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1인 무역회사의 꿈,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7-01 13:12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52_월드옥타 밴쿠버 지회 차세대 대표 김진기
1인 무역회사 <글로벌서플라이트레이드ltd>의 김진기 대표(사진)는 솔직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불필요한 수식어를 보태지 않는다. 그저 솔직 그리고 담백하게 지난 시절의 창업 스토리를 진술할 뿐이다. 복잡하게 혹은 어렵게만 비춰지는 무역회사 설립과 운영에 대해 20세 후반의 이 청년은 “별 다를 거 없다”는 다소 싱거운 결론을 내렸다. <세계한인무역협회 밴쿠버 지회>(월드옥타)의 차세대 대표로도 활동 중인 그를 만났다.



“치과의사 꿈꾸다 무역으로 눈을 돌렸다”

김진기씨의 인생 항로가 처음부터 "무역"으로 설정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장사의 길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의 목표는 달랐다. 토론토대학교에서 휴먼바이올로지를 전공한 그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뒤 가야 할 목적지를 수정했다. 사이언스 전공자는 의대나 치대 등에 합격하지 못하면 선택의 폭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의대 입시 준비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이른바 무역맨으로서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버지 지인 중 한 분이 중국에서 봉제인형 공장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곳 제품을 밴쿠버 시장에 유통하게 됐어요. 그게 고등학교 때 일이었죠.

처음부터 직접 사업체를 차린 건가요?
아니요. 아버지 일을 도와드렸을 뿐이에요.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버지를 대신해 제가 구매자들을 만났던 거죠. 

물건 파는 일이 처음부터 괜찮았습니까? 어른들 사이에서 주눅들거나 그러진 않았는지 궁금한데요.
좀 부끄러운 기분이었죠. 내가 왜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인형 하나를 사달라고 부탁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재밌던데요. 아마도 물건 파는 맛을 그때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 전공은 무역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휴먼바이올로지를 일단 전공한 건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SFU 생화학 연구실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좀 많이 따분했어요. 사람들과 얘기 나눌 기회조차 거의 없는 자그마한 연구실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을 연구한다는 게 마냥 싫었던 거죠.

그래서 창업을 생각하게 된 거군요.
저 고등학생 때부터 회사는 이미 차려져 있었잖아요. 예전에 해왔던 봉제인형 유통, 그 일을 2011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셈이었어요. 제가 토론토에 있을 때도 부모님이 회사를 관리해 주셨어요. 지금은 두 분 모두 한국에 계시지만.

진로를 바꾸는 것과 관련해 주변의 만류는 없었습니까?
전혀요. 아버지, 어머니는 절 지지해 주시는 쪽이에요. 반대하는 대신 오히려 용기를 북돋아 주셨죠. 







“공급처와 판매처, 어떻게 확보할까?”

무역회사를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무역이란 게 별 거 없어요. 공급처로부터 받은 물건을 이익을 남기고 파는 것, 이게 다죠. 이건 굳이 외국간 거래가 아니어도 다 통하는 원리에요. 토론토의 괜찮고 값싼 물건을 이곳 밴쿠버에 들여와 파는 것, 이것도 무역 아닐까요? 요즘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쉽게 취합할 수 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가 무역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공급처를 혹은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공급처나 판매처, 둘 중의 하나만 있으면 나머지 하나는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게 제 신조에요. 저한테는 아버지 지인이라는 공급처가 있었잖아요. 하지만 설령 공급처를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바이어와 먼저 접촉하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그 바이어와 상의해 판매할 물건 수량을 정한 뒤 그것을 만들어 줄 공급처를 찾으면 되니까요.

솔직히 말처럼 쉬울 것 같진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전세계에서 열리는 무역박람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1년에 한번씩 열리는 중국의 켄톤페어는 가볼만 하죠. 일주일간 진행되는 트레이드쇼인데, 그 시간 내내 부지런히 돌아다녀도 다 둘러볼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거기 가면 전세계 공급처들을, 그러니까 자신의 아이템을 제품화해 줄 수 있는 공급처들을 죄다 만나게 됩니다.

판매처 확보도 중요한 문제 아닙니까?
그것도 무역박람회 참석이 답이에요. 무역박람회에 공급처만 오는 건 아니니까요. 물건을 사러온 소매상들도 박람회의 주된 고객인 거죠. 박람회장에 부스를 차려놓으면, 소매상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되어 있어요.

