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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시민권 준비, 언어 능력 증명이 막막했다면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2-08 09:58

생소하지만 친숙한 영어 평가 시험 ‘셀핍’
언어 능력 증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초청이민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 이민 카테고리에서 언어 능력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시민권 신청에도 언어 능력 증명 서류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을 준비하고 있는 한인들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준비뿐 아니라 영어 시험까지 치러야 한다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영어 공부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막상 준비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정부는 요구하는 언어능력증명에 대해 "요구되는 수준에 맞는 아이엘츠(IELTS)나 셀핍(CELPIP) 성적표 제출"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아이엘츠는 캐나다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널리 통용되는 국제 평가 시험이기 때문에 비교적 친숙하지만 셀핍은 생소하기만 하다. 셀핍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리처드 김(사진)은 "캐나다에서 만든 시험인 만큼 쉽고 친숙한 느낌의 영어 평가 시험"이라고 셀핍을 소개했다.


<▲ 리처드 김 / 사진=최성호 기자 >

◇ "캐나다 토종의 영어 평가 시험"
‘셀핍’(Canadian English Language Proficiency Index Program·CELPIP)은 캐나다 정부의 요청으로 UBC에서 개발하고 파라곤(PARAGON)에서 주관하는 영어 능력 평가 시험이다. 평가가 이뤄지면 성적은 1~12레벨로 등급이 매겨지는 식이다. 셀핍의 각 단계는 정부가 제시하는 ‘캐나다 언어 벤치마크’(Canada Language Benchmark)의 레벨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 시민권 시험에 CLB 4레벨의 언어 능력을 요구한다면, 셀핍 4레벨을 획득하면 된다.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에 언어 능력 증명을 요구하면서 한인들의 셀핍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리처드 김은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평가 시험인만큼 셀핍만의 고유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시험이기 때문에 다른 시험처럼 영국의 엑센트가 나오거나 단어 표기를 따라가지 않아요. 아울러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대화가 지문으로 활용되거나 배경이 캐나다인 경우가 많아 이곳 생활에 익숙한 한인들에게 친숙하다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죠. 이 때문에 셀핍을 다른 영어 평가 시험보다 쉽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정도니까요."

셀핍은 다른 시험과 마찬가지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으로 나뉘어 시험을 치르게 되어 있다. 각 영역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다시 파트로 나뉘어 있다. 총 시험을 치르는 시간은 180분으로 다른 시험보다 짧다. 또, 셀핍 시험을 치를 때 반드시 4개 영역을 모두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권을 준비하는 한인들에게 셀핍이 인기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본적으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시험을 모두 봐야 하는 영어 평가 시험과는 달리 듣기/말하기(L/S)만 선택해 시험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시민권 신청에 필요한 두 영역만 치르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여러모로 절약할 수 있죠. 시험 시간도 짧고, 응시료도 175달러로 비교적 저렴하거든요. 4개 영역을 모두 치르는 경우에는 265달러에요."

셀핍은 모든 영역의 시험을 컴퓨터로 치르게 되어 있다. 읽기와 쓰기 영역은 모니터에 제시되는 지시에 따라 풀어나가게 되고, 듣기 영역은 헤드셋을 착용하고 답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말하기 영역은 마이크로 녹음된 음성 파일이 답지로 제출된다. 여기서 오는 장·단점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모든 영역이 컴퓨터로 치러지는 만큼 성적을 8일 만에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다른 시험의 경우 보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거든요. 특히 말하기의 같은 경우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에요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가 부담스럽다는 분도 많이 계시거든요. 반대로 들어주는 상대가 있는 상태에서 말씀하시는게 편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 "무료 언어 능력 평가 적극 활용하길"
리처드 김은 셀핍이나 다른 영어 평가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무료 자체 평가 기관 홈페이지(www.clb-osa.ca)에서 제공하는 CLB 모의시험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했다. 모의시험은 이 사이트에 가입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60분 동안 응시자의 읽기와 듣기 능력을 CLB 레벨에 맞춰 평가해준다.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을 위한 영어 평가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장 먼저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게 바로 모의시험입니다. 시험 준비에 앞서 자신의 영어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결과에 나온 수준에 맞춰 시험을 준비해 나아가면 보다 효율적으로 시험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의시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도 받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면, 자신이 목표로 하는 레벨보다 1~2레벨 높은 레벨을 목표로 하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언제나 실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 아울러 다른 영역보다 말하기 영역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리처드 김은 조언했다.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마친 사람이라면 엘사(ELSA) 등과 같은 평가 시험을 보면 점수가 대부분 중급 이상이 나와요. 이유는 단순해요. 말하기 영역이 빠져 있기 때문이죠. 공부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적고요. 그래서 시험을 준비할 경우에는 다른 영역보다 말하기에 보다 꼼꼼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어요."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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