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이민 생활, 저는 이래서 즐겁습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5-01 11:26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3 “운동이 보약, 피클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운동은 이름난 보약이다. 이미 그 약효를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만 봐도 그렇다. 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묵은 때를 벗겨낸 듯한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고, 트랙 위의 사람들은 막힘 없이 얘기하곤 한다.

운동의 또 다른 효능은 이 제품 포장지에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다. 규칙적으로 복용할 경우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운동은 일상의 따분함 혹은 우울한 감정과 결별하는데 큰 보탬이 되어 준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시작하는데 있어 운동만한 중매쟁이를 찾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다.

운동이란 보약은 가벼운 산책을 포함해서 그 종류도 여러 가지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피클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클볼 하나쯤은 별 생각없이 구입해도 후회가 없을 듯 싶다. 제품 소개를 도와줄 김종인씨(사진)를 만났다. 그는 얼마전 피클볼 캐나다 대회에 참가해 금메달 하나, 은메달 하나를 목에 걸었다.









피클볼 캐나다대회 복식 우승자, 김종인씨
“테니스와 베드민턴을 섞어 놓은 듯한 경기”

피클볼? 낯선 단어다. 처음엔 피쉬볼의 오타인 줄 알았다. 그래도 이 제품을 들고 온 김종인씨는 계속해서 피클볼이라고 발음했다. 그래서 물었다. “이거, 먹는 건가요?”  갖가지 피클을 잘 으깨어 하나의 완자 형태로 만든 것이 피클볼이라고 생각했다. 기자의 어설픈 상상력에 상대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설명에 들어갔다. “피클볼, 이거 먹는 거 아니에요. 하는 거죠. 요즘 인기 있는 스포츠에요.”


피클볼, 어떤 스포츠인가요?
테니스와 베드민턴 그리고 탁구를 섞어 놓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거에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양쪽 선수들이 라켓을 이용해 공을 주고받는 것,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게 피클볼이죠. 아, 피클볼에서 쓰는 채는 라켓이라고 부르지 않고 패널이라고 합니다. 

생소한 경기인데, 아마 최근에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피클볼은 1965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됐어요. 이웃에 사는 두 친구가 따분해 하는 가족들을 보다가 만든 경기가 훗날 지금의 피클볼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피클볼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해서 붙여진 거죠? 피클이란 단어에 뭔가 색다른 의미라도 숨어 있는 건가요?
대단한 작명사(史)는 없는 것 같아요. 위에 언급한 두 친구 중 한 명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이름이 피클이었대요. 다시 말해 강아지 이름을 따서 경기 이름을 정한 거였죠. 

이 스포츠를 접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원래 운동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부터 테니스 코치로 활동했고, 골프도 싱글이니까 나름 잘 친다고 할 수 있겠지요. 피클볼은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됐어요. 동네 커뮤니티센터에서 피클볼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됐고, 이게 뭘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피클볼 클럽에 가입하게 된 거였어요.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그러니까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인가요?
그럼요, 그게 바로 피클볼의 매력이에요. 테니스나 베드민턴을 해봤다면, 피클볼이 더욱 쉽게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몇 가지 동작만 익히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피클볼의 또 다른 장점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있습니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주로 실내에서 경기가 치러진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바깥 날씨에 상관 없이 일년 내내 운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햇빛에 피부가 탈 염려도 훨씬 덜하지요. 무릎에 무리가 덜 가면서 높은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또 피클볼입니다. 코트 크기가 테니스 경기장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족한 사람도 피클볼만큼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피클볼 인구는 얼마나 되나요?
캐나다 내에서만 5000명 정도가 피클볼을 하고 있는데, 그 수가 요즘 들어 크게 느는 추세에요. 버나비에는 피클볼 전용 경기장도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 전세계에서 피클볼을 하는 나라는 캐나다를 포함해 미국, 싱가폴, 인도, 이렇게 네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도 이 운동을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피클볼 대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각 지역 이름을 딴 대회부터 캐나다 대회까지, 그 종류가 꽤 많습니다. 저는 얼마 전 캐나다 대회에서 금메달 하나(복식), 은메달 하나(단식)를 땄습니다. 단식 경기에도 결승전까지 올랐지만, 주최 측이 제 얼굴을 보더니 기권을 권하더군요. 그날 하루에만 열일곱 경기를 치러서 그랬는지 제 얼굴이 좀 창백해 보였나 봅니다. 

대회 출전 자격은 까다롭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난 캐나다대회에는 150명 정도가 출전해 피클볼을 즐겼는데, 한인은 제가 유일했어요.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이었죠. 좀 더 많은 한인들이 피클볼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그때 가진 것 같아요.

한인사회에도 피클볼을 알릴 계획인가요?
예, 맘에 맞는 한인단체와 함께 피클볼 강좌를 열 생각이에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피클볼은 남녀노소 누구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아, 뻔한 얘기 하나만 더 보태도 될까요?

뭔가요?
제대로 할 줄 아는 운동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이민생활이 훨씬 유쾌해질 겁니다. 운동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얘기, 이거 너무 뻔한 건가요?