지금까지 취급한 아이템 중 최고의 히트 상품은 무엇이었나요?
제는 재고 없는 무역을 추구해요. 판매처가 원하는 수량만큼 공장에 주문을 하고 이후 만들어진 물건을 다시 넘겨주는 게 제가 하는 일이죠. 취급 제품은 봉제인형이 전부지만, 경제적으로는 별 불편함 없이 살고 있습니다.

현재 얼마나 많은 업체들과 거래를 하고 있습니까?
공장 세 곳으로부터 물건을 받고 있는데, 판매처는 일일이 세기 어려워요. 밴쿠버부터 토론토까지, 제 인형들을 많은 소매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구축했다는 예긴데, 이걸 다 관리하려면 일손이 딸리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1인 무역회사를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아직까지는 다른 직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혼자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니까요. 심지어는 여행 가서도 이메일로 물품 주문을 받고 이를 처리할 수 있지요. 아무래도 인터넷의 도움이 큰 것 같습니다.

월드옥타에서 차세대 대표로도 활동 중이지요?
옥타와는 2011년에 처음 인연을 맺게 됐어요. 당시 옥타 무역스쿨을 수료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무역맨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어떤 면에서요?
무역스쿨은 2박3일, 비교적 짧게 진행되지만 그 후의 얻을 수 있는게 많아요. 세계 곳곳에 지회를 둔 옥타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지요.
 
8월에 캐나다 통합 무역스쿨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번 무역스쿨은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UBC에서 진행될 예정이에요. 이번 행사는 캐나다내 각 옥타 지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 산업통산자원부 등이 후원자로 나섰습니다. 무역이나 창업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참가 자격 같은 게 있을텐데요.
2,30대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를 주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유학생들에게도 문이 열려 있습니다. 우수 수료생들에게는 모국 방문과 창업비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집니다. 저도 옥타 무역스쿨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세계 각국의 옥타 회원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게 저에게는 일종의 자산이 됐죠.

무역인으로서 자신만의 꿈이 있을텐데요.
제 기업은 이제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아이 같아요. 이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어떤 한계를 두지 않고 키워보겠다는 것이 제 마음이에요.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2016 세계한인무역협회 캐나다 통합 차세대 무역스쿨>은 오는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3일간 UBC에서 한국어 위주로 진행된다. 만 21세부터 39세까지 무역이나 창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수강료는 220달러, 조기 등록시 200달러. 문의 okta.vancouver@gmail.com  등록 www.oktavan.net
http://www.oktavan.net



