔의 특성상 노조가 강해 고용 안전성 등의 장점이 있기는 하나 개인 업무 진행이나 활동에 있어 많은 제약이 있기도 한다. 한국 호텔업계는 임금과 시스템 부분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호텔업계 임금이 높지 않고 근무 강도는 센 편이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취업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일단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 정규직 보장과 많은 인텐시브 등으로 나가려는 직원이 거의 없다. 부서를 옮기기도 다른 업종에 비해 쉽고 그래서인지 백발이 성성한 노인 직원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호텔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프론트 데스트 시급이 21달러에서 시작하며 6개월 이후 인상됨과 더불어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특히 오버타임은 두배를 받게 돼 있어 현지 캐나다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거 같다. 공고가 나갔던 프론트 데스크 1명을 뽑은 자리에 120명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밴쿠버의 경우, 랑가라 컬리지 등 몇 군데의 학교에서 호텔경영과 관련,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7. 현재 캐나다에서의 삶은 만족스럽나
어디에서나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녹녹치는 않다. 그러나 사람을 우선시하는 원칙을 갖고 있는 캐나다 일터와 사회 시스템에 이제는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더욱 행복한 거 같기도 하다(웃음).

8 호텔 취업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일단 도전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떤 상황도 내가 겪어 보거나 경험하지 않는 이상 단정을 내려 결론지을 수 없다.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평소 알고 이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바란다. 호텔은 캐나다에서도 경쟁이 심한 직업군이다. 그만큼 주어지는 혜택도 많다. 그러나 외향적 요소보다는 본인이 진정 이 일을 원하는 지 생각해보고 또 구체적으로 어떤 호텔에서 일을 하고 싶은 지, 어떤 직원이 되고 싶은 지 자신만의 호텔리어 모습을 그려 놓고 천천히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기회는 항상 내 주변에 머물러 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하얏트 레전시 호텔 어시스턴트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한인 테리김씨. 사진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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