김종인씨가 계획 중인 피클볼 클래스가 하나의 동호회로 안착되면, 본보는 이 모임을 찾아 피클볼의 효능을 직접 확인해 볼 생각이다.
문용준 기자 myj@vanchso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6_ 건축사 박경래
한인사회에서는 “1.5세”라는 용어가 있다. 태어난 곳은 한국이지만 캐나다에서 학창 생활의 전부 혹은 일부를 보낸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에겐 공통의 기억이 있다. 자신의...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5_시인 오석중
시(詩)에 연애를 걸기 시작한 건 열여섯살 때였다. 쓰고 싶은 것이 있었고 그래서 썼다. “시 한번 참 잘 쓰네”라는 얘길 듣게 되면 기분이 좋아져서 또 쓰게 됐다. 일상의 깨달음이 시어로...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4 _ 이우석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토피노, 한국과 캐나다의 연결고리”밴쿠버아일랜드가 품은 여러 보석 중에서도 “토피노”는 자연색에 가장 가깝다. 밴쿠버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파도의 높이와 소리를 보고...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3- 고(故)최귀암 장학금 최은선씨
비교를 통해 느껴지는 상대적 우월감 혹은 박탈감은 내겐 늘 경계의 대상이었다. 오직 나만을 들여다보니 내가 가진 수많은 것들이 축복처럼 다가왔고, 그것을 남과 나누는 기쁨을 알게...
“내 성공의 기쁨은 언제나 잠시 뿐이었다”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2
낯선 달리기 대회가 열린다. 주최 측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 땅의 소수자, 그 중에서도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대회”다. 다시 말해 사회적 약자, 이른바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게...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1-유캔스케이트 유현아
미리 정해버린 마음속 한계선은 세월과 함께 더욱 선명한 색을 띤다. 확실히 이 선(線) 밖으로의 이탈은 가능성에 대한 집착이라기보단 그저 무모한 도전 쯤으로 폄하되곤 한다. 나이가...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0-세번째 영한 시집 <프레이저 강가에서> 출판한 시인 안봉자
옛날엔 그랬다. 좋은 것을 독점하면 뭔가 허전하고 이웃에게 저절로 미안해지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주머니는 늘 비워져 있기 일쑤였지만, 양배추로 만든 김치라도 낯선 땅 밴쿠버에 함께...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9
캐나다에 학문적 기반을 두지 않은 사람을 이곳의 교수 사회는 그닥 반기지 않는다. 모든 것이 낯설 새 이민자에게 좀처럼 취업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어찌 보면...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8-음악가 우수현
행복한 사람을 만났다. 타인의 평가 혹은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대상에 만족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자기 이름 뒤에 따라붙는 직합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7-스티브 한씨
쉽게 달궈지고 또 그만큼 빨리 식어 버리는 양은냄비는 적어도 아닌 듯 보인다.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하는 얘기다. 지난해의 주택 거래 열기는 확실히 “광기”로 읽힐 정도로...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6-진영란 무궁화 여성회 회장
이민 와서 기뻤던 일을 추억할 때도 혹은 쓰린 경험을 들춰낼 때도 그녀의 웃는 얼굴은 거의 한결 같았다. 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않는, 지금 주어진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는 사람만이 가질...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5-냅캐나다 기술 팀장 문두진씨
밴쿠버에서 일자리를 구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땅에서 키워지고 교육받은 1.5세나 2세 역시 높기만 한 취업 문턱 앞에서 한숨을 지을 때가 많다. 좀 더 암울하게 얘기하자면...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4-한국문협 밴쿠버 지부 김해영 회장
한국에서의 삶은,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의 밧줄을 팽팽하게 쥐고 있을 뿐이지 뒤를 돌아볼 겨를”은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성공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거의 한결같아 보였고,...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3-에버그린카이로프랙틱클리닉 박세환 원장
미지의 세계를 앞에 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믿음직한 가이드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려 든다. 운전할 방향을 명확한 어조로 지시하는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낯선 길도 낯설게 다가오지...
서예가 춘강(春江) 서정건의 새해 메시지
그의 하루는 고요하지만 풍족하게 꾸며진다. 아내와의 아침 산책을 거르지 않고, 소박한 식탁에 오를 땅의 선물들을 직접 가꾼다. 고서(古書)를 통해 옛 스승들의 지혜를 더듬는 한편...
"친구가 되려는 마음,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 핫초코로 전하는 따뜻한 손길
"돕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친구가 되려는 마음,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매주 토요일이면 밴쿠버 이스트 헤이스팅스가(East Hastings St.)에 젊은...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2- 오유순 이사장
그녀의 인생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남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종교학자이고, 아들 셋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흔들리지 않을 기반을 일찌감치 구축해 놓았다. 첫째는...
10년 경력의 전문 피트니스 트레이너 박진근씨
버나비 메트로타운에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굿라이프 피트니스(Goodlife Fitness)에 건장한 체격의 한인이 눈에 띈다. 굿라이프 피트니스 세일즈 매니저 박진근(35)씨다. 한눈에 봐도 몸이...
망치 잡는 것이 즐거운 완벽주의자, 리노베이션 전문가 노성문씨
지난 9일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인 웨스트밴쿠버의 한 주택.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건장한 한인 청년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대부분 20~30대인 이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1-요리 전문가 우애경
그녀의 삶에서 무료한 구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요리 전문가로서 케이터링 사업에도 열심이지만, 그만큼 자원봉사 활동에도 충실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곳 한인사회에서“재능 기부자...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