지난해 옥타무역스쿨 수료식 사진 제공=월드옥타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밴쿠버 20년차 현역 트럭커 김유훈씨
한인 트럭커 1세대. 밴쿠버 트럭커 붐의 선봉장. 현역 최고참 트럭커 김유훈씨(73)를 일컫는 수식어다. 그는 1992년 목사 신분으로 밴쿠버에 유학 와 3년, 목회로 5년을 보내고 북미를 오가는...
월넛 그로브 세컨더리 12학년 정지우 학생
랭리 초등학교서 코딩캠프 개최해 큰 호응 얻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코딩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는 코딩의 장점이...
‘Stand With Asians Coalition’ 도리스 마 회장
뿌리 깊은 인종차별, 변화 위해 목소리 내야
지난달 19일 본지는 동양인 반인종차별 단체인 ‘Stand With Asians Coalition’(이하 SWAC)의 설립자 도리스 마(Mah) 회장과 온라인 미팅을 갖고, 팬데믹 이후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오른 동양인...
공관을 ‘열린 공간’으로···작은 소리도 경청할 것
차세대 인재 발굴 강조···美 서부 공관과 협업 기대
송해영 신임 주밴쿠버총영사가 지난달 23일부터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송 신임 총영사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의원이던 지난 2000년 그의 비서로서 처음 국회에...
한국 17년 베테랑 간호사, RN으로 새 출발
버나비 종합병원 응급실 2년차 김진숙 간호사
▲한림대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1996년 아주대 병원 응급실에 입사해 17년간 간호사로 근속했다. 이후 주임 간호사로 승진해 일하다 2013년 5월 해외 간호사의 꿈을 안고 캐나다로 왔다....
노스로드 BIA 최병하 신임회장 인터뷰
한인타운 성장시켜 지역사회 영향력 키워야
지난 10월 버나비 노스로드 비즈니스 협회(North Road BIA, 이하 노스로드 BIA) 이사회는 최병하 주리스 법률공증사무소 공증사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인 업주들 목소리, 당국에 직접...
심진택 BC 한인회장 인터뷰
“BC 교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한인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7월 BC 한인회의 제44대 회장으로 선임된 심진택 회장의 포부다.   7월 1일 닻을 올린 제44대 BC 한인회는 지난...
‘프리미엄 소금’ 인산가 죽염, 캐나다 상륙
“소금에 대한 오해, 인산가 죽염이 풀 것”
한국 죽염의 원조인 동시에 최고의 프리미엄 소금인 인산가 죽염을 드디어 밴쿠버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빛과 소금’의 최성훈 대표는 인산가 죽염 본사와 공식적으로...
NDP 소속으로 랭리-앨더그로브 지역구 ‘도전장’
“힘든 싸움이지만 한인사회 발전 위해 끝까지 최선”
이번 연방 총선에서 랭리-앨더그로브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장민우(영어명 마이클) NDP 후보를 만났다.   장 후보는 지난 수년에 걸쳐 BC 주정부 다문화 자문위원회 위원과...
한인 최초 연방 하원의원 영광 이어갈까 '촉각'
신 의원, 이민자·소수 계층 권익 향상에 역점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 많아"··· 적극 지원 약속
포트무디-코퀴틀람 선거구의 현역 의원으로 활동한 보수당 넬리 신 의원이 이번 연방 조기 총선에서 두 번째 연임을 노린다. 지난 2019년 한인 최초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지 2년 만이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매니아 ‘밴쿠버 아재' 이상현 씨
유튜브로 오프로드 여행과 캐나다 대자연 소개
혹자는 캐나다에 대해 “할 것 없고 따분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 캐나다는 모든 곳곳이 그야말로 대자연의 놀이터이다.   올해로 이민 15년 차를 맞이하는...
동화 ‘When Father Comes Home’의 사라 정 작가
어린 시절 실제 겪은 이야기 동화에 담아
한국 기러기 가족의 애틋함과 그리움을 담은 영어 동화가 북미 독자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동화의 주인공은 바로 밴쿠버 출신의 사라 정(25) 작가다. 그는 지난해 가을, 본인의...
82세에 국선도 사범 자격증 취득한 정병조 사범
국선도로 건강도 찾고 ‘코로나 블루’도 이겨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인구에 특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노년층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이들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코로나19 상황에 알아둬야 할 BC노동법’
KSW로펌 홍준기 인권 변호사의 일문일답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기업과 근로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 노사간 법적 분쟁의 우려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해고를 당했거나 근무 중 확진된...
제25대 BC한인실업인협회 김성수 회장
“한인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한 데 모아 BC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지겠습니다”지난 1984년 출범한 BC한인협동조합 실업인협회(이하 실협)는 소상공인 1950명이 소속되어 있는 BC주 최대 한인...
어려워진 채용시장, 전문가 도움 활용해야
캐나다의 '유망 직종·구직 전략' 파헤치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래한 언택트 시대가 국내 취업시장에도 찬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 틈새시장은 언제나 존재하듯,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문을...
국가대표 출신 승마 강사 한준태 코치
승마 효과·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실내보다는 실외 활동이 권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따분한 팬데믹 일상을 견디기 위해 색다른...
밴쿠버 한인기독교회협의회 이흥수 회장
"뉴노멀 시대 맞아 비대면 사역길 열어야"
밴쿠버 한인교회 나아갈 미래 방향성 제시
▲밴쿠버 한인기독교협의회 대표 회장을 맡고 있는 이흥수 목사. 한국 기독교계가 코로나19 재확산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1차적인 비난의 화살이 전 세계 한인 기독교계를 향하고 있다....
14세 권예지양, 전국 아마추어 대회 최연소로 참가해 우승 차지
중학생 한인 골프 유망주가 성인도 참가하는 대회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앨버타 체스터미어 레이크사이드 골프클럽에서 막이 내린 앨버타 여자 아마추어...
2020년 RMC 공대 전체수석 졸업생 김지훈 군
1876년에 개교한 캐나다 사관학교(Royal Military College of Canada, RMC)는 캐나다 육·해·공군의 통합 사관학교로써, 캐나다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가 되길 원하는 학생에게는 꿈의 학교다.  ...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