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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용수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1-13 10:47

[한국] 지난 11일 오전 11시 정각.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사이렌과 총성이 울리자 1200여명이 묵념했다. 같은 시각 미국·캐나다·터키 등 20개국에서도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힌 용사들을 기리는 ‘턴 투워드 부산’행사였다.

이 자리엔 한국계 최초의 캐나다 연방 상원 의원인 연아 마틴(49) 의원도 있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 초청으로 고교·대학 강연을 위해 지난 10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그의 첫 일정은 KTX를 타고 부산에 간 것이었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이유를 묻자 “캐나다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6·25에 참전한 캐나다 군인 2만5687명(당시 캐나다 전체 병력의 절반)은 모두 (징집이 아닌) 자원병이었습니다. 10·20대의 젊은 캐나다 청년들이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2주 넘게 기차를 타고 미국 시애틀까지 와서 다시 2주 동안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습니다.”

‘턴 투워드 부산’행사도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으로 1999년 캐나다에서 시작됐다.

그는 “한국에 묻힌 용사들을 누가 기억하느냐. 가족도 가보기 어렵지 않으냐. 누군가는 꼭 기억해야 한다”며 행사를 주도했다. 원래 1차대전 종전일이자 영연방 현충일이던 이날이 6·25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날로 변한 것이다.

2007년부터는 한국도 참여했고, 올해는 21개 참전국 모두 참여했다. 마틴 의원은 “캐나다의 6·25 참전 용사들은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며 “이분들을 만나면 나조차도 한국을 다시 보게 되고, 한국이 자랑스러워진다”고 했다. 캐나다 정부가 작년부터 7월 27일을‘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게 된 것도 2012년 마틴 의원 주도로 발의된 법안(S-213) 덕이다.

그는 “그 법안을 준비할 때 같은 당 소속 하원 의원(블레인 코킨스)이 찾아왔어요. 작은할아버지가 6·25 참전 용사인데, 유해가 부산에 묻혀 아직 가족 아무도 가보지 못했다더군요. 실은 자기가 이 법안을 만들기 위해 의원이 됐는데 제가 법안을 준비 중이란 소식을 듣고 찾아온 거지요.” 이 법안은 작년 6월 출석 의원 270명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한동안 마틴 의원에게 한국은‘일곱 살때 떠나온 아빠의 나라’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대학을 나온 뒤 캐나다인 남편을 만나 교사로 일하던 그가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 건 훗날의 일이다. “네 살 된 딸이 어느 날‘엄마, 난 왜 엄마하고 다르지?’하더라고요. 동양 애들하고 있으면 백인처럼 보이고, 서양 애들과 있으면 동양 애처럼 보인다는 거예요. 그때야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나’싶더군요.”

고민하던 그는 2003년‘C3 소사이어티’란 비영리단체를 공동 설립했다. 자신과 같은 이민 1.5세와 2세 간의 가교 역할을 하며 공익 활동을 펼치는 단체다. 이 단체대표를 맡아 활동하다 보니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2006년 보수당 제이슨 케니 의원(현 고용·사회개발장관 겸 복합문화장관)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09년 스티븐 하퍼 총리에 의해 종신(75세까지) 상원 의원에 지명됐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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