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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세상과 교감하길 바라는 마음에 만든 영화”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02 11:00

단편 애니메이션 ‘귀머거리와 바람’의 황규일 감독
귀가 들리지 않는 소년이 있다. 그의 유일한 벗은 함께 사는 강아지뿐이다. 항상 집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소년은 바람에 날린 모형 비행기를 쫓아 집을 나선다. 그리고 세상과 마주한다. 2014 밴쿠버 국제 영화제(Vancouver International Film Festival·VIFF)에 초청된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귀머거리와 바람’(Deaf and Wind)이다.

‘귀머거리와 바람’은 장애가 있는 소년이 세상을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14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29일 밴쿠버 국제 영화제의 본부가 꾸려진 서튼 플레이스 호텔에서 황규일(31)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밴쿠버 국제 영화제에 초청된 ‘귀머거리와 바람’ / VIFF 제공 >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계기가 있는지.
“사실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것은 아니고 디자인 쪽을 전공했어요. 그러다 독립 애니메이션 소모임에서 활동하게 됐는데, 재밌더라고요. 그때부터 애니매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영화 제작도 하게 됐지요.”

-귀머거리와 바람 제작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귀머거리와 바람에 쭉 매달려 있기보다는, 예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천천히 작업이 진행됐어요. 제가 영화 제작의 대부분을 스스로 했거든요. 기획하고 제작을 시작한 것은 2009년 12월인데, 중간중간 작업을 중단해야 했어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재개한 것은 한국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지원작
으로 선정되면서였어요. 그래서 최종 작업을 마친 것은 2013년 말? 실제 작업 기간만 놓고 보면 2년 반 정도가 걸렸네요.”

-주인공이 청각 장애인이라는 점이 특이한데.
“장애를 가진 삼촌과 어려서부터 한지붕 아래 지내온 탓인지는 몰라도 오랫동안 상처받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 생각을 작품에 옮겨보자는 생각에 기획하기 시작했죠. 주인공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하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을 표현한 것이에요.”

-귀머거리와 바람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영화 속 소년처럼 육체적인 상처, 아니면 정신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죠. 문제는 가끔 그런 상처 때문에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소외되는 것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에요. 그럴수록 상처는 더 깊어지는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세상에 나와 교감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이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아직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없어요. 하지만 차기작은 일단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가 될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천천히 준비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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