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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시장에 도전 “최고의 게맛살을 싸게 팔 겁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2-11 14:26

퍼시픽 선라이즈 푸드 대표 백성렬씨
"북미에서 밴쿠버에 일식당이 가장 많아요. 서양인 입맛에 일식이 잘 맞거든요. 잘 맞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캘리포니아롤 때문이에요."

10일 오전 11시 메이플 리지에서 만난 백성렬 퍼시픽 선라이즈 푸드(Pacific Sunrise Foods) 대표는 만나자마자 캘리포니아 롤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캘리포니아롤이 서양인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한 소비가 얼마나 많은지를 설명했다. 이어 주재료인 게맛살의 소비 시장 규모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됐다. 

"현재 미국에만 2만4000개~2만6000개의 일식당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 식당에서 소비되는 게맛살을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수루미(Surumi·명태살)가 연간 8000만 톤, 시장 규모만 24억 달러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시장이죠."

◇ "독점 시장 속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기까지"
백 대표는 그런 게맛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독점 시장이 낳은 가격과 공급의 횡포에 대한 저항, 그리고 더 나은 품질을 향한 도전을 위해 게맛살 가공공장을 시작한 것"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1985년부터 일식당을 운영하고, 최근까지는 일식 프렌차이즈를 운영했던 그는 게맛살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뒤부터는 연구와 실험을 반복했다. 게맛살 가공에 도움이 된다면 알래스카 포트에서 일본 어묵 공장까지 먼 길도 마다치 않았다. 노력 끝에 5년 전부터는 게맛살다운 게맛살을 생산할 수 있었다.

"현재 게맛살 가공 공장은 LA와 시애틀, 벨링햄 등 북미를 통틀어 모두 6곳에 불과합니다. 캐나다만 놓고 보자면 오션 딜라이트(Ocean Delight·일명 오디) 그리고 우리 공장이 유일합니다. 가공 공장이 적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거든요."


<▲ 퍼시픽 선라이즈 푸드의 백성렬 대표 / 최성호 기자 >

백 대표가 북미 시장에서 살아남는데, 주목한 전략은 고품질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부분 게맛살은 수루미에 게향을 첨가하는 형태다. 따라서 게맛살의 품질에는 수루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총 6개 등급 가운데 2등급 이상의 수루미만을 들여와 가공을 시작했다. 게살의 색상과 씹는 맛에 있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원하는 모양과 맛을 얻어낸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자신 있게 게맛살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죠. 그 결과, 지금은 메트로 밴쿠버 지역 580여 개 일식당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신상품이지만 많은 분이 우리 상품을 믿어 준 탓이지요. 처음에 기존 제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백 대표가 시장에 뛰어든 뒤, 밴쿠버 게맛살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퍼시픽 선라이즈 푸드의 등장으로 그 당시 프레시 게맛살을 독점으로 공급했던 오디의 독주가 멈춰버린 것이다. 그리고 게맛살 가격은 떨어졌다.

"독점 시장 시절 파운드(lb)당 4달러40센트였던 게맛살 가격이 경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죠. 캐나다에 있는 일식당 중에 한인이 운영하는 일식당이 60% 인데, 그 분들께 조금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죠.(웃음)"
 
◇ "북미 전지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 공급하는 게 목표"
메트로 밴쿠버는 백 대표가 생각한 시장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는 북미 전 지역은 물론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하는 게맛살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게맛살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수루미는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수입해요. 그런데 BC주도 수루미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거든요. 복잡한 유통 구조를 개선해, BC주의 고유 재료로 게맛살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도 캐나다산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게 되고, 다른 이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먼 길이지만 힘닿는 데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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